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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쁜 안전관리자

* 이 글은 뻐꾸기님의 [공장의사의 하루:고생보다 더 중요한 교육은 없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공장의사의 하루에서 소개했던 두번째 사업장 이야기.

그  안전관리자는 꼭 필요한 말만 하는 편이다.  그 사업장에 가면 먼저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건강상담을 하는데 같이 밥을 먹는 동안 한 마디도 안 한 적도 있다. 그날 나도 우리 간호사도 한 마디도 안 했는데 모처럼 평화로운 점심식사로 기억에 남는다. 그는 날씨가 좋다는 말 정도는 할 법도 한데 업무이야기 할 때 말고는 입을 열지 않는다.



  평소에도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는 그를 보면 흐뭇했지만 이번에 보건관리 서류를 점검하면서 보니 더욱 더 마음에 든다.  그는 내가 지난 번에 방문하여 권고한 사항에 대해 바로 그날 생산팀과 협의하여 조치를 취했다. 손목 건염이 있었던 작업자에 대한 작업전환이 처리되었고 그 작업에 대하여 손목에 가해지는 힘을 줄이기 위한 보호구를 지급했으며, 요통이 심했던 작업자는 허리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른 작업과 번갈아 가며 일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사람 보면 정말 이뻐 죽겠다는 말을 아니할 수 없다(절대로 그가 훤칠한 미남이라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난 키가 작고 마르고 수다를 잘 떠는 남자를 좋아한다^^)

 

  그런데 내 칭찬을 쑥쓰러워하며 듣던 그의 얼굴 표정이 어두워진다. 내년부턴 협력업체 안전보건관리를 해야한다며 걱정이다.  회사사정이 어려워 내년에 현장 노동자의 20%를 해고하고 사내하청으로 대체한단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대기업에 납품을 해왔는데 그 대기업이 직접 관리하는 사외하청공장을 만들어 더이상의 주문이 없기 때문에 라인을 폐쇄하는 것이다. 이 회사의 안전보건은 후퇴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훌륭한 안전관리자라도 할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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