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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버블링

지난 달에 우석훈씨의 책 디버블링을 읽었다. 12권을 목표로 하는 경제 대장정 시리즈의 7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번 책은 학분에 뜻을 둔 독자를 고려하면서 글을 쓴 듯하다. 책 마지막에 독습자를 위한 참고문헌록이 있는 것도 그렇고,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그렇다. 책 내용은 경제 대장정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흐름을 같이 하면서도 약간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버블링에서는 한국 사회의 재생산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이 아기를 낳지 않고, 결혼도, 섹스도 하지 않는데, 이러한 사회의 미래는 어둡다는 것이다. 우석훈씨는 미래가 어두워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고 진단한다.

 

좋은 국민경제는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다음 세대일수록 경제적 형편이 나아져서 일반 후생이 개선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이와 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너무 명확하다. …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기로 한 20대에 대해 때때로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지독할 정도로 2세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왜 미래가 어두워 보일까? 최근 한국 사회는 토건과 신자유주의를 동시에 추진해 왔는데, 큰 집과 건물들은 많이 생겼지만, 다음 세대는 전반적으로 가난해졌고,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살 수 없게 되었다. 열심히 토건 사업을 하지만 팔리지 않고, 열심히 사교육을 했지만 취업하지 못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자신은 부모보다 여유 없이 살 것 같고, 자식은 더욱 고통스럽게 살 것 같으니, 후손을 남기기 보다는 일단 자신만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결론이 바로 디버블링이다. 집 값은 떨어지고 빚 이자는 늘어나고 일자리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실력은 선진국보다 부족한데 훨씬 고약한 문제를 만나게 되고, 끊임 없이 추락해가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 차칫 잘못하면 전쟁의 길을 밟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석훈씨의 해법은 역설적이다. 덜 일하고 덜 소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가난하게 살자는 말은 아니다. 토건이나 사교육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고, 식구와의 활동이나 취미 생활을 늘리자는 것에 가깝다. 이렇게 하면 일단 행복하고 보람찬 삶을 살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으로도 더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석훈씨가 제안하는 방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건물을 위해 아름다운 삶을 희생하는 것은 그만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워낙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글을 쓰다 보니 몇몇 부분에서는 깊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약간 불친절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예를 들면 식이 나왔으면 변수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간단히 설명해 주었으면 더 읽기 편했을 것 같다. 그리고 오탈자가 꽤 많았다. 나중에 많이 고치기는 했겠지만, 읽으면서 발견한 것들을 정리해 본다.

 

  • 16쪽: precarriat → precariat
  • 47쪽: repro-duction → reproduction
  • 152쪽 : thresh-hold → threshold
  • 172쪽: Plan Banlieu → Plan Banlieue
  • 174쪽: Environmental Protection Board → Economy Planning Board
  • 207쪽: 클러스트 → 클러스터
  • 209쪽: ’한국형 뉴딜‘ → ‘한국형 뉴딜’, ’골프‘ → ‘골프’
  • 221쪽: Der Wanderer → Das Wandern, M?ller → Müller, R?dern → Rädern
  • 228쪽: developper → developer
  • 231쪽: 부시 → 매케인
  • 235쪽: 3006년 → 2009년
  • 240쪽: 환골탈퇴 → 환골탈태
  • 292쪽: nod → node
  • 302쪽: 22억 → 22조
  • 333쪽: Journal of Ecological Econommics → Ecological Economics
  • 334쪽: K. Arrrow → K. Arrow
  • 339쪽: ‘영원한 성장 그리하여 영원한 번영” → ‘영원한 성장 그리하여 영원한 번영’
  • 340쪽: 노별경제학상 → 노벨경제학상
  • 354쪽: M. Maslow → A. Maslow
  • 356쪽: 물로 → 물론
  • 370쪽: 2002년 4월 → 2000년 4월
  • 379쪽: francophon → francophone
  • 399쪽: 일부일이지만 → 일부일 뿐이지만
  • 408쪽: ‘법인화’룰 → ‘법인화’를
  • 411쪽: equity → equality
  • 483쪽: Department of Food, Environment and Agriculture → Department for Environment, Food and Rural Affairs
  • 484쪽: Agency of Environment →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 485쪽: Natural Resource Canada → Natural Resources Canada
  • 496쪽: 특소세 등의 세금을 높이는 → 특소세 등의 세금을 낮추는
  • 498쪽: 협의를 해줄 수 것이므로 → 협의를 해 줄 것이므로
  • 501쪽: 티시네티 → 티치노
  • 543쪽: W. Coase → R. Co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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