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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6호> 현대자본과의 전쟁 선포, 우회로는 없다!

            현대자본과의 전쟁 선포,

우회로는 없다!         

 

 

주간연속2교대와 하청노동자 정규직화를 건 현대차 원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현대차 자본은 노동자들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이에 현대차 자본과 이를 엄호하는 정권의 대응책은 무엇인지, ‘노동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노동자 대안을 만드는 투쟁을 앞두고, 지난 투쟁의 교훈을 통해 무엇을 준비해나가야 하는지,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는 1사 1조직 문제에 대한 노동자의 해법을 살펴본다.

 

 

시작된 자본의 공격


2012년 노동자투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대차 원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차지부는 금속노동자 15만 파업 동참을 결의했고, 비정규지회는 대대적인 노조가입을 조직하면서 정규직화를 위한 현장파업을 결정했다. 투쟁의 기운이 올라오자 현대차 자본과 이를 엄호하는 정권의 공격이 시작됐다. 현대차 자본은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이른바 새누리당의 사내하도급 보호라는 미명하에 제출된 ‘정몽구 살리기 법’이다. 둘째는 2년 이하 하청노동자들을 해고하고 1개월짜리 단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투쟁이 본격화될 때 원청과 하청을 갈라치기해서 공투를 파괴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파업에 돌입할 경우 보수언론과 공권력을 통해 폭력적으로 투쟁을 진압하는 것이다. 자본의 계획이 너무나도 명백한 상황에서 자본의 전략과 이를 엄호하려는 정권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자본의 전략


올해 초 고용노동부가 장시간 노동문제를 제기하며 현대차 자본에게 '장시간 노동개선 계획‘을 요구했을 때 자본은 단기 개선계획으로 신규인원 400명 충원, 근무형태 변경을 통한 장시간 노동 해소, 전문기술인력의 육성 및 충원 등을 제출했다.
동시에 중기 개선계획으로 신규인원 충원 233명(2012년 12월한), 상시 순환근무체제 유지, 신규 투자확대,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추진, 공장간 물량 이동 및 조정 체계 확립, 휴일근무형태 변경, 평일 생산능력 증대 방안 강구를 통해 장시간 근무 최소화 등을 제출했다.
이 계획 속에는 현대차 자본이 장시간 노동을 개선한다는 미명아래 주간2교대를 ‘생산의 유연화 완성’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현대차 자본은 작년부터 현장에 대한 공세의 초점을 줄기차게 ‘생산과 편성효율’에 맞춰 왔다. 이는 계획서에서 밝히고 있는 공장간 물량이동 및 조정체계 확립, 평일 생산능력 증대, 상시 순환근무체제 유지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작업조직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즉, 노동자의 대안으로 제출됐던 주간 2교대가 구조조정의 칼날이 되어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노동강도의 강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작업장 내에서의 ‘생산’에 대한 현장의 개입력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임금을 연동시킴으로써 작업장 체제를 바꿔내고자 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정몽구 살리기법’


이 와중에 현대차 자본에게 불법파견 판결은 생산의 유연화 완성에 가장 큰 악재로 등장했다. 고용노동부의 장시간체제 개선은 한편에서 장시간 노동을 통한 물량확보를 어렵게 했지만 다른 한편으는 유연생산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자본에게 길을 열어준 것이라면, 불법파견 판정은 지난 초과착취를 가능케 했던 길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이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이 제출한 이른바 사내하도급 보호법안은 핵심적으로 불법파견을 무효화하고 합법도급의 전환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심지어 새누리당은 이 법을 100일 안에 처리하겠다고 하고 있다. 시행일도 2013년 7월부터 하도록 돼있어 현대차 자본에게 1년만 버티면 된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자본은 일부 하청노동자의 정규직화를 통해 하청노동자 내부를 갈라치기 하면서 투쟁을 무력화할 계획을 내놓고 있었다. 이 와중에 새누리당의 법안은 그야말로 자본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현대차 자본은 2년 이하 하청노동자들을 전원 해고하고 단기 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노동현장에 엄청난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불안해하고 있을 2년 이하의 하청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본의 의도를 관철하려는 것이다.

 

 

우회로는 없다


‘유연한 생산체제의 완성’은 곧 노동자에게 구조조정이다. 지난 십 수년간 쌓아왔던 투쟁의 성과들을 모두 되돌리는 것이다. 여기에 정권까지 합세해 노동자들을 향한 전면적 공격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의 계획은 해외공장의 확대, 자동차 자본 간의 치킨게임, 심화되는 경제공황이라는 조건에서 준비되는 전략이다. 따라서 약간의 양보로, 단계적 적용으로 결코 타협점을 찾을 수 없는 문제다. 노동시간 단축과 주간2교대, 월급제, 하청노동자의 정규직화 등의 요구는 이러한 조건에서 가장 확실한 노동자의 대안이다. 노자간의 대립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이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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