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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배

 

쪽배

 

 

 

 

  

 1(태백산골짜기)

나무 한 그루가 태백산 계곡을 따라 떠내려갔습니다.

골짜기 물은 산을 굽이굽이 굽이치며 산을 내려 왔습니다.

골짜기 물은 산을 돌아 구불구불 물길을 바꾸며 흘렀습니다.

나무 한 그루도 구불구불 흐르는 물길을 따라 떠내려갔습니다.

(골짜기의 나무가 부러져서 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구부러진 강을 떠내려 오고 골짜기 물이 강이 되는 장면)


2(두물머리)

나무 한 그루는 아우성대며 흘러가는 강물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금강산 골짜기에서 온 물도 태백산 골짜기에서 온 물도

오대산 골짜기에서 온 물도 월악산 골짜기에서 온 물도

모두 한강물이 되어 만났습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장면)


3(습지)

강물은 평야를 적시며 천천히 흘렀습니다.

강 주변에는 거름진 땅과 넓은 습지가 만들어졌습니다.

나무 한 그루는 거름진 땅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버드나무 숲과 갈대밭 사이에서 날아오르는 새들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농경지와 습지와 우각호가 멀리 보이고 모래톱과 섬이 보이는 장면)


4(모래톱)

강물은 가져온 진흙과 모래와 자갈을 강가에 내려놓았습니다.

강가에는 드넓은 모래사장이 만들어지고 강물 한 가운데는 작은 섬이 만들어졌습니다.

강물은 나무 한 그루를 작은 섬에 내려놓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나무 한 그루를 집으로 가져갔습니다.

그 곳은 배를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쪽배에 실을 박아 넣어 물이 새지 않게 만드는 장면)


5(정선의 그림)

나무 한 그루는 작은 쪽배가 되었습니다.

쪽배는 사람들을 강 건너편 나루터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무거운 장독도 옮겨 주고 곡식과 소금도 실어다 주었습니다.

(쪽배가 무거운 장독도 옮기고 곡식과 소금도 옮기는 장면)
 

6(철새)

쪽배는 이야기가 많은 밤섬을 좋아했습니다.

겨울에 오는 새들은 북쪽나라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여름에 오는 새들은 남쪽나라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물고기들은 바다나라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쪽배가 새들과 이야기 나누는 장면)


7(서강대교)

사람들은 백사장의 모래들을 퍼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모래와 시멘트를 섞어 콘크리트를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콘크리트로 다리와 도로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갈대밭과 백사장은 하나도 남지 않고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모래를 파헤쳐 고수부지가 만들어지고 한강다리가 만들어지는 장면)


8(여의도)

사람들은 아름다운 밤섬마저 폭파하기 시작했습니다.

밤섬의 자갈과 돌은 여의도의 도로와 집이 되었습니다.

버드나무 숲과 밤섬은 하나도 남지 않고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밤섬을 파헤쳐 강변도로와 고가도로를 만드는 장면)

 
9(콘크리트)

새들은 둥지를 놓을 곳이 없어 안절부절 했습니다.

고라니는 먹을 풀뿌리를 찾지 못해 배가 고파 울었습니다.

새들은 콘크리트 냄새 때문에 콜록콜록 기침을 했습니다.

콘크리트 냄새 때문에 새끼 물고기들은 아예 물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쪽배는 다리 위로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를 바라보았습니다.

(쪽배가 밤섬이 없어진 자리에서 외로이 다리 위의 자동차를 바라보는 장면)


10(모터)

사람들은 쪽배가 다리처럼 빠르지 않다고 불평 했습니다.

쪽배는 빠르게 강을 건너기 위해 모터를 달아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강에 볼거리가 없다고 불평을 했습니다.

쪽배는 알록달록 페인트칠을 해야 했습니다.

