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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schua님의 [미루 겨울 방학 & 번개 부추김] 에 관련된 글.
pc통신 시절부터 지금까지.....번개에 참석한 것은 처음....
온라인으로 만나던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난다는 것은 나에겐 좀 용기가 필요한 일...
그런데 아이 낳고 아줌마가 되서 그런가 두려움보다는 호기심과 설레임이 나를 충동질하는게 아닌가
태수에게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보게 하고 싶었다.
남편의 직업상.. 무수한 어른들은 많이 접했던 태수는 어렸을때부터 자연스럽게 낯을 가리지는 않았다.
아이는 그 어른들중에서도 자신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을 보면 잘 웃고, 가서 안기고.....
소아과에 가서도 보면 태수는 자기 또래의 아이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친구나 별로 차이 많이 나지 않는 형 동생을 만나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낳기 전까지 나는 스스로 사람을 참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아주 어렸을 적 시절부터 난 동네 친구들과, 학교 친구들과 놀 수 있을 때까지 놀다가 늦게늦게 집에 들어가는 아이였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바라보던 해질녁 풍경은 아직도 눈에 선할 정도....
대학 가서도 사람들과 밤새 술마시며 이야기하는 것을 참 즐겼다.
운동이랍시고 했던 것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어느 사상에 대한 신념, 냉정한 머리보다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조금 더 컸던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사람들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만남이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변해서가 아니고 내가 변한 것 같았다.
내 조건이 너무 크게 변한 거 같고, 자신도 없어지고, 두려워지고......이상하게 겁이나고 위축됬다.
크으~~오늘 다녀온 번개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소회를 적고 싶었는데 또 이상스레 길어졌다.
요즘은 정말 톡 건들면 투두두둑 터져서 흩어지는 봉숭아 씨처럼 뭔가 적으려고 하면 이렇다.
암튼......
어제 우리집에서 늦게까지 송년회를 치룬터라 태수가 아침부터 약간 징징대는 걸 달래가며,
어제 해먹어봤던 샐러드 소스를 휘리릭 만들고 야채들이랑 챙겨넣고
슈아네집에 갔다.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TV스타를 만난것처럼, 너무도 익숙한 아이들 - 어쩜 사진들과 그렇게 똑같이 생겼는지 - 얼굴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진경이, 미루, 단이.....
태수에게는 다 형들이다. 누나는 없었다 ㅡㅡ;
자다가 깬 태수, 약간 어리둥절 해보이는 듯 하다가 바로 적응, 역시 아이들을 알아본다.
형들이 미끄럼 신나게 타는 것 보면서 미끄럼에도 손대보고, 미루형 장난감에 달려들다가 혼도 좀 나고,
형들끼리 장난감 가지고 싸우는 것 지켜보다가 끝난 후에 가서 괜히 소리한번 질러보고,
진경이 형 아빠랑 책읽는데 가서 책은 읽는게 아니고 입으로 먹는거에요 하고 싶어서 매달리고....
미루형이 떼어주는 떡도 받아먹고^^
나는 약간 걱정을 했는데 아이는 즐거워보였다. 아직 그 상황을 충분히 즐긴다기 보다는 탐색하는 것 같았으나 장난감도 많고 형들도 뛰어노는 그곳을 좋아하는게 느껴졌다.
엄마, 아빠의 글이 아니라 직접 만난 아이들은 정말 신기했다.
진경이는 차분하게 앉아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아빠와 책을 보고, 밥을 먹고....미루와 단이가 장난감 가지고 싸울때도 진경이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미끄럼 탈때는 아이들과 재미있게, 가장 와일드하게 탔다.
단이는 아기곰 굴러다니듯이 편안하게 누워서 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른스러운, 내면의 내공이 있는듯한 미소도....조용한 것 같으면서도 미루와 장난감 가지고 싸울때는 또 달랐다.
미루는 정말 씩씩했다. 난 정말 좋은 의미로 씩씩하다는 표현을 쓰는데 듣는 미루엄마 슈아는 어떨지 모르겠다.^^; 자기 장난감을 가지고 자기꺼라고 강하게 주장하다가도 하나씩 나누자는 어른들 말에 순순히 양보하는 모습이 참 놀라웠다. 그 나이에 그런다는게 별로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해도 미루는 열심히 뛰어다니며 놀았다.
아이들도 개성이 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할 수 없는, 어떠한 잣대나 틀로 잴 수 없는 아이의 개성을 잘 살피고 교감하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그곳에 모인 아이들을 보며, 그리고 그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를 보며 들었다.
아무도 그런 말을 안했지만 아이들에게 대하는 태도나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다음번 번개에서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그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하고도 많은 이야기를, 더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시간은 흐른다
몸과 마음을 힘들게 했던 여러가지 바빴던 일들이 지난 주 금요일로 끝이 났다.
