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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준비

부산에는 정중하고 간곡하게 편지를 보내서 내년에 영화를 보낼 수 있게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짧은 시간 안에 허겁지겁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었는데

김지현감독을 만나고 나서 그 생각이 굳혀졌다.

다행히 부산에서 격려를 보내주셨고 나는 이제 얼마동안은 이번 부산에서 상영될

푸른영상의 다른 영화에 함께 할 것이다.

 

지난 한 학기 동안 어설프게 강의라는 것을 해봤는데

나는 실무적인 인간형이라 직접 작업에 참여해서 돕는 일 말고

말로 뭔가를 설명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한 학기의 성과라고 한다면 좋은 동료를 얻었다는 정도.

많은 이들을 만나지만 함께 작업을 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오랫동안 블로그에 쓰는 일을 망설이는 중이다.

나는 영화감독이니 영화로 말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중이기도 했고

내 문장을 다른 이의 영화에서 들으면서 속이 상했다.

문장 하나에 대해서 민감할 수 있는 것은 쓴 사람 뿐이다.

누가 그걸 알까? 문장 하나 뿐인 걸. 하지만 쓴 사람은 그리고 그걸 갖다 쓴 사람은 알지 않을까.

아이를 키우며 그 시간을 영화에 담는 일은

이젠 나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 문장이나 내 생각이 누군가에게 그저 읽혀지는 게 아니라

그 누군가의 작업에 질료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좀 불편했다.

 

일단 지금은 <개청춘>을 보러 간다.

사랑스럽고 씩씩한 반이다 친구들을 보고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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