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밀양은 변덕스러운 애인같다.
한 순간 매혹당했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다.
돌아서려는 순간 손을 잡지만
여전히 다가갈 수는 없다.
결국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친구로 동료로 그렇게 지내기로 결정.
새벽촬영을 위해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고
밀양의 여관에서 다시 잠을 잤다.
그 사이 잠깐 꾼 꿈속에서
밀양의 사람들은 함께 즐거웠고
나는 현실의 아이들보다 훨씬 어린 세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무의식의 발로이건 의식의 반영이건
꿈을 나침반 삼아 고민을 정리.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들리는 공사소리에 잠을 깨서
인도여행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그 곳에서도 그렇게 혼자 눈떴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낯선 곳의 여관에서 뜨거운 물로 오랫동안 몸을 씻고
낯선 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곳이 콜카타건 밀양이건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되었다.
땅에 발을 딛고 이렇게 한 걸음.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