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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반올림'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가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사과했다. "(반올림이) 유가족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유가족 여러분과, 오랜 기간 유가족의 곁에서 함께 해주신 반올림 구성원 여러분께 고개숙여 사과 올린다. 죄송하다." 
사과는 마땅하다. 그러나 부족하다. 양향자는 반올림이 유가족의 곁에서 유가족을 위해 활동해왔다는 자명한 사실을 뒤늦게 수긍했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사망 문제"의 피해자로서의 유가족과 피해자 지원단체로서의 반올림을 인정했다. 그러나 유가족이 피해자이기 이전에 권리의 주체임을, 반올림이 피해자 지원단체이기 이전에 연대의 주체임을 보지 않고 있다. 권리를 찾기 위한 조직으로서의 노동조합과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으로서의 시위는 누구나 누려야 마땅한 권리다. 만약 그가 이것을 이해했다면 그의 사과는 자신의 발언이 그저 '부적절한 발언'이 아니라 누군가의 권리를 부정하는 발언이었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부족함은 양향자의 것만이 아니다. 그가 속해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부족함이다. 정확히 말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 즉 정치의 이념이다. 그러니 내가 부족하다 말다 평가할 것이 아니다.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내가 만들고 싶은 세상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며 다른 정치를 고민해야 할 숙제를 확인할 뿐이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에서 야당은 진보/개혁진영의 한 축이었다. 그들은 한국사회의 변혁을 도모한 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수/반동진영과 똑같지도 않았다. 노동과 관련된 입장에서 차이가 없어진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 이미 확인되었다. 그런데 촛불 이후 시작된 조기대선국면에서 다시 큰 변화가 확인된다. 사드배치 관련 입장에서 드러나는 분단체제/화해협력에 대한 인식의 후퇴, 차별금지법 제정 '나중에' 입장에서 드러나는 시민권/평등에 대한 지향의 포기. 야당이 어떤 훌륭한 정책을 제안하든 이념적 수준에서의 변화를 만회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지금 스스로 어떤 역사적 선택을 하고 있는지 그들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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