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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내 영화이야기/따뜻한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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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04
    새 작업실
    하루

새 작업실

학자들의 이웃에서

노동자들의 이웃에서

이제 농부들의 이웃이 됨.

12월 마지막 주는 짐을 빼는 데에

1월의 첫 주는 짐을 옮기는 데에 시간을 다 쓰고 있다.

큰 사무실이 있고 그 안에 방이 또 있다.

대표님이 쓰는 방인데 안쓴다고 빌려주심.

 

돈대 촬영이 끝나고 포구에 갔다가

남편과 마주앉아있던 남자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통성명없이 꾸벅 인사만 했었던 듯.

친환경농민회에서 일하고

학번이 89라는 것,

이 내가 그 분에 대해 아는 전부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문을 한 개 열고 들어가면 그 분이 앉아있고

문을 한 개 더 열면 내 작업실이다.

문을 닫고 나면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다만, 그가 흡연자

그것도 밖에 나가서가 아니라

창문 열고 실내에서 흡연을 즐기는 사람이라서

담배냄새가 난다는 게 단점.

오늘 집에 돌아와보니 옷에서도 냄새가 난다.

......

꽃방석에만 앉을 수 없지.

임신한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있어서

어제 사료를 길목에 두고

오늘 다시 가봤더니

깨끗하게 비워져있었다.

매일매일 사료를 갖고 다녀야겠다.

 

루시드 폴과 마종기 시인의 서간집을 보다가 옮겨적는다.

"누군가가 그랬지요.

기타줄은 한 줄씩 따로따로 떨어져 있어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줄이 다 함께 붙어 있으면 줄들은 혹 외롭지 않을지 몰라도

더이상 소리를 내고 음악을 만들 수가 없다.

떨어져 있으니까 소리가 난다. 아마도 모든 예술이 다 그럴 겁니다"

 

세번째 작업실의 사흘째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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