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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엽 선배의 시

파업집회 하지 말고 진탕 술 먹자

-파견법 국회통과를 기념한 축배를 들어라


/오 도 엽



파업을 하면 경제가 어렵다

이제 파업을 하지말자

집회를 하면 교통이 마비된다

이제 집회를 하지말자

비정규직 살리는 법 통과됐으니

이제 모두 비정규직이 되자

모두 비정규직 되는 걸 기념해

술이나 진탕 먹자

단 한사람도 빠지지 말고

온 나라 가득 비정규직 축배가 넘치도록

술병이 날 때까지

다음날 꼼짝 할 수 없도록

파업을 조직할 시간에

술을 먹고 한겨울 거리를 헤매다 감기가 걸리고

집회에서 촛불 바람막이가 된 종이컵에

술 넘치도록 따라 위장병에 걸리도록

반드시 다음날 일터에 가지 못할 지경에 빠지도록


파업을 하면 경제가 어렵다

이제 파업을 하지말자

집회를 하면 교통이 마비된다

이제 집회를 하지말자

진탕 술 퍼먹고

모두 집에서 앓아눕자

지하철 노동자 술병이 나 지하철이 멈추고

병원 노동자도 술병이 나 술병 난 사람 치료도 못하고

버스 택시 노동자도 술병이 나 거리가 한산하게

경제 어렵게 만드는 파업하지 말고

교통 마비시키는 집회하지 말고


비정규직 축배 들다 탈이나

공장에 갈수 없어 공장이 서고

은행에 갈수 없어 은행이 멈추고

도시가스 공급 멈춰 추위에 떨고

발전이 멈춰 암흑에 빠지고

거리엔 쓰레기가 넘치고

교사가 아프니 아이들은 거리를 떠돌고

공무원이 아프니 관공서가 꼼짝 못하게

기쁜 비정규직 세상 진탕 술을 먹자


무늬만 총파업 하지 말고

지치게 하는 집회랑 집어치고

모두가 미치도록 든 축배 진탕 퍼먹고

하루만

단 하루만

한 사람도 빠짐없이

술병이 나

병이 나

꼼짝없이 앓아누워

세상을 멈추고

단 하루만이라도

노동자 앓아누우니

세상도 앓아눕는다는 걸

끔찍이 경제를 챙기는 자본에게

끔찍이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에게

보여주자

보여주자

단 하루만

앓아누운 노동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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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본 적도, 이야기 해 본 적도 없는 그러나 정말로 훌륭하다고 느껴지는 동아리 선배. 하지만, 부끄러워서 만나 볼 엄두도 못 나게 되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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