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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에 의해서든 타인에 의해서든
그게 실수였다 하더라도
사적 영역이 드러났을 때
미칠 것 같은 원망에 사로 잡히게 된다.
그리고, 때론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누군가와 은밀하게 만들어진 어떤 일이
머리속에서 너절한 흔적을 지우지 못한 채
서성이고 있을 때
이건 있었던 일도 아니고, 없었던 일도 아닐 때
불쑥 불쑥 미친다.
그런 와중에,
홀로 그 너절한 속들을 챙겨넣고
가방을 단도리하는데
잠궜다 싶으면
어느새 또 열려서 흐느적거리고
엷어졌다 싶은데
어느 순간
어떤 자극에
강력하게 되살아 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또 산다.
그럴때, 가장 큰 힘은 자신이다.
스스로 야단치기 말고
보듬어 주며
자신을 위한 자신의 정치를 결정하는 거다.
이럴 때 정말 필요없는 것이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이다.
결정하면,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나 아닌 그 누군가도
나처럼
그렇게 가방을 잠가보려고 애쓰고 있는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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