그 이후로
이유모를 우울함과 무기력함
만사귀찮음에 시달렸던 거 같고
아무런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 아무것도 표현하고 싶지 않은 상태였다고나 할까
비관, 염세, 자기비하 수치 이빠이....^^;
나는 몸이 아프거나 힘이들면 잠을 자거나 입을 다문다.
작업의 막바지무렵엔 난 거의 표정이 없고, 말이 없어지곤 했다.
주위에선 힘듦을 내색하지 않는 나를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너무 힘들 때 그런 상태가 되곤 한다.
물위에 떠있는 오리나 백조처럼......
어렸을 적... 어른들의 갈등이나 싸움속에서 난 보지 않은척, 듣지 않은척, 또는 별 생각이 없는척
입을 다물고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난 괜찮은 척했다.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난 괜찮아요 그런 표정을 짓느라 노력했다. 그것이 나의 최대의 표현이었다.
견디다견디가 그것이 안되면 숨죽여 울기도 했다.
그 때부터였을까 나에게 발화나 감정표현은 오히려 힘든 일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많이 극복했다고 또는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힘들때가 있다.
쉬고싶다. 놀고싶다.
아이 키우면서 남들보다 널럴하게 일하는데도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그리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난 정말 너무 나약한가 싶고, 그런 생각도 산후에 올 수있는 변화인가 싶어서 정리가 안된다.
뭔가 탁 풀어내놓고 꼼꼼이 들여다도 보고 생각도 해보고 싶은데
잘 안된다. 힘들다. 그래서 입을 다문다.
상영되는 모든 작품이 따끈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천작을 열거하게 되면 언급되지 않은 작품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몇개의 작품을 블로거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나 개인의 취향이 가미되어 있음에 양해를 구하며.....
"코스콤 비정규 20년 차별철폐를 외치다."
올해 개막작.
코스콤 비정규직 동지들이 직접 만든 작품,
그간의 투쟁의 과정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심히 찍고 편집한 영상패 동지들의 고생이 느껴지는 작품.
"카메라를 든 노동자"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디오 일기를 통해 담아낸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의 이야기
"잠이 필요하다구?"
헐리웃에서의 삶은 매혹적이기만 할까? 영화 제작진들은 일상적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가족, 건강, 행복,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희생해 가며 종종 하루에 15~18시간까지도 일을 한다.
1997년, 카메라 보조 브렌트 허쉬먼(Brent Hershman)은 세트에서 19시간 촬영 후 운전 중 졸다가 난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아카데미 촬영상 수상자 헤스켈 웩슬러(Haskell Wexler)는 허쉬먼(Hershman)의 죽음을 막지 못한 자책감에, 수면 부족과 장시간 노동이 얼마나 치명적인 조합인지를 보여주는 이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힘내라 켄로치"
영화감독 켄 로치의 인생과 작품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전 세계 민중들의 삶과 투쟁의 역사를 담는데 평생을 바쳐온 켄 로치에 대한 오마주. 켄 로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배틀 오브 로컬"
미국 금속노동조합 5688에 관한 영화. 1700여명의 노동조합원들이 1년여 동안 회사에서 쫓겨난 사건에 대한 기록.
1992년 레이건 대통령 집권 당시, 대규모 경제적 변화 속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으로, 웨스트버지니아 주 노동자 1700여명이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벌였던 파업 이야기.
"내부의 적"
영국노동운동사 5부작 중 5부
1979년에서 1987년까지 있었던 대처 수상에 대한 노동자 계급의 투쟁을 내용
"아름다운 우리들의 투쟁- 1998 고용안정투쟁기"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98년 정리해고 싸움 이야기.
"노동해방 그날에"
노동자의 최초의 민주적이고 전투적인 중앙대중조직,
전국노동조합협의회의 건설과 해체를 담아낸 작품
작업 마감을 무사히(?), 아주 간신히 마치고
쉬지도 못한채 또 수십건의 전화와 문자, 메일을 날려대며 준비를 했는데.....ㅜㅜ
막판 이틀은 영화 자막을 넣느라 꼴딱꼴딱 밤을 새기도 했다.
자막 넣는 이틀동안은 남편도 집에 없어서 아이를 혼자 보면서
노트북에 프리미어를 깔아 집에서 작업을 했다.
영화제 진행을 맡게 된 것은 약 넉달전이다.
아이를 낳은 이후 난 나름 반상근 형태로 일하고 있었다.
팀에서 하는 작업 하나를 내가 혼자 맡아서 하기로 하고
상근은 일주일에 이틀만 하는 형태....물론 일하다보면 3일이 되기도 하고 가끔씩 4,5일이 될 때도 있다^^;
가뜩이나 일손이 딸리는 팀 상황에서 그런 배려를 받는 것이 다른 팀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는데....
