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은국이의 글(2)
- 2009
-
-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란...(13)
- 2009
-
- 자막작업하다가....작품 강추(6)
- 2009
-
- 침묵하지 말것....(5)
- 2008
-
- 후욱~ 먼지를 털며...
- 2008
태수는 올해 3월부터 구립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자리가 없어 들어가기가 힘든 구립어린이집,
그나마 우리는 운이 좋게도 대기신청한지 몇달 안되어 등원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을 보낸 첫달은 아침마다 울며불며 엄마, 아빠를 찾는 아이를 떼어놓고 뒤돌아서는게
참 힘들고도 괴로웠다.
이렇게까지 해야되는건가, 아이랑 같이 놀아버릴까?......
하지만 어느새 아이도, 부모도 적응을 해 아이는 당연히 가야할 곳인양
가방을 메고, 이불가방을 질질 끌며, 가끔은 총총히 뛰어서 자신의 교실로 들어가고
부모는 일을 이유로 조금씩조금씩 어린이집에 맡기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참 감사했었다.
아이를 나 대신 돌봐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
태수같은 아이를 열명씩이나 함께 돌보는 두명의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런데 그 새 욕심이 생긴걸까?
점점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가 하루종일 생활하는 교실이 너무 좁은 것 같았다.
열명의 아이가 누우면 빼곡히 찰 것 같은 교실, 한창 아이들은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놀때인데
태수가 뛰어다니고 올라다니다 친구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서 위험하다고, 그래서 많이 주의를 시키고 있다고 선생님이 이야기했을때 별난 우리 아이때문에 선생님도 친구들도 고생하는구나 싶어 미안한 맘이 들었었다.
그리고 아직 어리다고, 바깥은 위험하다고, 선생님 두분이 감당하기엔 아직 무리라고
거의 바깥에 나가지 않고 교실에만 있게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었다.
혹여나 오늘 데리고 나갈꺼에요 하면 워낙 뛰어다니기 좋아하고 조심성 없는 태수를 선생님이 통제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데리러가면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가 튀어나오듯 교실을 튀어나와 마구 달리는 아이를 보면서
아...좀더 자유롭게 자연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곳에서 아이가 자랐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햇볕도 많이 들지 않는 좁은 교실에 아이를 가두어 두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아이가 좀 더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은 무엇일까?
그러던 중 알게된 공동육아
일단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으로는
공동육아의 환경은 분명 구립어린이집보다는 훨씬 좋다.
아이들을 데리고 매일매일 바깥에 나가 노는 것도 좋았고,
그렇게 아이들은 자연속에서 많이 뛰어놀아야한다는 철학도 맘에 든다.
그리고 구립보다는 분명 선생님 한사람이 돌보는 아이들의 수가 현저히 적고
돌봄노동에 치일 수 밖에 없는 선생님들을 배려하는 노동조건도 좋다.
부모들이 그냥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키운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위해서는 구립보다 두배정도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에겐 정말 부담이다.
이것을 부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동을 해야한다면, 돈에 좀 더 매달려야 한다면, 그것이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와 자라며 맞이하게 되는 이런 수없는 판단의 기로
도망갈수도 없고, 유예할수도 없는 고민들....
우유부단 메이에게는 정말 힘들다.
댓글 목록
디디
관리 메뉴
본문
아 -_- 정말, 돈 더 벌어야 하는 상황은 무조건 샤따빡이야. 함께 공동육아 시스템을 만들어나갈 사람들을 찾아볼 순 없을까.부가 정보
디디
관리 메뉴
본문
괴산 베짱스네 선유도 태수 또래고, 하지메상네 린이도 태수 또래고. 뭔가 내가 아는 돈 없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모여 -ㅅ-);; 훌륭한 육아 공동체를 만들면 대땅 좋을 것 같다만, 다들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다르니. 큭.부가 정보
하루
관리 메뉴
본문
