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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9호> 노동중심 진보정당론, 바뀐 게 없다

노동중심 진보정당론, 바뀐 게 없다 
‘새로하나’, 몰락한 진보정치의 생명 연장일 뿐  
 
 
또 통합인가?
 
‘노동정치 연석회의’에 이어, 4월 27일 ‘새로하나’라는 단체가 진보통합을 내걸고 출범했다. ‘새로하나’에는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 조준호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 하연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연맹 의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권영길, 천영세 전 민주노동당 의원 역시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한 의미의 통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하는 ‘새로하나’는 전현직 민주노총·산별위원장들이 줄줄이 연서명한 노동정치 연석회의를 주요한 파트너로 설정해 기존 정당들을 통합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모호한‘노동중심 진보’는 이제 그만!
 
새로하나, 그리고 노동정치 연석회의 역시 이른바 ‘노동중심 진보정당’을 목표로 한 통합의 흐름이며, 그래서인지 민주노총의 전현직 상층 간부들이 전면에 포진해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전현직 간부가 주도한다는 것과 노동중심성은 상관이 없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과의 연대를 주도한 이들 역시 그들 아니었는가. 뻥 파업조차 못하는 민주노총의 현 상황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느끼며 백의종군해야할 이들이 혁신과 노동정치를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노동중심 진보정치는 이미 그 자체로 혼란스러운 말이 됐다. 노동중심의 진보정치를 지지하는 대다수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민주노총 새정치특위의 의식조사는 이를 잘 말해준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현재 진보정당에서 노동자 중심성과 노동가치는 실종됐다’고 답했다. 노동자들은 이미 소위 ‘진보정당’에 대한 파산 선고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새로하나’는 노동중심성과 노동가치가 실종된 정당들과 함께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고 하고 있다. 혁신을 말하지만 혁신의 내용은 없다. 반성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반성을 통해 변화된 것은 없다. 그러면 뭐가 남는가! 노동자정치를 파타낸 세력들과의 통합만 남는다. 그것이 ‘새로운 노동중심 진보정치’의 실체다. 
 
 
새로하나? 낡은 하나! 
 
통합과 새로운 노동자중심의 진보정당 건설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의도를 아무리 좋게 해석한다고 해도 이들이 만들 정당은 과거와 비교할 때 ‘축소된’민주노동당일 수밖에 없다. 통합진보당 사태는 의회주의, 양날개론, 대리주의 정치로 귀결된 민노당 운동의 결과이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현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진보정당은 출세주의가 난무하고, 배타적 지지방침을 열렬히 사수했던 이들이 당당하게 민주당과 안철수를 지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즉, 진보정당의 ‘정치’는 현장을 강화시키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는 게 드러났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발본적 평가가 빠진 어떠한 정치세력화 운동도 새로운 것이 될 수 없다. 
이번 민주노총 새정치특위 여론조사에서 진보정당이 지켜야 할 가장 큰 원칙으로 ‘노동자 중심성(43.5%)’이 꼽혔다. 반면에 ‘당의 외연확대’는 3.6%에 불과하다. 기존 진보정치를 연장하는 외연확대와 통합은 더 이상 노동자정치의 과제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일게다. 
그저 ‘갈라져서는 안된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식의 추상적 구호에 의한 통합은 지난한 현재를 연장시킬 수 있을 뿐이다. ‘단결’은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단결인가다. 
 
백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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