영화제가 다가오는데 도저히 내부에서는 준비를 맡을만한 사람이 없어
외부에서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순간 나는 일이 뭐 그리 많겠냐싶어서 ㅋㅋ 내가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잘할수 있을꺼라는 자신감도 있었던 거 같다. 그 순간엔 적어도...
그렇게 맡게된 영화제 진행이었다.
첫달은 기획하고 문서 작성하고 작년에 함께 했던 울산 광주와 소통하는데 보내고,
두번째 달에는 해외작품들 섭외하는데 보내고,
세번째 달에는 국내작품 프로그래밍하고, 함께 영화제를 진행할 장투사업장(좀 더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과 협의하는데 보내고
네번째 달에는 그야말로 번역, 자막, 연락, 자료집 등등 막판작업을 하는데 보냈던 거 같다. 대략...
내가 혼자 저 일들을 다 했다는건 아니고
온갖 인맥과 후배들을 동원하여, 아니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번역과 자막작업을 했고,
막판엔 팀원들까지 합세하여 자료집이니 시간표니 기타 잡다한 일들을 처리해야했다.
그러니 수십건의 전화, 문자, 메일을 보내고 받고 할 일도 많을 수 밖에.....
아이를 낳기 전에 이 일을 맡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될 정도로
일 처리할 때 머리가 안따라준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이렇게 버벅대다니 싶기도 했고, 중요한 것들을 자꾸만 까먹는 일이 종종 생기기도 했다.
정말 마지막 한달을 남겨놓았을 때는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매일매일밤마다 다음날 잊어버리지 말고 꼭 처리해야할 일들을 다이어리에 한가득 적어놓고도
빼먹는 일들이 있었다.
진행은 그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한다기 보다 원활히 준비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고 추진해야 할 시기와 갈무리할 시기를 정해야하는데
괜히 오랜 시간동안 혼자 처리하겠다고 끌어안고 있었고
더 나은 것을 제안하는 팀원의 시기상 너무 늦은 발상을 계속 수용만 해서 모든 일들이 늦어져버렸다.
한탄과 푸념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결국!!
제11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는 월요일날 개막을 하였는데
관객이 너무 없다.
월요일날 네명, 오늘은 내가 있을 때까지는 세명....더 왔겠지?
요즘 영화제에 사람들 별로 없다고들 하지만, 날씨가 아무리 추워졌다고는 하지만 심하다.
홍보가 부족했던 탓....실무는 처리했으나 영화제 진행 전략이 없었던 탓....
탓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말 울고싶다.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추천작 소개는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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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좋았겠다. 나도 연서랑 정말 가고 싶었는데.이 동네는 대충 다 좋은데 서울 나가기가 너무 힘들어.
그렇다고 동네에서 친구를 만들기에 난 너무 낯을 가리구 말이지.ㅠ..ㅠ
태수는 낯을 가리지 않는다니 좋겠다. 연서는...
며칠전 아빠(연서외할아버지) 생신이라 집에 갔는데 애가 어찌나 죽어라고 울어대는지 민망해서리... 가족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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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차원 상의 태수를 삼차원 공간에서 만나, 아기들의 사차원 세계에서 어울려서 정말 신기했어요. 반가웠구요!제 블로그 주소는 http://www.blog.hani.co.kr/bib92입니다.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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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올, 봉숭아 연정이냐. ㅋㅋㅋ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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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흨...저도 포스팅을 해야지하고 있었는데요. 미루 씩씩한 아가 맞아요. 사실인걸요. 흨...싫다기 보다는 뭐랄까 그저 저의 삶의 팍팍함이 느껴져서 슬프죠. 그래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 위안이 된달까? ㅋ 여튼 무지 반가웠어요. 아웅~근데 태수는 진정 천사 아기던걸요. 메이를 위로해줄 수 있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메이는 평온한데...뭐 그런. 그래도 육아는 외로운 면이 있으니까 그걸 나누면 되겠구나 시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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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붙자/정말정말...같이 보면 좋았을텐데...넘 멀어 흑 나두 연서 보고싶다단정/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처음 만난게 아니라 여러번 만난듯한 느낌...편안하더라구요.
디디/맞아 바로 그 봉숭아연정
슈아/미루도 씩씩하지만 슈아도 정말 발랄씩씩한 엄마더군요^^ 저도 그런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발랄씩씩 엄마 에너지 마이 필요해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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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번개좋았겠다.나두 진경이랑 미루랑 보고싶다. 메이를 꼭 닮은 구염둥이 태수도! 담에 번개하게 되면 나도 걍 한번 떠볼까, 싶군! 다들 쫓아내시지는 않겠지?^^;;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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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이번에도 너에게 연락해서 같이가자 하고 싶었는데 나도 처음이라..ㅋ다음번엔 꼭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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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가 갔으면 그 자리에 '누나' 가 있었을 텐데 아쉬워요.그 날 지방에 있었기 땜시 못 갔거든요.
다음에 기회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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