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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겨울 비가 모처럼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

  • 등록일
    2004/11/11 09:55
  • 수정일
    2004/11/11 09:55

아침 용역사무소를 나갔다가 보슬비가 내려 일거리가 없는 관계로 오늘 하루 공쳤다.

비가 내리는 날... S.E.N.S 의 투명한 음악 첫번째 테마음악인 "사람과 시간과 바람 가운데"와 열두번째 테마음악 "heaven's song"을 듣고 있다.

 

보슬비가 내리는 이 아침 캄캄한 공간에서 노래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잔잔해지는게 참 평한하다. 모처럼 즐기는 나만의 시간이다.



 

아침 늘 일어나면 부산하게 용역사무실을 나가기 위해 헐레벌떡 화장실로 달려가 고양이 세수를 하고 양치한 후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나가는 그런 일상만을 겪다 아침에 여유와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얼마만 인가?

 

내가 듣고 싶은 음악도 맘껏 들어놓고 흐른 겨울하늘을 바라보며 아 내가 살아있고, 2004년 겪였던 또다른 시작에 한복판에 홀로서 있음을 직시한다. 

 

이 아침 조용히 나에게 물어본다.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무엇때문에 지금의 길을 걷고 있는지를... 조용히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난 삶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 길에 대해서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내 인생 조용히 다스려보려는 오만을 떨쳐버리기 위함이다. 세상을 조금 알고 있었다고 자만하였던 나를 책망해 본다. 지금 정작 나를 돌아보고 노동을 하면서 난 알맹이 하나 없는 허상만을 쫓아서 살아왔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였지만 이 열심히라는 것은 나만의 자만이었다.

 

참 부족한 내가 욕심과 허영심에 사로잡혀 살아왔음을 하루하루 지금 하는 일에서 느끼고 배우고 있다.

 

부족한 내가 앞으로 일을 걱정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나에게 주어질 내일이라는 미래에 충실하기 위해 오늘에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다짐 또한 해본다. 그러나 사람인지라 이 다짐이 공염불로 흐르지 않을까? 약간의 두려움은 있지만.... 난 더 이상 이제 혼자가 아님이 반갑다.

 

외로웠고, 누군가의 손이 절실했던 나에게 그 외로움과 누군가의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이 있는 오산에 내려왔기 때문이다. 말없이 묵묵히 들어주고 배려와 나눔으로 넘쳐흐르는 곳... 늘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 삶에 충실하다면 그 배려와 나눔에 나 또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아침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아 정말 흐린 겨울하늘... 여유를 가져보며... 나에 대해 또한번의 지껄임을 해보았다. 이제 살면서 나를 되돌아 볼 시간을 많이 갖고자 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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