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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사: goo.gl/668Orj
박사과정 김자영 선생과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논문이 지난달 25일 직업환경건강 국제아카이브(IAOEH)에 출판되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칼 문테너 교수님, 이화여대 이주희 교수님과 함께 쓴 논문인데, 그 논문에 대한 내용이 오늘 경향신문 1면과 6면에 특집 기사로 나왔습니다.
기존의 외국 연구들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파서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 (병결)이 낮게 나타난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었습니다. 직관적이지 않은 결과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에 비해서 건강이 더 안 좋다는 것은 정리된 사실인데, 병결이 더 적다는 건 이상하지요.. 복지가 잘 되어 있는 외국에서는 다른 의미이겠지만, 한국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프지 않은 게 아니라 임금이나 고용불안으로 인해 아파도 쉬지 못하고 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얼핏 당연한 이야기처럼 보이지요. 그런데, '이 당연한 이야기를 어떻게 양적 연구로 설계하고,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하고,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가 제게는 오랜 고민이였고, 이 연구가 시작한 지점었습니다.
오랫동안 그 고민을 하다가, 아파도 참고 일한다는 프레젠티즘을 생각했고, 비정규직 고용형태와 병결, 프리젠티즘을 함께 분석하는 논문을 썼고, <Who is working while sick? Nonstandard employment and its association with absenteeism and presenteeism in South Korea>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했습니다.
경향신문에서 저희 연구 결과표를 아예 번역을 해서 붙여 주었습니다. 논문의 구체적인 결과가 궁금한 분은 경향신문 6면에 나온 기사 (
goo.gl/Gt3MxK)를 보시면 됩니다. 사용한 설문지, 데이터와 관련해서는 또 다른 기사 (goo.gl/6LT71x)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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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Health 연구로 신문 1면에 이름을 내놓은 1저자 박사과정 김자영 선생님 축하해요. 많이 자랑스러워했으면 해요.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419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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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놓을 수 없는 이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제 자신에 대한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를 잊지 못하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는 것일까.
제게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제 자식들이 살아가야 하는 한국 사회에 또다시 재난이 터지는 것입니다. 어느 날 세월호가 아닌 다른 이름을 가진 여객선이 평형수를 빼고 과적한 채로 바다 한가운데서 침몰하고, 선장과 선원은 승객을 놔두고 도망가고, 해경은 승객을 구하지 않는 상황이 다시 벌어지는 것입니다. 그 배에 제가 사랑하는 이들이 타고 있는 상황이 저는 무섭습니다.
세월호 참사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한국에서 벌어진 여러 재난들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삼풍백화점 참사와 성수대교 붕괴에 대해서, 서해 페리호 침몰과 대구지하철 참사에 대해서요.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놀랄 만큼 관련 기록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재난이 어떻게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앞으로 그런 재난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알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재난 당시 떠들썩했던 여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잠잠해졌고요.
단지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죄가 없는 수백 명의 목숨을 한순간에 빼앗아간 그 재난에 대해 한국 사회는 면밀히 조사하지 않았고, 그래서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고, 그래서 무엇도 바꾸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2014년 4월16일이 한국 사회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2016년의 한국 사회가 두렵습니다. 이제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갑자기 멈추고 어디에선가 연기가 날 때, 승무원의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따를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모두들 강제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갈 거예요. 그 지시를 따르면 어떻게 되는지 모두 잘 알고 있으니까요.
또다시 어디에선가 배가 침몰했을 때, 아무런 이득을 바라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민간잠수사는 이제 없을 거예요. 그렇게 자신의 생명을 내놓고 사람의 목숨을 구하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두 잘 알고 있으니까요.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매일매일 그렇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한국 사회는 재난 이후 매일매일 퇴보했습니다.
살아남으려 모든 것을 한 아이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그 무책임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입니다. 저는 지난 1월부터 생존학생 실태조사를 책임연구원으로 진행하면서, 세월호 특조위가 활동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특별법이 발효되고 8개월이 지난 뒤에야 예산을 받고 직원을 뽑을 수 있었던 그 조직에서, 무엇도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증인들을 대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 없이 두 차례 청문회를 진행했고, 부족한 예산을 아껴가며 유가족과 다른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실태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아니었다면 알 수 없었던 진실이 하나둘 세상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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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 ‘강제 종료’ 행정절차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세월호에 실린 화물 중 410t이 제주해군기지로 가는 철근이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참사가 발생하고 2년 만에 처음 듣는 이야기였습니다. 과적 때문에 침몰한 배이지만, 그 철근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배에 실리게 되었는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제대로 조사하고 면밀하게 기록해야 하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가라앉는 배에서 울려퍼졌던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에 대해 자주 생각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바보같이 착한 학생들이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다가 죽었다고 한탄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학생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함께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를 고민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배와 관련해서는 선원들이 전문가니까 그들의 말을 믿어야 한다며 무서움을 견디며 움직이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침몰하는 배 안에서 가만히 있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이었을까요. 선원들이 배에서 탈출하던 그 시각에 학생들은 서로 구명조끼를 찾아 입혀주고, 친구들이 밟고 올라갈 수 있도록 자신의 어깨를 내밀었습니다.
