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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

1. 넷 상에 몇 개의 장을 가지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트위터나 페북은 영화홍보를 위해 개설했는데

피드백이 즉각 보이는 페북을 선호하게 된 것같다.

하지만 그만큼 누가 그 글을 보는가가 상대적으로 명확하기 때문에 

어떤 글들은 블로그에 쓴다.

어제 방문자는 200명이 넘던데 도대체 누가 보는 걸까....

누가 내 글을 보는지 상대적으로 명확한 페북을 피해

이곳에 이런 글을 올리면서 

나는 또

누가 이 글을 보는지, 누가 이 곳을 찾는지 궁금하다.

변덕인게지.

 

2. 밀양에 다녀왔다. 

피곤하다.

몸보다 마음이 피곤하다.

아마도 이번에 밀양방문기는 쓰기 어려울 것같다.

하루 종일 아무 일 없던 어떤 곳 움막에서 한 할머니가 누워계시다 내게 물었다.

"희망이 있어 보이나?"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할머니....할머니가 제게 희망을 주셔서 제가 이 곳에 이렇게 애써 오는데

이제 제게 희망을 물으시니 제가 할 말이 없어요.

듣기 좋으시라고 "그럼요. 희망이 있죠"라고 말할 수도 없고

"고단하고 힘드시죠. 가을과는 사뭇다른 이 공기에 마음이 무거워요"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대답을 해야했기에 나는 말했다.

"어제 와서 잘 모르겠어요."

 

월요일부터 수요일동안 나는 세 곳을 방문했고

세 곳 다 떠나오는 내게 할머니들은 다시 오라고 하셨다.

특히 마지막 움막의 할머니가 내 손을 잡으며 말하셨다.

"나 안 죽고 살아있을테니까 꼭 다시 와"

네... 꼭 다시 올께요.

 

3. 두번째 찾아갔던 곳은 산 위였는데

헬기소리가 쉼없이 들렸다.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봤더니

헬기의 소음은 3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들렸다.

소리가 멀리서 시작이 되었다가 움막 위에 머물때면

귀가 찢어질 정도 뿐 아니라 심장이 흔들렸다.

고등학교 때 대한극장에서 플래툰을 봤는데

그 때 서라운드 시스템인가....암튼 그런 음향시스템 때문에

소리에 따라 가슴이 쿵쿵 울리던 때만큼 

그렇게 심장이 흔들렸다.

밀양이 전쟁 중이라는 말을 몸이 느꼈다.

하루 종일 그렇게 있다가 저녁에 나는 산을 내려왔다.

할머니들은 몇개월째 그런 하루하루를 지내고 계신 거다.

......

그러고 계신 거다.

 

4. 직업을 바꿀까.

촬영을 하는 동안은 말하는 이의 눈동자를 바라볼 수 없다.

그 공기를 담기 위해서 나는 그 공기 밖에 있어야 한다.

나는 그 공기 안에 있고 싶어서 그 먼 길을 찾아간 것이다.

직업을 바꿀까..

바꾼다고 잘 될 것같아?

 

5. 피곤하다.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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