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서평을 읽고 불현듯 언젠가 본 <스타 트렉> 시리즈의 한 편이 생각났다. 스타트랙의 배경은 24세기다. 나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할리우드 SF영화를 볼 때마다 수백년 또는 수천년의 미래에도 여전히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정에 자주 놀란다. 그런데 <스타 트렉> 시리즈는 좀 다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나는 스타트랙 시리즈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생각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스타 트렉 8 : 퍼스트 콘택>은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너무 유치해서 보기가 쉽지 않았다. 아마 내가 과도하게 진지한 스토리를 요구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시리즈의 이 8편은 스타트랙의 승무원들이 어쩌구저쩌구 해서 스타트랙의 배경인 24세기에서 21세기의 지구로 오게 된다. 이들이 지구에 와서 우연히 한 과학자와 만나게 되는데, 이 사람이 Doctor Zefram Cochrane이다. 제프람 코크레인 처음으로 광속을 돌파할 수 있는 우주선을 개발해서 외계인과 첫 접촉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기념해서 미래에는 자신의 동상과 자신의 이름을 딴 고등학교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그냥 웁스~ 이런 식으로.
내일 우주선을 쏘아 올려야 하는데 이 사람은 술에 취해 흥미를 잃었다. 급기야 승무원들이 나서서 재촉하고 달래는데, 왜냐하면 내일 우주선을 쏘아 올려야 이를 본 외계인과 첫 접촉이 이루어지고 자신들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사는 자신이 우주선을 만든 이유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어) 은퇴하면 열대의 섬에서 벌거벗은 여자들과 화끈하게 즐기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승무원과 박사가 나누는 대화가 나의 흥미를 끌었다.
승무원 : 보세요. 24세기에는 돈이 존재하지 않아요.
박사 : 돈이 없다고? 당신 말은 월급을 받지 않는다는 거요?
승무원 : 삶의 동기는 부의 축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더 나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인류를 위해 일합니다.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 사회가 더 이상 자본의 이윤을 위해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웃기는 상상력과 빈약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겨우 "21세기 새로운 분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그중 하나로 기본소득을 제시한다”는 건 더 웃기고 유치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