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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배치전 건강진단 5명을 했다. 마지막 수검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괄호안은 나의 질문이다.
(2015년 검진 때보다 청력검사 결과가 더 나빠지셨어요, 귀마개 착용은 잘 하셨나요?) 잘 하고 있어요. 요즘엔 그거 안 하면 일 못해요. (그럼 왜 그럴까요? ) 어제 잠을 못 자서 그런가봐요. (피곤하면 감각기능이 일시적으로 좀 떨어질 수 있기는 해요. 평소에 잠을 잘 못 주무세요?) 아니 오늘 검진하는데 어제 술마시면 안될 것 같아서 술을 안 마셔서 못 잔 거예요.(잠이 안와서 술을 드시는 거예요?, 그런지는 얼마나 되였어요? ) 매일 술 마신지는 한 십 년 되었죠. (그럼 술을 안 드시는 날도 있나요? ) 한달에 한 두번 술을 안 마시는 날도 있어요. 바빠서요. 곱배기를 타니까요. (곱배기를 타는 게 뭐예요?) 한달에 한 두번은 한 번 출근하면 다음 날 퇴근하거든요. (왜 그런 일정으로 일을 해야 하지요?) 보통은 주간에는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하는데 다음 가다(교대조)가 쉬는 날을 만들려면 한 가다는 곱배기를 타야하는 거예요. 곱배기는 탄광공사시절에 만들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MB가 만들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MB가 왜요?) 경부고속도로 공사할 때 현대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빔 보강공사도 안 하고 쌀 한가마니 더 줄 테니 들어가라 했다고 하던데요. 지금은 많이 나아진거죠.
2014년 이직한 뒤로 이 병원에서 터널작업자들을 수십명은 검진을 한 것 같은데, 내가 파악한 근무일정은 주 6일 12시간 맞교대 월 2일 휴무 였다. 그런데 월 2일 휴무를 위해서 월 2회 곱배기를 탄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니.
한편 이 분은 드물게 3년만에 다시 검진을 하러 왔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대부분 건설현장따라 그 인근 병원에서 검진을 받기 때문에 다시 올 확률이 매우 낮다. 그래서 검진을 할 때 표면적인 상태파악만 가능하다. 건설업종사자에게는 직종별 건강진단이 필요하고, 전국 어디서나 자신의 과거 검진결과를 조회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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