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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 유기농 단지에서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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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부터 개신교에서 4대강사업을 저지를 하고 생명의강을 살리기 위한 금식기도회를 팔당 유기농단지에서 계속 이어 오고 있다. 지방 선거후 다시 100일을 작정하고 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는데,  기도를 이어갈 손길이 필요하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하루 참석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어제 주일 오후에는 최영숙 장노님께서 기도를 하시는데 조력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함께갔다.
 

1.
예배후 일찌감치 점심을 먹고 팔당으로 갈 준비를 하였다. 그때까지 장노님께서는 점심도 드시지 못했다고 한다. 그 곳으로 가는 전철이 한 시간에 두번 밖에 없기에 3시 교대시간을 맞출려면 지금 1시가 넘어서는 시간이니 곧 출발해야 할 형편이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하자 점심을 드시지 않고, 삶은 감자만 몇알만 손에 들고 길을 나선다.

2. 
교회에서 1시가 약간 넘은 시간에 나와서 왕십리에서 1시 29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어렵사리 타고 운길산역까지 간다. 이동 중에 강서구 목사께서 장노님께 이런저런 사항을 전화로 알려 주는듯 하다. 1시 20분 정도에 내린 운길산역 앞의 표지판이다.
 

 

 

3.
역을 나와 왼쪽으로 돌아 청평 가평(춘천) 가는쪽으로 북한강을 오른쪽으로 하고 갈어가면 된다. 걷다보면 왼쪽으로 보건소를 지나 우체국 앞에서 다달아 오른쪽 강변으로 자세히 보면 현수막으로 둘러쌓인 기도처가 보인다. (보이지 않더라도) 우체국 앞에서 길을 건너 농사용 비닐하우스를 지나 기도처로 가면 된다. 운길산 역에서 기도처까지 20분 정도 걸렸다.

4. 
전날 기도를 하신 임승계 장노님께서 다음 기도자를 위해 시원한 물을 한병 준비하고 미리 기다리고 계신다. 3시가 되어 용진교회 목사님과 두 장노님께서 오셔서 인사를 나누고, 기도자를 교대하면서 간단히 예배를 드린다. 찬송을 부르고, 새로 기도할 분이 기도를 드리고, 전날 기도한 분의 소감을 듣고, 지역의 현황을 잠시 설명하고 기도자는 사다리를 올라 기도처로 오른다. 오늘이 152째 되는 금식기도의 날이란다.
 

 

 

5.
예배가 끝나고 기도자가 여성이라 조력자가 필요하며, 잘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의 말씀을 전하고 목사님 일행은 가신다. 전날 기도를 하신분이나, 오늘 기도를 하러 올라 가신분 두분께서 혼자 기도를 드려도 괜찮겠다고 하신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우선 두물머리에서 몇 주간에 걸쳐서 농활을 하고, 8월 초순에 생태캠프를 준비하러 온 이들을 만나러 두물머리로 갔다. 

6.
마침 찾아가는 곳이 천주교에서 매일 미사를 드리고 있는 바로 옆 농가였다. 미사터는 두물머리 가장 끝자락 강물이 출렁이는 자리였다.  마침 그 시간에 미사를 드리고 계셨다. 이곳도 개신교가 기도처를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3시에 미사를 드린다고 한다. 그곳이 육지의 끝이고 앞에는 강물 밖에 없어 막장이라는 단어가 얼른 생각났다. 나중에 싸움이라도 생기면 물러설때가 강물 밖에 없는 곳이다.
 

 

 

 

7.
농가에서 가을에 심을 딸기 순을 다듬는 일을 거들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10년 전에 이곳에 농활왔던 이야기를 하니, 아주머니께서 도곡리 자기의 집에 왔다고 한다. 그 때 너무 더운 여름이었는데, 무성한 풀을 베고 도랑가에서 돼지고기를 얻어 먹고 왔었다. 그 당시 팔당에서 유기농 돼지 사육과 빵 굽는 일을 처음 시작할 때였다. 농활을 마치고 송촌리 가서 유기농 포도 농가에서 집에 가지고 가려고 산 표도를 오는 도중에 다 먹어 치울 정도로 맛이 좋았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8.
어제밤에 이곳에 온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문수스님 추모행사에 참석하여 소나기를 맞고, 밤 늦게 전철을 타고 두물머리에 들어왔다. 농사일을 거들다가, 생태 캠프장소를 물색하러 다녀 보았는데, 적당한 장소를 고르는게 쉽지 않다고 한다. 수도권 상수원 지역이라 제약 사항이 많다고 한다. 농가에서 쪄주는 감자를 먹고 늦은 오후에 집으로 가기 위해 양수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9.
명색이 금식기도 조력자라고 온 사람이 집으로 바로가는 것은 너무 불성실한것 같고, 약간 걱정되는 사안도 있어 운길산역에서 내려 시원한 물을 한병 준비해 다시 기도처로 갔다. 저녁놀이 지는 강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장노님과 한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어두워지면서 장노님은 기도처로 올라 가고, 조력자가 사용하는 공간인 콘테이너에 들어가 방명록을 적고 구경을 하다가, 탁자에 놓인 성경을 펴고 복음서를 한권 읽고 밤이 늦어 마지막 차로 집으로 왔다.
 

 

 

10.
하느님.

이번 4대강 사업으로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고, 우리의 땅도 죽어 갑니다. 이는 우리 하나하나의 잘못이 누적되어 일어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소중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의 소중함을 느끼듯이 나와 조금 떨어져 있는 생명과 사물들의 소중함도 깨닫을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가까이 있는 것만이 아니라 떨어져 있는 것들이 살지 못하면 나 자신도 살아 날수 없음도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이 작은 몸부림이 보잘것 없더라도 4대강사업을 막아 주셔서 우리 모두가 어울려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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