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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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를 만들었다. 집에서 음식 만들어본 건 오랜만. 명란젓 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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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전이 칼럼에서 강남역 여성혐오살인사건 당시 남성들의 발화에 빗대어 자신은 장애인차별의 가해자라고 썼다. 잠재적 가해자가 아니라 확실한 가해자라고. 무엇을 '가해'라고 하는지 모호했지만 곰곰 생각해보게 만드는 문장이었다. 한 사회가 만인의 삶을 위해 쓸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을 때, 삶에 필요한 역량/기능을 발달시키는 데 필요한 자원을, 비장애인에게 우선 배분하는 만큼 장애인들로부터 빼앗아오는 것임을, 누스바움의 역량이론을 통해 설명해볼 수 있을까? 누구나 밥을 먹고 친구를 사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장애인에게 배분되어야 할 자원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오히려 '시혜'인 것처럼 여기게 만들고 있으니. 

#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사겠어. 소설을 읽어야겠어. 그리고 책을 다시 정리했다. 국민도서관에 맡길 요량으로 정리하니 무엇을 보관하고 무엇을 비울지 판단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졌다. 사놓고 안 읽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도 새삼 확인했다. 책꽂이에 읽은 책과 안 읽은 책의 칸을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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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래시>는 지금 한국사회를 살필 수 있는 몇 가지 참조점을 제공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책은 분석보다 기술description에 가까운데, '이것은 백래시인가 아닌가'라는 형식의 질문이 계속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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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지수. 지역별로 평가하는데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많고 제조업체 수가 많은 것이 평가 기준 중의 하나라고 한다. 범죄발생과 상관율이 높기 때문. 이렇게 빈곤을 범죄화하다니, 혀를 끌끌 찼는데. 재난안전연구원의 지적에 뒤통수를 맞았다. 울산은 제조업체가 많지만 범죄는 많지 않다고. 즉 가난한 사람들이 범죄에 더 취약하고 피해를 당하기 때문에 상관율이 높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곱씹게 하는 지적. 안전지수는 여전히 문제가 있는 듯하지만. 

# ㄴ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내 얘긴지 네 얘긴지 구분도 안 되는, 어쩜 이리 비슷한지. 심지어 단체 안에 비슷한 사정까지. 힘든 한해를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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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봤다. 바지락이 어찌나 싱싱해보이는지 메뉴를 급 변경. 미나리 얹어 시원하게 먹었다. 냉이된장비빔밥도 괜찮았어. 

# 조직의 민주주의. 위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위계가 고정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다. 대체로 조직 내 민주주의가 쟁점이 될 때는 누군가의 두드러진 역할이 권력화하는 때다. 그래서 두드러진 역할뿐만 아니라 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환기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된다. 역할의 모습은 다를지언정 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어떤 권한이나 책임, 누군가 맡게 되는 역할을 항상 모두가 1/N로 나누어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강조되어야 할 것은 비교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이다. 그 다른 역할이 고정되어 불변의 것이 되어버릴 때 문제가 시작된다. 누구든 때로는 글을 쓰고 때로는 돈을 모으고 때로는 청소를 하는 등 구성원들이 다른 역할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조직의 매력 아닐까? 모두가 1/N이 되는 조직을 지향할 것이 아니라 위계가 언제나 유동하는 조직을 지향해야 하는 것 아닐까? 누군가의 의견이 과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문제라면 그의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입이 들썩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일 것이다.  

.9.

노란리본인권모임을 시작해서 참 다행이다 싶은 때가 여러 번. 평가 논의를 정리하고 다시 방향을 세워보려고 하니 작년보다 훨씬 여유가 생겼다는 걸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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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타로 강좌는 마더피스 스프레드였다. 10번 궁의 자리에 검4가 있었다.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서라도 혼자 있는 시간과 그럴 수 있는 거리가 필요한 때. 

.7.

아침에 일어나면서야 보인 그림. 들리지 않았거나 이해하지 못했던 이야기. 패턴. 힘든 티는 내는데 뭐가 힘든지 말하지 않아. 그래서 눈치보게 되고 불편해. 마음을 내서 호의를 베풀어. 모르거나 당연하게 여겨. 심지어 평가하거나 서운하다고 해. 그럴 때 두드러지는 화법 또는 들리는 방식. 이만큼 힘들어+어떻게 그럴 수 있어?+그만큼밖에 못해? 순환. 큰 그림이 보이고 나니 어디에서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찾을 수 있을 듯했다. 고마운 식구들. 

.6.

ㅅ과 이야기 나누다 떠오른 한해의 목표. 제정신 찾기 또는 멘탈 채우기. 나를 더 들여다보고 챙겨야겠다는 거. 그러나 뒤늦게 문득. 언젠가부터 오히려 나만 보였던 건 아닌가? 예전처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지 않은지는 꽤 된 듯. 여유도 없는데 남들 먼저 봐야 한다는 생각에 애쓰기는 했으나. 볼 수 없었던 것인지도. 새삼 목표를 가져볼까 싶다. ㅇ이 말하듯 설이 있으니까. 여튼 정비 또는 리셋은 필요하네, 나에게. 

.5.

# 약을 안 먹어도 괜찮다는데 약을 먹어야 금연 성공으로 인정된다는 우스운 상황이라니. 

# 말 꺼내기를 잘했다. 궁금해하며 불안해하는 것보다 직면하고 나니 보이는 방향. 편의점 나가서 얘기 마저 하기를 잘했다. 나의 상태도 보게 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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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질적인 금연중단 위기. 사무실에 혼자 있는데 우연히 눈에 들어온 담배갑. 그간 넘길 수 있었던 흡연충동이 피우고 싶은 마음이었다면 이번엔 피워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달까. 화들짝 놀람. 역시 금연이 그리 쉬운 게 아니었다. 할 만하다는 얘기 조심해야지. 흐. 

# 영화 <1987>의 주요 인물이 모두 남성인 걸 비판하는 글을 봤다. 영화 <2017>을 만든다면 여배우는 몇 명이나 어떻게 등장할까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동시에 떠오른 의문. 2017은 영화가 될 수 있을까? 1987과 같은 서사가 있다면 주연이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아닐 것만 같은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 

.3.

심리상담을 받아야겠다. 언젠가 한 번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게 지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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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식년에 대해 같이 얘기해보자고 말은 먼저 꺼냈으나 얘기할 마음의 준비는 안 된 터라. 

# ㄷ은 만족감(뿌듯함)을, ㅁ은 평온함을 바란다고 했다. 나의 소망은 거리감? 

.1.

한 해를 결산하고 보니, 작년에 300만 원 가까이 까먹었다. 비상식량처럼 있던 잔고가 바닥. 활동을 시작하면서 한달 120만 원 이내에서 살자고 마음 먹었다. 물가상승률도 있으니, 이제 150만 원 정도. 활동비보다 지출 규모가 큰 듯해도 어찌저찌 들어온 만큼 쓰면서 지냈는데 작년엔 너무 많이 썼다. 꽤 오래동안 어렵지 않았는데 조금 자신이 없어지네. 수입도 걱정, 지출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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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1 17:11 2018/01/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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