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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공공도서관에서

2003년 10월 09일

 
7년 전, 그러니까 내가 막 집에서의 생활을 마무리지었던 그 해 7월에 공공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말하자면 길지만 중학교 졸업 이후 학교생활도 모두 멀리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군대까지 다녀왔으니 정작 민감한 시기엔 '나만의 공간'을 가져보지 못한 샘이다.) 아쉽게도 그해 가을과 겨울 동안밖에 이용하지 못했지만, 이후에도 잠시잠깐 집에 와 있는 동안에는 찾아가 보곤 했다. 시립도서관이 너무 멀고 좁아 터진 까닭에 전혀 이용을 하지 않다 보니 ... 어쨌든 고향에 이런 게 생겨나니 좋았다.
 

책은 그리 많진 않지만, 버스정류장에서도 멀지 않고  **천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책을 읽곤 하면 무언가 알 수 없는 다급함 같은 것이 좀 가라앉고는 한다. 군대에 갔다 온 동안 바뀐것이라면 ... 미디어 자료실이라는 게 생겨나서 인터넷과 DVD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오늘은 K가 일찍 퇴근한다고 해서 먼저 버스로 시내에 나와 도서관에 들렀는데, 시간 여유도 있고 해서 이진경이 엮은 <탈주의 공간을 위하여>를 펼쳐보았다. 눈길을 끌었던 글은 고교시절 보았던 <얼트 문화와 록 음악>의 저자로 기억에 선명한 신현준의 것이었다. 생산적 반복구'라는 의미의 리토르넬로 개념을 통해 팝 음악을 되짚어보는 그런 글이었는데, 들뢰즈의 음악에 대한, 아니 음악을 통해 본 철학에 접근하는 데에 60년대의 사이키델릭과 70년대의 펑크를 중요한 두 축으로 설정하고 분석한 것이었다 '탈영토화'가 우주로 팽창했다던가, 블랙홀 속으로 삼켜져버렸다던가 하는 접근 역시 흥미로웠다. 하지만 역시 음악은 음악일 뿐이다. 이왕이면 소울과 힙합으로 접근했다면, 좀더 '탈영토화'에 다가 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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