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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좀 알 것 같다.

뻐꾸기님의 [평양에 다녀오다] 에 관련된 글.

   지난 해 봄 평양에 다녀온 뒤 북한 보건의료 현실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졌다.  철도성 병원의 위생방역사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데 대한  방문보고서를 쓰면서  다리만 만지고 나서 코끼리에 대해서 말하는 기분이었다.  그 다리를 만져본 사람도 별로 없다면 보고의 의무가 있다는 생각으로 그 보고서를 간신히 마무리했다.  

 

   마침 그 때 아주남북한보건의료연구소의 과제공모 공고가 났고 작은 연구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북한 예방의학 학술지 원문을 수집하는 과정은  참으로 지난했다.  북한 과학기술 네트워크에 연구계획서를 보내고 통 사정을 해 보았지만 한꺼번에 자료를 줄 수는 없고 하루에 8편씩만 제공하겠다는 답변이었다.  그 이유는 혁명의 위대한 지도자 누구 누구 등으로 시작하는 서론의 문구를 삭제해야 자료공개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한꺼번에 주면 그 쪽 담당자의 업무량이 폭주하기 때문인 듯 한다.  

 

  연구보조원인 투덜이가 고생 좀 했다. 매일 8개씩 신청하느라.  자료수집을 연구기간내에 마치지 못해서 연구기간을 두 달 연장했고 지난 주 내내 이 작업에 매달린 결과 오늘 논문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논문은 3월 중 남북한 보건의료라는 잡지에 게재 예정이다.   .  

 

  이 연구결과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자신은 별로 없지만 적어도 북한 이탈 주민들의 증언과 같은 경험적 근거들에만 의존한 다른 논문들과 비교해보면  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진다.  생산적인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  또  누리가 엄마가 논문쓰는 것을 지켜보며 에이포용지로 스무장 분량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엄청난 존경을 표시해서 매우 보람이 있었다. 

 

 

그건 그렇고,  아, 이제야 좀 알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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