생각만으로 목이 메지만, ‘제 딸아이가 세월호를 탔다면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아닐 거예요. 아닐 겁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경험이 많은 어른들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 배에 탔던 아이들은 그 상식을 지켰다는 이유로 죽었습니다.
제가 맡은 세월호 특조위의 생존학생 실태조사 연구는 6월 말에 끝납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친구를 잃은 상처와 그 상처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이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지난 2년을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동안 많이 괴로웠습니다. 10년 뒤 제가 또 다른 특조위 연구를 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대 국회만 할 수 있는 일
세월호 참사를 우회하고는 우리의 다음 세대가 살아가야 할 안전한 대한민국은 불가능합니다. 이 문제는 진보와 보수가 대립할 영역이 아닙니다. 어떤 사회를 꿈꾸든, 그 사회 구성원이 살아남아야 가능한 것이니까요.
한국 사회는 비극으로만 기억되는 기존 재난들과는 다른 이름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만들어진 특조위가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이 밤낮으로 조사한 결과물을 제대로 검토하고 기록해야 합니다. 만들어진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문을 닫는 조직으로는 그 중요한 임무를 다할 수 없습니다. 제20대 국회에 세월호 특조위 활동 연장을 부탁드립니다.
작년 5월에 진행했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연구가 1년동안의 작업을 거쳐 2편의 논문으로 나왔다. 첫번째 논문은 쌍용자동차 사례를 이용하여 정리해고가 노동자들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 연구이고, 두번째 논문은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해고 이후 6년동안 어떠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겪었는지에 대한 연구이다.
조선산업에서 거대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있을 것이라는, 이미 경남지역 조선업 하청업체들이 줄도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2편의 논문들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안에 대해 말하고 있지는 못하다. 다만, 한국사회에서 정리해고가 노동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논문 1.
<해고자와 복직자의 건강비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례를 중심으로>
박주영, 윤재홍, 김승섭 (보건과 사회과학, 제41집, 2016, pp 61-97)
[쌍용자동차_해고자와 복직자 건강비교_보건과사회과학_2016.pdf (367.75 KB) 다운받기]
논문 2.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와 미끄럼틀 한국사회>
이승윤, 김승섭 (한국사회정책, 제 22권 제 4호, 2015, pp73-96)
[쌍용자동차정리해고_미끄럼틀한국사회_한국사회정책_2015.pdf (761.07 KB) 다운받기]
덕분에 그동안 마음에 있던 이야기들을 정리된 형태로 세상에 내보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비정기적으로 기고는 하겠지만, 최소 2년정도 연재를 쉬려고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마음에 글이 다시 차오르면, 그리고 그 때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한번 용기를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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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21 연재 <우리가 몰랐던 아픔>
http://h21.hani.co.kr/arti/SERIES/212/
1. 더 위험할수록, 더 약한 네가
2. 한국을 떠나면 나도 소수자
3. 그들의 안전이 보이지 않는다
4. 위험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5. 고용불안이 건강을 잠식한다
6. 수감자의 아픔도 아픔이다.
7. 동성애 전환치료, 위험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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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이언스온 연재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
http://scienceon.hani.co.kr/?mid=media&category=257825
1. 태아기 경험이 평생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
2. 로제토 이야기, 당신의 공동체는 안녕하신지요
3. 동성결혼 불인정은 성소수자 건강에 어떤 영향 끼치나
4. 누가 폭염으로 인해 숨지는가
5. PTSD, ‘설명없는 치료’의 딜레마에 빠지진 않았나요?
6. 모두 총기를 소지하면, 안전해질 수 있을까
7. 말하지 못한 내 상처는 어디에 있을까
#1. <더 위험할수록, 더 약한 네가>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0613.html
#2. <한국을 떠나면 나도 소수자>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0770.html
#3. <그들의 안전이 보이지 않는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09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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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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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합니다. 어제 이것과 관련된 내용이 KBS1에서 방영 되었어요.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아픈 내용이더군요. 4살 밖에 안된 아동마저 어머니의 노동을 돕는 모습이, 거기다 출생신고가 안되어 학업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신발을 살 돈이 없어서 맨발로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 할머니와 손자도 나왔고...참! 근데, 지난번에 제게 쓴 진철의 답글이 안보이네요. 혹시 비공개로 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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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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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답글을 썼는데. 저도 지금은 안 보이네요. 어찌된 건지. ㅎㅎ 지금은 안암 고려대 캠퍼스에 있어요. 7월만 지나면, 조금 한가해질 것 같아요. 안암 오실 때 알려주시면, 커피라도 한 잔 같이해요^^부가 정보
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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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안암도 가까우니까 지나가면 연락 할게요. 그럼 7월이 지나야 볼 수 있나요?부가 정보
subsu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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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지금 프로젝트 하는 것과 일본 세계심리학회 가는 게 지나고 나면, 조금 나을 것 같아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