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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하나 더 -"술잔을 들고"

국운은 이제 다했는가 에 이어 한시 하나 더 올립니다.

요즘 정세에 비추어 뜬금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술잔을 들고


                                                         장선


[가화군 소졸로 있을때 병으로 부회에 참석치 못하고]


수조가 노랫가락

술잔 들고 듣는데

취한 낮술 이제 깨었으나

시름은 아직 깨지 않는구나

봄은 가는데 언제 돌아오나

저녁 거울 앞에 앉아

흐르는 세월 한탄하며

지난날을 부질없이 회상한다


모래밭에는 비둘기들 정답고

연못에 땅거미 지는데

구름 사이로 달이 뜨자

미풍에 꽃그림자 어른거린다

겹겹이 주렴으로 등불을 가려

바람은 설레이나 인적은 고요하구나

내일 아침이면

떨어진 꽃잎이 길에 가득하겠지


장선. 990~1078

절강성 사람으로 악부에 능했으며 만년에 향리에 은거에 항상 편주를 띄우고 낚시를 낙으로 살았다. 당대의 유명한 시인이었다.


96년 가을 그때 나는 ‘국운이 다했는가’가 절절했다면

당시를 함께 살아냈던 그 선배는 이 ‘술잔을 들고’가 절절했었다.

마지막 구절 ‘내일 아침이면 떨어진 꽃잎이 길에 가득 하겠지’ 하던

그 목소리,

표정,

눈빛,

길게 내뿜는 탄식, 탄식, 탄식.

아 어떻게 그 암담함을, 그 암울함을, 그 절망을 잊울수 있으랴.

이제 8, 9년의 세월이 흘러

그 때의 그 사람이

다시 대중앞에서

9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마이크를 잡고서

평등사회 건설과, 노동해방 쟁취를

목메어 외치니

그동안의 회한을 어찌 다 말할수 있겠는가.

죽은 종배형 생각이 더욱 간절하달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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