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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7일의 끄적임

  • 분류
    잡기장
  • 등록일
    2010/07/10 02:39
  • 수정일
    2010/07/10 02:39
  • 글쓴이
    Lib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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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라고 자처하는 이들 중 일부는 [탈주], [탈이념], [일상에서의 진보], [과거의 투쟁적이고 집단적 방식을 탈피하여 이제는 새롭고 창의적이고 발랄한 운동]을 운운하며 [투쟁 그 자체가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따위의 헛소리를 한다.

 

생존과 인권을 한 번이라도 위협당해 본 적 있고, 생존을 위한 조건이 너무 열악해서 하루 하루 밥벌이 해먹고 사는 것 조차 힘들고 불안한 이 땅의 대다수 노동자와 민중들, 그리고 88만원 세대들에게 [기존의 관념적 운동에서 탈피하여 투쟁을 즐기자. 일상생활에서 진보를 찾자]라는 소리는 개가 짖는 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 이미 하루 하루 밥벌이 해먹고 사는 것이 힘든 노동자, 민중들에게는 오늘의 일상 일상 자체가 전쟁이고, 삶 자체가 투쟁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일상을 즐기고 가까운 것부터 진보를 찾으세요] 내지는 [투쟁도 즐겁게 합시다] 따위의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부르주아적이고, 그런 헛소리는 자본에 복무하는 첨병의 역할을 한다.

 

하루 하루가 전쟁같을 20대 88만원 세대의 노동권을 대변한다는 단체에서 이런 황당한 주장이 주류를 이뤄간다는 것이 너무도 어이없다.

 

나는 아직 노동운동에 대해 모르고, 활동 경험도 없다. 그러나 '기존의' 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투쟁]과 [일상]이 유리된 것처럼 제멋대로 분리해놓고는 [투쟁으로부터의 탈주]와 [일상으로부터의 진보]를 주장하는 자들의 말은 내가 듣더라도 논리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개소리일 뿐이다. 투쟁을 폄하하고 그렇게 상상력과 창조성을 신처럼 강조하는 자들이 발휘하는 '창의력'이라는 것이 고작 6.2 지방선거에 머물러 있는 것도 황당할 뿐이다.

 

너무도 화가 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