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형태의 착취
글 잘 쓴다는 ‘어른들’의 칭찬을 받으며 열심히 글쓰고 책도 낸 어떤 ‘젊은이’가 어른들이 밉다는 충격 고백을 했다고 한다. 근데 책 내자고 부추긴 출판사들은 밉지 않은가? 공부는 정말 때가 있다는 걸, 늦게 공부하면서 절감했다. 책 내고 ‘저자’가 되는 것은 천천히 해도 되지만 공부는 그렇지 않다. 나는 ‘젊은 작가 띄워주기’가 활력도 비판도 반성 능력도 잃어버린 기성 세대, 그리고 팔릴 만한 저자 실종이라는 사태에 직면한 출판계의, ‘구조적 착취’에 기여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착취 당하는 것보다 더 슬픈 건, 착취 당하는 줄도 모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