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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의 일출 1


 

구례구역에 내리니 새벽이다. 모르는 일행과 삼삼오오 택시를 나눠타고 성삼재로 향했다. 구불구불 올라가는 지리산 자락이 고요하고 무섭다. 기대와 설렘으로 가슴이 뛴다.

 

성삼재에 내리니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때린다. 두터운 장갑과 귀를 덮는 모자로 중무장을 하고 노고단 산장으로 향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산장까지는 얼마 안되는 거리지만 보통 새벽기차를 타고 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술도 한 잔 걸쳤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길이다. 모두들 말로 없이 묵묵히 걷는다.

 

드디어 노고단 산장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햇반과 카레를 덥혔다. 밥맛이 아주 꿀맛이다. 그런데 영은이 안색이 별로 좋지 않다. 체기가 있다고 한다. 밥도 코코아도 별로 먹지 못했다. 걱정이다.

 

짐을 챙겨 다시 올라가는데 영은이 결국 못가겠다고 한다. 2박 3일을 버텨낼 자신이 없단다. 서울에서 보라를 떨구고 노고단까지 와서 영은을 떨구니 이번 산행은 억수로 운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일행과 떨어져 혼자 다시 그 길을 내려갈 영은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노고단에서 본 일출은 그 어떤 아름다운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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