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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옛이야기
은사다리 금사다리와 금강초롱(4)
‘금강전도’ 1734년 정선 作
무쇠는 선녀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사다리에 올랐어요.
무쇠가 사다리를 타고 내리려는 순간이었어요.
주위가 갑자기 어둠에 휩싸이더니 광풍이 세차게 일며 천둥소리가 하늘땅을 들었다 놓았어요.
하늘 왕이 노한 것이었어요.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만 오르내리게 되어 있는 사다리가
벌써 두번씩이나 자기도 모르게 오르내린데 대한 화풀이였어요.
무쇠가 탄 사다리는 방향없이 이리저리 밀리다가 뒤집혀지기도 하였어요.
" 얘야--- 어서 사다리에서 내려라."
선녀는 무쇠를 향해 발을 구르며 소리쳤으나
무쇠는 사다리를 더욱 힘껏 부여잡았어요.
어머니와 누나가 있는 금강산으로
어서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오직 그 한생각뿐이었던 거예요.
비로봉에 올라 동생이 내려오기만을 안타까이 기다리던 아지는
지칠대로 지쳐 그만 쓰러지고 말았어요.
그도 그럴것이 하늘나라의 한 시간은 땅에서 하루길이와 맞먹는 시시간이어서
무쇠가 금강산을 떠난지도 열흘이나 되었던 거예요.
지친 몸을 바우에 기댄 채 깜빡 잠이 들었던 아지는
때아닌 천둥소리에 두눈을 번쩍 떴어요.
세찬 바람과 무수히 쏟아져내리는 돌비로 하여 눈조차 제대로 뜰 수가 없었어요.
자기 한몸도 가누기 어려운 정황 속에서도
아지는 예리한 감각으로 바람에 이리 저리 밀리며
뒤집혀지는 사다리와 그 위에 탄 무쇠를 띄여보았어요.
순간 아지의 가슴 속에는 큼직한 그 무엇이
'쿵 - '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어요.
아지는 허둥지둥 산봉우리로 치달아 올랐어요.
높이 올라갈수록 바람은 더욱 세차 연약한 아지의 몸을 마구 떠밀어냈어요.
그러나 아지는 무쇠가 위험하다는 생각에 제몸을 돌볼 경황이 없었어요.
아지는 이쪽 봉우리에서 저쪽 봉우리로,
이 바위에서 저 바위로 마구 뛰어다니며
"무쇠야,---무쇠야----"
하고 애타게 소리쳤어요.
세찬 바람은 아지의 목소리를 대번에 집어삼키고
윙윙--- 심술궂은 소리를 내며 더욱 세차게 휘몰아쳐댔어요.
집채 같은 바위돌이 통채로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지가 머리를 번쩍 쳐드는 순간이었어요.
"우르릉 쾅 콰 쾅---"
하는 천둥소리와 함께 무쇠가 탄 사다리는
아지가 서있던 바위벼랑을 세차게 들이받으며 산산이 부서져나갔어요.
한편 집에서 앓고 잇던 어머니는 나간지 열흘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는 자식들에 대한 근심으로 누워있을 수가 어없었어요.
약초캐러 간다며 이른 새벽에 떠나던 무쇠,
동생의 일이 걱정된다고 곧 뒤따라 떠나던 아지,
해지기 전에는 꼭 돌아온다고 약속하던 아이들이 벌써 열흘째 아무 소식도 없는 것이었어요.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있는 어머니는 비로봉 쪽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천둥소리에 놀라 자리를 차고 일어나 문밖에 나섰어요.
어머니는 마을 여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어요.
어머니와 녀인들은 비로봉으로 톺아오르며
"무쇠야---"
"아지야---"
하며 찾고 또 찾았으나 산울림만 울려올 뿐 아무런 응대도 없었어요.
"무쇠야, 아지야, 너희들은 나만 남겨 놓고 어디로 갔단 말이야.----"
어너미의 눈에서는 눈물이 비오듯 쏟아졌어요.
(5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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