(쪽배의 문명 변신)


11(재두루미)

강물 한 가운데에서 쪽배는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재두루미 한 마리가 그물에 발이 걸려 날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쪽배는 다가가서 삿대로 그물을 넓게 벌렸습니다.

재두루미의 발은 다행히 그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재두루미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하구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재두루미를 구해주는 장면)

 

12(조강)

쪽배와 재두루미는 새들의 둥지를 싣고 한강 하구로 내려갔습니다.

배가 고파 울던 고라니도 쪽배에 올라탔습니다.

새끼 물고기들도 헤엄을 치며 쪽배를 따라 왔습니다.

바다와 가까워지면서 강폭은 점점 넓어졌습니다.

임진강과 사천강이 합쳐지면서 한강물은 더 큰 강이 되어 흘렀습니다.

(동물 대 이동)

 

13(머머리섬)

강물은 바닷물과 섞여서 짠 맛이 났습니다.

물속에는 짠물과 바닷물에서도 동시에 살 수 있는 물고기들도 보였습니다.

재두루미의 안내로 쪽배와 동물들은 머머리섬에 닿았습니다.

머머리섬은 예전의 밤섬과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머머리섬에는 부들, 갈대, 갯버들, 환삼덩굴, 큰개여뀌, 물억새, 세모고랭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새는 둥지를 갈대밭에 내려놓았습니다.

버드나무는 강둑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고라니는 배에서 내려 식물들의 뿌리와 잎을 먹었습니다.

저어새는 강물을 휘저어 넓적한 부리로 물고기를 사냥했습니다.

(재두루미는 세모고랭이, 매자기, 새섬매자기, 질경이택사, 올방개의 뿌리를 먹고, 고라니는 세모고랭이

, 매자기, 자귀풀, 망초, 괭이사초,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겹달맞이꽃, 개망초를 먹는 모습.)
( 군인이 총을 들고 서 있고 철책이 쳐진 DMZ(비무장지대)에서 포유동물과 양서류, 곤충류 등이 집을 짓

고 먹고 살고 있는 하구의 모습/ 솔개, 붉은머리오목눈이, 흰꼬리수리, 두루미, 기러기, 까마귀, 저어새

, 물떼새, 해오라기, 말똥가리, 황조롱이, 솔개의 모습)
(바닷숭어, 실뱀장어, 웅어황복어, 뱀장어, 민물새우, 참게, 농어, 까치복이 보이는 장면)

 

14(DMZ)
한강 하구는 전쟁 이후 사람들이 들어 올 수 없는 비무장지대(DMZ)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습지를 메우지도 못하고 콘크리트 둑으로 물도 가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바닷물이 들어오는 밀물 때는 모래톱이 드러나고 썰물 때는 잠기기도 했습니다.

고라니는 바다 밑에 괴물이 숨을 내쉴 때 밀물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래톱 속에서 올라온 갯지렁이는 밀물과 썰물은 달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두루미가 달이 지구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지구 쪽의 바닷물이 높아진다고 가르쳐주었습니다.

(모래톱 속에는 새우, 조개, 말똥게, 참게, 갯지렁이가 살고 있는 장면)


15(평화의 강)

오랜 세월이 지나자,

한강물은 모래를 가져와 밤섬이 있던 자리를 다시 높아지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도 예전의 밤섬이 그리웠습니다.

예전의 밤섬이 그리웠던 사람들은 머머리섬을 찾아왔습니다.

새들은 사람들에게 평화의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강 하구는 새들의 춤을 볼 수 있는 평화의 강이 되었습니다.

(두루미 떼가 평화의 춤을 추는 장면)


16(평화의 배)

사람들은 새들을 위해서 쪽배에 갈대를 그려 넣고 모터를 떼어냈습니다.

쪽배는 사람들을 강 건너편 나루터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쪽배는 평화의 강에서 남북을 잇는 평화의 배가 되었습니다.

(쪽배에 갈대 숲 그림이 그려지고 남북을 잇는 평화의 배가 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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