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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즈 오퍼스와 콘랙 사이

2003년 10월 15일

 
<홀랜즈 오퍼스>찾아달라니까 비디오가게 아주머니가 이것도 재밌다며 <콘랙Conrack>을 골라주었다. 존 보이트(John Voytt) 주연의, 꽤 오래된 1970년대 영화인데, 팻 콘로이(Phat Conroy)의 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미시시피 하류의 흑인 섬마을로 오게된 젊은 아일랜드계 백인 교사 팻 콘로이, 꼬마들은 그를 '콘랙'이라고 부르게 된다. 주인공과의 첫 대면에서 콘로이(Con"roy")를 콘랙(Con"rack")으로 악의적으로 고쳐 부르던 아이들의 모습은 진절머리가 났을 그들의 고통을 충분히 암시해 준다. 랙(rack)은 일종의 체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히피 세대의 젊은 백인 '콘랙'이 흑인 사회에 흘러들어와 꼬마들과 정들고 또 헤어지는 데서 그치지 않는 것은, 주변부로부터 또 다시 소외된 주변부에서 그가 겪는 희망과 절망, 추함과 아름다움, 교육과 훈육의 모순 등이 경쾌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영화들의 이야기 방식으론 이해가 안 되는 엉뚱한 면이 느껴지는 이 영화에서 '영화의 언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어설프게나마 받았다면 비약일까? 어떻게 흑인 꼬마 아이들로부터 그런 눈빛을 잡아 낼 수 있었단 말인가. <홀랜즈 오퍼스>를 보고 난 뒤의 반작용이 날 이 영화에 이토록 우호적으로 만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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