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에서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이 들었다.
언뜻 눈이, 말 그대로 뜨여졌는데, 안내 방송보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사람들의 소란에 잠이 깬 것 같다.
구포역에 내려 걷기가 귀찮아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정류소로 가서 벤취에 앉는다. 하늘을 보니 먹구름을 뚫고 하얀 구름이 한줄기 길게 뻗어가고 있었다. 이런 식이라도 하늘을 본다. 하늘을 보며 하루를 보내는 게 사실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동대구역에서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이 들었다.
언뜻 눈이, 말 그대로 뜨여졌는데, 안내 방송보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사람들의 소란에 잠이 깬 것 같다.
구포역에 내려 걷기가 귀찮아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정류소로 가서 벤취에 앉는다. 하늘을 보니 먹구름을 뚫고 하얀 구름이 한줄기 길게 뻗어가고 있었다. 이런 식이라도 하늘을 본다. 하늘을 보며 하루를 보내는 게 사실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7월 중순.
아무튼 올해는 제발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산다. 그런데 이거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바쁘면 정신이 없고 정신이 없으면 뭘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래도 하늘은 보고 살아야지. 참 오랜만에 목을 꺽고 올려다 본 하늘이다.
7월의 하늘은 저녁인데도 이렇게 푸르고 아름답구나.


얼마전 경북대 학술 아고라에서 강연을 한 사진작가 조성수 씨와 대화하는 자리에서 나는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냐는 요지의 질문을 했다. 조성수 씨는 그럴 것이라고 생가한다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내심 아마 필름 카메라가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사진가도 아니고 필름 카메라를 고집할 이유도 없다. 사진 찍는 게 아주 잘난 취미조차 아니니 굳이 필름 카메라를 옹호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내가 가끔 필름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보다 더 낫다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건 본전 생각 때문이 아닐까? 고장 난 F4와 이젠 거의 사용하지 않는 FM2와 아주 가끔 사용하는 콘탁스 G1. 이렇게 가지고 있는 카메라가 모두 필름 카메라이기 때문에 아쉬워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FM2는 시력이 나날이 떨어져 손으로 포커스를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다. 매년 배터리만 교체하고 있으므로, 배터리 교체가 귀찮아지면 눈앞에서 사라질 것이다. F4는 고치는 비용이 중고를 하나 구입하는 비용보다 더 들어 어디 박스 안에 잠들어 있을 것이다.
아이팟을 사고 나서부터 부쩍 아이팟으로 하늘을 찍는 일이 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바람에 이젠 팔지도 않는 터치폰의 카메라가 오래된 디카보다 더 낫다는 걸 알고는 주로 이걸로 찍는 일이 많아졌다. 이러다가 곧 DSLR을 갖고 싶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조차 드는 걸 보면 큰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