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족'의 추악한 속내

평화가 무엇이냐 2005/10/29 01:47
진보네님의 [트랙-팩 19 : KlN삼성 - "삼성, 됐거덩"] 에 관련된 글. 

친구 크리스티앙이 보내온 삼성 반대 국제 연대의 메시지입니다.
(원문은 삼성 바로보기 홈페이지 http://kinsamsung.nodong.net 게시판에 있습니다)
그 친구가 평소에 하던 이야기들을 나중에 구호로 정리한 것 같아서 저는 읽으면서 약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하여간 이걸 읽으면서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삼성 재벌의 행태는 정말 한국이나 외국에 나가서나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가족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노동자들을 훈육시키면서 이윤을 챙겨먹고 나몰라라 싹 달아나는 꼴이라니...
이것이 그들이 내세우는 '가족'의 추악한 속내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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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대 메시지

한 일주일 전쯤에 저는 오늘 열리는 삼성 바로보기 문화제에 결합하고 있는 한국인 친구에게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삼성 SDI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연락해보겠다고요. 이곳에서 삼성은 지난 2000년부터 텔레비전에 사용되는 음극선 브라운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이 공장을 연지 정확히 5년이 되는 오는 12월 삼성측은 이 회사 문을 닫으려고 한답니다. 그리고 700명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겠지요. 하지만 노동자들은 공장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저는 이 공장의 금속노동조합인 노동자의회에 편지를 썼습니다. 이 편지에서 저는 한국에 있는 삼성 노동자들의 현실과 안티 삼성 문화제에 대해서 설명을 했어요. 그리고는 독일의 삼성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더불어 이 행사를 위해 국제 연대의 메시지를 적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의회에서는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대신 이들은 제가 "삼성 재벌의 경영진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나 압력단체를 알고 있는지 물어보더라고요.
이런 대답에 물론 저는 약간 놀랐죠!
그래서 이들이 어떤 배경을 갖고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2000년에 삼성은 유럽연합과 독일 정부로부터 엄청난 재정적 후원을 받고 베를린에 이 공장을 열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가로 삼성은 향후 5년간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됩니다.
이제 그 약속한 5년이 지났고, 오는 12월 삼성이 공장 문을 닫겠다는 것입니다. 마치 돈을 준 자들과 계약서에 서명이라도 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처음부터 이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던 노조원들은 공장 노동자들에게 경고를 했습니다. 2005년이 되면 아마도, 아니 분명히도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요. 하지만 이보다 노동자의회는 삼성 경영진의 약속, 즉 "근로자들과 하나의 대가족처럼 지낼 것"이라는 약속을 믿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삼성은 지난 5년간 이 가족 이야기만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은 한국식 가족으로서, 아버지와도 같은 경영진이 명령을 내리면 자식들인 노동자들은 이에 복종을 해야 된다는 그런 가족에 불과합니다.
가족의 자식들인 노동자들은 지난 5년간 순종해왔는데, 그 이유는 노동자들이 명령을 열심히 따르기만 하면 일자리를 영원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영원히는 아닐지라도 향후 20년 정도는 공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삼성이 약속한 모든 것은 끝장이 났습니다! 계약은 만료가 되었고, 동유럽에서는 더이상 음극선 브라운관 텔레비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베를린 공장의 노동자들은 공장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생산한 상품을 이제는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노동자들은 삼성 경영진에게 간청을 하고 있습니다. 제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라도, 임금을 훨씬 더 적게 주더라도 일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하고 있습니다.

이 슬프고도 엄연한 사실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이 필요치 않는 어떤 시점이 온다는 것입니다. (제품이 너무 낡았다거나 또는 공장자동화 때문이라거나 등등) 그리고 우리들은 반드시 이런 사실을 자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본주의 체제를 갈아엎을 때까지는 우리들은 착취를 당하고 있을 지라도 자본가들에게 압력을 넣어서 노동자들이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본가들의 로봇이나 노예가 아니라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돌려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투쟁을 위해 우리는 서로 연대해야 합니다. 물론 국제적 연대도 필요하겠죠!
우리가 만약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미 우리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착취와 억압이 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싸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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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9 01:47 2005/10/29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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