저도 막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서 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예전 어린이집은 날이 추우나 더우나 동네산책을 꼭 했어요. 아이들은 걷는 만큼 세상을 인식한다고 해요. 중간에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서 온 새로운 어린이집도 좋긴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좁은 방 안에 열 명이 복닥이고 산책은 1년에 두 번 정도 하고...그러다보니 애들이 얌전하더라고요. 좁은 방 안에서 얌전히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같아요.아이를 잘 키우는 데에도 돈이 들어서 좀...슬프지요.. ^^;
부가 정보
메이
관리 메뉴
본문
디디 / 그래, 가장 큰 문제는 어쩌면 돈이 아니라 내가 직접 그 일에 뛰어들어 뭔가를 도모할 여유가 없는건지도 모르겠다. 공동체를 만들 에너지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이미 만들어진 틀에 의존하고 싶은 그런거 아닐까...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소중한데...윽 어떻게 해야 좋을까?하루 / 맞아요. 태수도 그 사이 많이 얌전해졌어요. 자라서 그렇겠거니 했는데 그것만은 아닌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부가 정보
수진감자
관리 메뉴
본문
아.. 제가 예전에 과천에서 3년간 공동육아 어린이집 교사를 했었어요. 공동육아 정말로 아이들을 위해서는 완전 최상^^ 매일매일 오전 2시간의 나들이..7살쯤되면 아이들은 관악산정도는날아다니지요.. 어른보다도 잽싸고 날렵하고 말이쥐.. 그 외도 장점이 무진장 많긴 한데.. 부모의 역할또한 만만치 않아요. 공동 운영이란게 꽤 복잡복잡하답니다. 돈만이 아니라 여러가지로다가~~.. 디디말대로 품앗이 공동육아같은거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면 참 좋을텐데.. 5명정도 아이들 모아서 돌아가며 요일별로다가 한집한집 아이들 돌봐주고 놀아주고 교육도 하고 뭐 그런거.. 고민에 깊이 공감함다~~ 공동육아 좋긴한데 정말 그 조직도 무지하게 복잡한 곳인지라 쉽게 추천이 느므느므 어렵네요..근데 한편으론 어린이집과 별개로 메이 부부가 태수와 재미나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과 시간을 찾아보는 것도 대안일 수 있을꺼예요. 하루에 1-2시간이라도 재미나게 놀아주기.. 그게 뭘지 잘은 모르겠으나..^^
부가 정보
비올
관리 메뉴
본문
땅콩은 다행히 여성회에서 위탁운영하는 시립어린이집을 다녔죠. 보육철학을 가진 선생님들이 함께 만들었지요. 그렇게 될 수 있으면 그게 최상인데...여튼 그렇습니다. 결국은 가까운 주변분들과 지혜와 힘을 나누는게 방법인거 같아요.부가 정보
디디
관리 메뉴
본문
오올. 태수의 방글방글 페이스가 블록 메인에 떴구나. ㅋㅋ부가 정보
산초
관리 메뉴
본문
아이가 어릴때 어린이집 보내고 하는 여러 일들에 대해,돌이켜보니 아무 고민도 아무 노력도 한게 없는것 같습니다...
아내와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눈물이 날려고 하네요... ㅜ.ㅜ
부가 정보
라브
관리 메뉴
본문
곁에 찰싹 붙어서 바라본 공동육아 선생님들의 노동조건은 전혀 안 좋더라구요.오히려 갖가지 회의 때문에 (노동시간에 포함도 안되는) 죽어나가고...
ㅉㅉ
부가 정보
하루
관리 메뉴
본문
맞아요. 문닫은 어린이집도 그 원인이 달라진 보육정책 탓도 있지만 선생님들이 너무나 지치신게 큰 이유였어요.부가 정보
한판붙자!!
관리 메뉴
본문
연서가 다니는 어린이집도 아가들이 복닥복닥^^;;그래도 하루에 두번씩 산책은 꼭 다니시더라구.
한번에 10~20분 정도씩 짧게라도 말이야.
난 그냥 다른 것 안 알아보고 공교육에 쭉 의존할라구...
공동육아나 대안학교나 이런 것들은 이것저것 생각하면 머리에 쥐날라고 해서리...
우리처럼 돈 없고 앞으로도 없을 사람들한테는 공교육이 잘 되야 할텐데 ㅠㅠ
이것저것 참 어렵다. 그치?
참, 그런데 사진으로 보는 태수는 아빠를 많이 닮은 것 같네. 언제 실물 한 번 봐야 하는디...
부가 정보
다섯병
관리 메뉴
본문
저희 진경이가 다니는 어린이집도 좁은 게 가장 큰 불만이지요. 그런데 서울에서 어린이집에 보내면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도 근처 효창공원으로 가끔씩 놀러가더라구요.저희도 공동육아를 고민했지만, 일단 돈도 많이 들고 ㅠ.ㅠ 또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주말 이틀 중 하루는 바깥에 나가려고 하고 있어요. 어린이 도서관, 어린이대공원, 한강 고수부지 등등..주말이라도 뛰어놀거나 많이 걸을 수 있는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요.
부가 정보
메이
관리 메뉴
본문
우왕~ 이렇게 많은 분이 다녀가시다니...^^가만히 생각해보면 노력을 한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제가 아이와 성심성의껏 놀아주고 함께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는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이미 만들어진 어떤 것에 기대고 싶은? 주말까지도 사무실에 나와서 일해야할 때는 아이에게 미안해서 아이를 사무실에 데리고 나오는데, 그럼 아이는 몇시간이고 컴퓨터로 만화만 본답니다. 처음엔 한편만 보여줘야지 했는데 일을 하려는 욕심으로 더 보고 싶어하는 아이의 요구와 타협합니다^^;; 일을 하는 기쁨, 아이를 키우는 기쁨 둘 다를 누리며 살고싶은 건 욕심일까요?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