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겨울을 느끼면서.

  • 등록일
    2005/12/05 13:48
  • 수정일
    2005/12/05 13:48


나뭇가지엔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기차가 눈길을 달릴 때면 양 옆으로 하얀 눈보라가 날린다...

 

 


얼마 전에도 난 너를 찍었었지. 손가락으로 만져보니 넌 꽁꽁 얼어 있더구나. 그대로-

 

 

 

며칠 전에 물대포를 맞을 때만 해도 조금 춥다는 생각 말고, 딱히 겨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하얗게 쌓인 눈과 어느새 질퍽이는 거리를 걷다보면 갑자기 시간이 너무나 많이 흘러버린 것 같은 느낌에 너무 생소하기만 하다. 어쨌거나 12월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는데 나는 끈을 제대로 말아쥐지 못하고 놓쳐버린 느낌이다. 요 며칠 당장 내 눈 앞에 놓인 몇 달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를 두고 씨름을 했다. 너무나 의외로 일은 풀려 버리고, 그 고민은 내년 봄으로 연기되어 버렸지만, 어느새 나는 내 주변의 6개월, 1년밖에 보지 못하고, 이른바 정세라는 것에 대한 감은 온데간데 없어져 버렸음을, 우리에게는 최소 5~6년을 내다보는 시야가 필요하지만, 나 자신을 개인적 조건과 한계 속에 가두어 두고 눈을 들어 보기를 거부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본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솔직히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보다는 이왕 이렇게 된거 적당히 빨리 마무리해 버릴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들어차 있었음을 부인하진 않을 것이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구체적 분석. 유물론적 정세분석이라는 이름 하에 나는 그 때 가서 볼 일이라고 미루어 두지는 않았는지, 그 속에서 수동성을 강화시켜 오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제 2005년은 기껏해야 며칠 남지 않았다. 예전에 내가 자평했던 것처럼 창조적인 인간으로, 활발했던 노력가로, 문득 돌아가고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