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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당신이 여행을 가다 길에서 혹

한 소년을 만나거든

그 아이 사과를 훔쳐먹고 있거든

그리고 귀먹은 노인 한 사람

아코디언을 켜고 있거든

기억해 다오 내가 바로

그 소년, 그 사과, 그 노인인 것을

 

 파블로 네루다 <아직도> 중, 1969. 7월

 

 그럴려고 무척 노력하지만, 아직도 놓지는 것이 참 많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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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10

몇 번 치료를 받으러 오지 않아 모두를 걱정시켰던 아이가 어제는 옆방 의사 선생하고 세시간 동안 진료를 위장한 수다를 떨더니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인사를 하고 간다. 낙천적이고 영리한 아이가 요새 일이 많이 힘든가보다고 다들 그런다. 나는 아직 실사를 나가보지 않아서 그 일이 어떻게 힘든지 실제로는 모른다. 치료를 받으려면 일이 끝나는 새벽부터 예약시간까지 자지 않고 버텨야 겨우 시간에 맞춰 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야되는 시간에 자지 않았기 때문에 그날 하루도 꽤 피곤한 날이 될 거라는 것, 사랑니를 뽑은 날도 푹 쉴 수 없다는 것, 제 때 이를 닦는 것도 썩 쉽지는 않은 일이라는 것, 그런 것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도 가끔 그녀들이 생각나고, 그녀들에 관해 얘기하고, 그녀들이 어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도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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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28

하고 싶은 말이 조금씩 생겼다. 머리 속에 담아 두면 잊어버릴 것 같아서 블로그를 만들었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말들만을 하는 버릇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길고 아름다운 은백양의 숲이 끝난 한동안은 말을 하지 않았던 적도 있다. 이젠, 좀 강물처럼 말할 수 있을까.

 

난 아직도 처음이고, 그러나 지금은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고, 그리고 너무 쉽게 감동하지 말고 길게 가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일이라는 걸 느낀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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