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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미디어의 끈으로 연결한다

http://networker.jinbo.net/nw-news/show.php?docnbr=448 2004/02/03 제8호 세계를 미디어의 끈으로 연결한다 민중의 평등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기지 - 독립미디어센터 김정우 / 네트워커 patcha@patcha.jinbo.net 작년 9월 수많은 미디어 활동가들이 멕시코 칸쿤에 모였다. 5차 WTO(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 반대하는 민중들의 투쟁현장을 생생히 보도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독립미디어센터(Indyemdia Center, 이하 IMC)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돼 있다. 자본으로부터 소외된 노동자, 농민 등 민중들의 삶과 투쟁의 현장을 보도하는 독립미디어센터. <네트워커>는 칸쿤 미디어 활동단에 결합했던 사샤 콘스탄자 초크씨를 만나서 IMC의 역할과 의미 그리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네트워커: IMC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사샤: IMC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대안적 미디어센터를 지향한다.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를 저지하고, 민중들의 투쟁을 보도하기 위해 각국에서 모인 미디어 활동가들이 연대해 처음 만들어졌다. IMC 프로젝트는 제도권언론이 다루지 않는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여러 풀뿌리 사회운동을 알려나가는 대안 미디어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지역별, 국가별로 150여개의 IMC가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각각의 홈페이지들은 메인 홈페이지(www.indymedia.org)를 통해서 연결된다. 네트워커: IMC 프로젝트에 어떻게 결합하게 되었는가? 사샤: IMC 웹사이트를 통해서 누구든지 자신의 동영상이나 오디오, 기사와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다. 또한 IMC는 평등하고 민주적인 소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G8 정상회의, WTO 각료회의 등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민중들의 투쟁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IMC 활동이 조직되었다. 나는 미국의 자유무역지대 IMC와 칸쿤 미디어 투쟁단에 함께 결합을 할 수 있었다. 네트워커: 각 국가별, 지역별 IMC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 이렇게 자발적인 미디어 네트워크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샤: 상업미디어들을 포함한 제도권 미디어들은 실제로 거대 기업에 종속되어 있다. 또한 상업적 이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소외된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상업주의에 기반하지 않은 새로운 대안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필요했으며, IMC 프로젝트는 그 성공모델 중의 하나이다. 각각의 풀뿌리 IMC들은 지역별, 국가별, 도시별로 각각의 상황에 맞는 자신들의 미디어 센터를 만들고,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다. 내용적으로는 사회운동과 미디어 액티비즘의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활동을 넘어서서, 새로운 사회운동의 소통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IMC 프로젝트는 홈리스 운동, 토착민 운동 등 사회운동의 더욱더 깊은 영역으로 확대 발전해 나갈 것이다. 네트워커: 글로벌 미디어 네트워크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사샤: WTO 협상이나 자유무역지대협상의 문제는 각국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것은 일개 국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국가간 협상을 통해서 세계적인 흐름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국제연대를 통한 공동의 투쟁들을 조직하고 있는 것이며, IMC 프로젝트와 같은 대안미디어를 통해서 각국의 상황들에 대해서 알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약 50여명의 대안미디어 활동가들이 모여 국제지적재산권 체제에 반대하는 국제행동의 일환으로 세계지적재산권기구(이하 WIPO) 빌딩 앞에서 안티 WIPO 영상물을 상영하기도 했다. 이것은 기존 제도권 미디어를 통해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국제연대 미디어 네트워크 활동은 계속 강화될 것이다. 네트워커: 재정이나 운영의 어려움은 없나? 사샤: 정부에 의한 탄압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IMC가 있는 곳에서는 관행적으로 정부의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IMC 공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지만, 정부는 계속 방해한다. 지난 미국 마이애미에서 자유무역지대 IMC 프로젝트 활동을 할 때, 우리는 IMC 공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으나 경찰의 봉쇄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 5개의 소규모 기지로 나누어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미디어 활동가들은 현장에서의 경찰 공격도 조심해야 한다. 카메라가 부서질 수도 있으며, 소중한 필름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요즘에는 핸드폰을 이용해서 현장에서 곧바로 동영상을 올리는 기술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재정적으로 IMC 프로젝트는 거대 기업에 소속돼 있거나 광고를 통한 후원을 받지 않는다. 오직 전세계에 퍼져있는 수천 명의 독립적 저널리스트나 미디어 활동가들의 자발적인 연대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다. IMC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서 후원이 가능하다. 또한 IMC 프로젝트는 정형화되어 있는 구조가 없다. 따로 대표나 지도자가 없으며, 운영에 관한 결정은 누구나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공동의 논의구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 외에 인종의 문제, 예를 들어서 백인이 IMC 활동가들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것,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는 접근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 등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네트워커: 앞으로의 계획은? 사샤: 개인적으로는 미국 내에서의 빈민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 내에 빈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할리우드를 연상하며,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부유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빈곤의 문제도 굉장히 심각하다. 개인적으로 ‘1세계 안의 3세계’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 문제는 정치적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꿀 때에만 해결이 가능하다. 현재는 이 문제들이 가시화되지 않아서 별로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우선 미국의 빈곤문제를 세계에 알려낼 수 있는 미디어 활동이 필요하며,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이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네트워커: 마지막으로 한국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샤: 멕시코 칸쿤 미디어 활동을 통해서 한국의 사회운동과 미디어 액티비즘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한국 활동가들의 준비는 조직적으로 잘 이루어졌으며, 특히 현장에서 경찰들과의 충돌이 있을 때의 전략과 전술은 다른 해외활동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농민 이경해 열사의 죽음은 그곳에 모인 전세계 활동가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분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으며, 또한 칸쿤 투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공헌을 해 준 한국의 활동가들에게 감사한다. 앞으로도 연대활동을 통해서 계속 소통을 하고 싶다. ‘WTO 박살내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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