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것들

알라딘 2011/10/03 14:54
그리운 것들은 대체로 구체적이다.
그리운 것들 중 너무 그리워서 그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대개 추상적인 거라고 애써 외면 하는 거다. 그건 너무 생생해서 눈 감고도 알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것인데도 말이다.

억지를 쓰지 않는 한 실현하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바로 이 구체성을 눈앞에서 실현하는 것이다. 우연이란 참 희한하게도 엉뚱한 곳 엉뚱한 상황에서 느닷없이 실현된다. 그래서 마치 현실같지 않고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 이건 아냐, 하면서 애써 구체적인 것의 실현을 부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준비가 안되어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매번 준비할 수는 없다. 어리둥절하고 쩔쩔매고, 허튼 소리를 지껄이고 벗어나고 싶어면서도 벗어날 수 없고,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지만 어쩔 수 없이 바로 스쳐지나가야 하고. 이런게 세상만사구나 하면서.

그래도 구체적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그게 우연일지라도 실현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움을 간직하는 건 좋은 거다. 그 그리움이 구름처럼 이리저리 흘러가서 결국 흩어져버린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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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3 14:54 2011/10/0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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