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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다솜 공부방은 기차길 옆 공부방

  • 등록일
    2004/09/09 14:46
  • 수정일
    2004/09/09 14:46

인천 만석동에 위치한 오래된 기차길 옆 공부방.... 푸른영상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제가 인천에 있을때 인천 인권영화제에 관여를 좀 해서 1999년도 인천 인권영화제에서 푸른영상에서 만든 인천 만석동... 대우중공업과 만석동 부두를 오가는 기찻길 옆 공부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곳 사람들의 일상 그리고 그 곳 사람들의 번뇌를 뼈속 깊이 각인할 수 있었던 다큐멘터리 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상근하였던 사무실이 인천 송림동이라 그리고 멀지 않아 기차길옆 공부방을 가보았답니다.)와 흡사한 오산 다솜공부방(놀이방)은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이들의 보금자리입니다. 

 

오산 다솜공부방에 오는 아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저마다 참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됩니다. 저마다 가슴 속 멍을 갖고 사는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 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부방 선생님 눈에 비친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선생님은 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때론 기뻐하고 때론 슬퍼하며 동고동락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이야 다 한결 같지만 아이들의 장래 현 아이들이 밝게 자라지 못하는 모습에서 하루하루 번뇌를 쌓아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음이 짠합니다. 이 곳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자신의 목표 속에 삶을 영위하여야 하나 아이들에겐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습니다. 늘 불안과 초조 그리고 자신앞에 놓은 거대한 암초에 좌초하며 삶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마음이 아픕니다. 이 곳 아이들의 사연을 모아 놓으면 아마 눈물로 강과 바다를 이룰 것입니다.



나란 놈에게 되물어 보았습니다. 넌 참 행복한 놈이구나.... 무엇이 부족하여 그리 번뇌하냐... 행복에 겨워 투정부리는 것은 아닌지... 이런저런 잡생각이 듭디다. 그리고 신영복 선생의 글귀가 떠오르면서 뇌를 강타 하더군요..."사람이 너무 호강하면 저밖에 모른단다 남하고 사는 세상인데..."

 

오산 다솜공부방은 내가 살아가면서 잊고 지낸 사람들... 늘 아래를 보면서 살겠노라 생각하였건만 난 그러질 못하였음을 오산 다솜공부방에 와서 느끼꼈고,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어디라고 숨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다솜 공부방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아이들 하나하나의 사연을 들으면서 세상에 아직도 이리 어려운 사람들이 우리 주변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내리사랑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걱정... 아이들에 대한 작지만 소박한 소망을 들으면서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가슴을 줘 짜더군요...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들을 수 없는 이야기 입니다. 술을 먹고 듣는데... 술 잔이 왜이리도 투명한지... 눈가에 이슬이 송글송글 맺더군요...

 

아~~ 참 세상이리도 아름다운데 아이들에게 비친 세상은 어떨까... 다들 외적으로는 강한척 하지만 부모의 사랑이 부족해 늘 공부방 선생님에게 응석을 부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에 목말라 했으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공부방 선생님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떠단 아버지가 내가 이 곳에 머물고 있을때 아이를 찾아 왔습니다. 아이는 아버지가 사준 크레파스, 공책, 스케치북을 들어 보이며 자랑하는 모습에서 아이가 얼마나 다른 아이들에게 이토록 자랑하고 싶었을까?  생각이 되더군요. 또 아버지와 이별은 하지만... 아버지가 찾아와 아이에게 사준 선물은 아마도 이 아이들에겐 희망을 보따리였을 것입니다. 그날 그 아이는 아마도 천국행 기차표를 받았을 기분이겠지요... 천국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세상 최고의 것을 지칭하는 단어로 손색이 없다고 봅니다.

 

어제는 한 아이가 이혼 한 어머니를 만났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아이와의 약손인 롤러브레이드를 사주었다 봅니다. 이 곳 공부방엔 롤러브레이드를 신고 올 수가 없지만 그 날만은 그 아이가 아이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시간을 공부방 선생님이 특별히 봐줘서 아이의 해맑은 미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참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살아야 할 아이들이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갖고 하루하루 산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렇다고 내가 무엇하나 해줄 수 없고, 참 답답함만 느끼며 한숨을 휴~~~~~~~~~쉬어 보았답니다.

신이 있다면 왜 이렇게 불공평한 세상을 만들었는지 따져보고 싶더군요.

 

이 곳 아이들은 우리가 쉽게 결손가정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지 않고 부모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결손가정입니다. 부모의 이혼, 아버지의 알콜중독,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 등 다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아이들입니다. 이 곳 아이들은 다들 한가지씩의 가슴 아픈 사연을 치유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학교,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은 그 아이들이 가슴 아픈 사연을 딛고 잃어서기엔 사회의 시선은 따스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에 대한 편견 또한 이 아이들이 가슴속 깊이 응어리진 멍을 치유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언론과 매스컴에서 연말만 되면 불우이웃에게 따스한 사랑을 이라는 연례행사를 일상행사로 전환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이 아이들이 밝게 자신의 삶을 가꾸어 나가기를 바램해 봅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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