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반 텃밭에 고추를 심었습니다

꼬뮨 현장에서 2011/05/06 15:45

2011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5~6명이 두리반에 모였습니다.

두리반 텃밭 작업을 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은 고추를 심기로 하고, 먼저 황무지 같은 땅을 괭이와 삽으로 일구고 돌멩이들은 일일이 손으로 골라냈습니다.

퇴비를 뿌리고 고추를 심고 물을 주었어요.

철거촌에서 게릴라 텃밭을 만들다니 참 펑크 돋지요?

 

아름답고, 고되고, 힘들지만 낭만적인 투쟁이에요.

저 풋고추들 곧 자라면 후두둑 따서 된장에 찍어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군침이 돕니다ㅋㅋㅋㅋ

 

 

풍동에서도 그랬고, 대추리에서도 그랬고, 용산참사 현장에서도 그랬어요.

철거용역깡패들은 강제철거를 하기 전 그곳을 험악해 보이게 부숴놓지요. 혐오감이 들도록. 그래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하지 못하도록. 마음이 떠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나는 그래서 마을을, 철거촌을 지키는 방법은 그곳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술로, 농사로, 텃밭으로, 삶으로 말이죠.

지금 이곳은 살아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줘야 합니다(물론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지만요).

텃밭을 만드는 것도 이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떠나지 않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와서 밟을테면 밟아보라고 하세요,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테니까!!

 

두리반 농성투쟁이 곧 500일입니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악조건을 견디며 살아 왔습니다. 단전도 곧 300일에 이르고요. 지금까지 500일을 싸워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싸울 수 있습니다. GS건설은 우리의 인내력을 시험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날의 사진은 http://cafe.daum.net/duriban/7Pt4/191 에 엄청 올려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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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6 15:45 2011/05/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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