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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체벌-대를 잇는 폭력의 고리

 

송형호선생님께 


교사체벌에 대한 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선생님 성함은 '참교육'교사의 대명사가 되어가고 있는듯합니다.

선생님의 학습과 학생에 대한 애정, 교육에 대한 진정성등 많은 사람이 자기를 돌아보거나 용기를 얻거나 현실적 고민을 하게 할 것입니다.  

이번 학기를 마무리하는 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교사에 대해 , 체벌문제에 대해 몇 가지가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제 결론은 교사체벌은 무슨 명목으로 자행되든 학생의 정신을 황폐화시키며이는  세대를 통해 이어지는 폭력의 고리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우연인지 동료에게 폭력을 당한 학생의 기사가 인터넷에 떠있군요.


제 학창시절, 1963년 입학한 초등학교는  꿈같이 보냈습니다. 좋은 선생님, 다양한 취미활동-글짓기 대회, 전국 초등학교 합주부 경연대회에 참가한다고 연습하고  우승 하고 전국아동극대회도 나가고...그때 상대 남자 주인공은 송승환....그때 문학, 음악등 예술의 기초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립중, 사립고 6년은 3년을 체벌을 일삼는 담임 교사들 때문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 졸업이후 한번도 그 두 학교를 찾은 적도 없고, 그 교사들을 만나본적도 없습니다. 우연히 그렇게 되었지만 기회가 있었더라도 절대 만나지 않았을것입니다. 그당시 만약 제가 조금이나마 제 의지대로 할 수 만 있다면 진작에 자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30-40년전 저는 그럴 수가 없었고...

그 당시 학교, 친구를 만나러 다녔습니다. 때리는 담임이 관심을 가질수록 나는 성적을 떨어뜨렸습니다. 당신도 당해봐라....그런 심정으로... 


결국 그런 경험들은 부모가 되어 교육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교육운동하면서 교사들을 탓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는  방법을 잘못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저역시 아이 초등학교 저학년때 학교에 <스승의 날> 일일교사 갔다가 한시간 수업시간내내 자신이 장난치다 뺏긴 비닐봉지를 달라고 교탁을 4-5번 왔다갔다하며   수업을 방해하는 어린 초등학생의 팔을 힘주어 잡은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가 일종의  폭력을 행사한다고 순간 느꼈습니다. 다만 정도의 차이일뿐.....


그렇게 학교현장이,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변화가 서로를 매순간 갈등하게 하고 지치게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번 부적격교사에 입법예고에 공고에 의견수렴할때 폭력(언어, 신체)교사를 포함시켰습니다.  



내가 학창시절 당한 체벌, 그것은 내 세대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98년, 큰아이는 중2때 심한 체벌교사를 만났습니다.

대학입시에 불리한줄 알았지만 특목고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아이가 특목고로 진학한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체벌없고, 교실에 냉난방된다."


내신이 불리해 원하는 대학에 불합격하고 다른 대학에 진학했지만 아이나 나나 후회는 안합니다. 그동안 체벌과 폭력을 피하며 인생길을 선택한 큰아이, 지금은 군대에서 마음고생이 심할 것입니다.


둘째 아이는 고 1을 마치고 결국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그 아이가 자퇴한 이유는 입시교육과 비민주적인 학교문화, 그 사이에서 자행되는 폭력들입니다. 그 애가 거부한 것은 실력 차이가 나는 옆 친구와 공부를 못하겠다가 절대 아니었습니다. ‘사람대접하라’는 그 한가지였습니다.


그 아이는 초딩 5학년때 이미 학교를 마음에서는 접었습니다.

부모인 저로서나, 아이로서나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 아이는 자퇴하며 말했습니다.

"자기는 구명정을 타고 침몰하는 배를 빠져나왔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 배가  침몰하는줄도 모르고있다. 엄마는 내친구들을 위해 그 자리에 있어달라.“


결국 그 애는 지난 8월말, ‘공부’를 하기위해 국경을 건넜습니다.


체벌과 폭력은 아이들의 정신을 황폐화시킵니다.

그런데도 아직 체벌과 폭력은 학교에서, 군대에서, 학생들 훈육의 방식으로, 상급자가 하급자를 굴종시키는 방법으로 상용됩니다. 모두 그러려니 해야될까요?


지난 몇 년 사이  교실에 냉난방은 기본이 되었으니 학교의 변화는 무척 빠릅니다.

사회의 변화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로 안주하고 더욱 빠르게  입시대비기관으로 전락하여 졸업장을 따기위해 다녀야하는 곳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학원과 비교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가 다닌 학교, 내이가 교사와 소통하며 다닌 그 경험들은 아직 학교는 가능성있는 곳, 개혁을 갈망하는 곳입니다.  공교육을 통해 많은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사립학교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사립학교법개정을 위해 지난 5년동안 교육운동진영은 제자리 걸음을 했습니다. 사학에서 고통당하는 교수 학생들-동덕여대와 덕성여대정상화를 외치며 삭발하며 눈물흘리던 교수들과 여대생들, 가격을 등친 급식을 먹어야하는  하루 두끼씩 먹어야하는 사립고 학생들, 부패사학인 상문고이사장을 퇴진시키기위해 새벽에 유인종교육감집으로 향하던 수많은 학부모들의 발걸음...이런 노력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한 걸음 전진했습니다.


함께 힘을 합하여 공교육문제의 해결책을 고민해보십시다.

질문이 있으면 해답도 있지 않겠습니까?



모임의 회원으로 가입해주신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가까운 시일안에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늘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2005.12.11 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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