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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번째 생태관찰일지

                                                 4월 21일
오늘은 곡우다음날 이다. 곡우가 되면 참나무들도 잎새를 내는데 참나무는 우리나라 생태계를 대표하는 나무이다. 그래서 참나무들이 잎새를 내는 이시기에 숲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는 것이 오늘 생태관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앵두나무의 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꽃들 사이로 벌들이 날아다니고 있고 어떤 벌들은 앉아서 꿀을 빨고 있다. 이 앵두나무는 우리집 뒤쪽에 있던 것을 옮겨 심은 것인데 몇 년째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데 까지는 별 문제가 없는데 꼭 익을 시기가 되면 대다수가 떨어져 버리고 몇 개만 빨간 앵두가 된다.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것은 햇빛과 뿌리로 흡수되는 영양분이다. 햇빛을 받는 것은 뒤쪽에 있는 앵두나무보다 더 조건이 좋은 걸 보면 아마 뿌리를 아직 제대로 못 내려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문제가 있거나 질소와 인등 유기물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좀더 지켜봐서 올해도 잘 열리지 않으면 퇴비를 듬뿍 줘야겠다.

우리 집 주변의 나무들이 본격적으로 잎새를 내고 있다. 목련은 잎이 엄지손가락만큼 자랐고 뽕나무는 이제 막 움을 틔우고있는데 가지마다 몽글몽글한 움들이 가지마다 싱그럽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파란 오디열매가 달려있었다.
산딸나무는 말려있던 잎새를 펴고 있었는데 가지끝 잎새사이에는 딸기를 닮은 열매와 꽃잎들이 들어 있었다. 은행나무도 부채같이 생긴 초록색 잎새를 냈다. 모두 이렇게 바쁜데 아직도 늦잠을 자고 있는 나무가 있다. 바로 벽오동나무,배롱나무,대추나무이다. 마치 남들 다 일어나는 아침에 늦잠을 자는 천진난만한 어린애 같은 느낌이 든다.

탱자나무도 꽃이 피려고 하고 있다. 내가 자연에 관한 관심이 많아지고 곤충을 좋아하게 된 것이 우리집 앞에 있는 탱자나무 덕분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탱자나무 앞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내가 늦잠을 잘 때는 “한뫼야 탱자나무에 호랑나비 왔다.”라고 하면 벌떡 일어났다고 한다. 올해에 만약 호랑나비가 와서 알을 낳으면 새들에게 잡아먹히지 말고 무사히 자라줬으면 좋겠다.

우리집 마당에는 빨간꽃, 노란꽃, 파란꽃의 잔치가 벌어졌다.
빨간꽃은 광대나물, 꽃이 피기 직전인 명자이고
노란꽃은 민들레, 괭이밥, 붉은 괭이밥, 애기똥풀 등이다.
파란꽃은 큰개불알풀 뿐이다.
지금은 노란꽃이 두드러졌는데 각자 소박한 또는 앙증맞은 모습들이 정말 아름답다.

함박꽃은 꽃봉오리가 나왔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았는데도 개미와 벌들이 많이 모여든다. 함박꽃의 특징이 꽃봉오리에도 진액이 많기 때문이다. 이제 꽃잎이 벌어지면 온갖곤충이 날아들고 그 것을 잡아먹으려고 꽃게거미까지 모여들 것이다. 작년에는 함박꽃에서 말벌도 보았는데 올해에도 볼수 있을까?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산다는 주목도 새가지와 잎이 나왔다. 주목은 지난 겨울에도 잎새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엷은 초록색 가지와 잎이 꼭 초록색 꽃같다. 주목의 열매는 아주 빨간데 씨에는 독이있지만 과육에는 독이 없어 새들이 씨만 쏙 빼놓고 과육만 먹는다. 절대로 먹으면 않된다. 주목은 목재가 좋아서 조각재로도 이용하고 고급목검은 주목으로 만든다. 시골에서는 주목이 재양을 막아준다고 해서 집안에 모셔놓는다.

안방서쪽 창문을 열면 장독대가 보이고 그 뒤에 개울을 넘으면 은방울꽃대가 보이는데 언덕받이에 12송이 은행나무밑에 4송이 합쳐서 16송이나 되었다. 거기서 2미터 쯤 떨어진 곳에 둥굴레가 다 자라서 잎을 펼치고 있었다. 둥굴레는 피부미용에 좋다고 했는데 엄마에게 예기 해줘야겠다.
은방울꽃과 둥굴레는 같은 난초과인데 처음나올 때 비닐에 쌓여 있는 모습이 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제 몇년 보니까 둥굴레는 비닐에 쌓여있는 모습이 좀더 크고 비닐에서 처음 나오는 잎새가 색깔이 좀더 진하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구분이 된다.
은방울꽃에는 얽힌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레오나르도라는 용사와 피오나라는 공주가 있었다. 그둘은 서로 사랑했는데 집안이 반대해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1년에 한번씩 몰래 만나는 수밖에 없었다. 레오나르도가 피오나를 만나러 가는데 火龍(화룡)이 레오나르도의 앞을 가로막았다. 4일간 접전을 벌인 결과 화룡은 쓰러져서 죽고 레오나르도는 피오나한테 가고 있는데 레오나르도의 피가 떨어질 때마다 그 자리에서 꽃이 피어나 길래 그 꽃을 따서 피오나에게 갖다줬는데 피오나가 꽃이 은방울 같이 생겼다고해서 은방울꽃으로 이름붙이자 후대사람들도 은방울꽃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이다.

산에 올라가는 길에서 가죽나무를 보았는데 작년에 붙어있다 떨어진 잎새 바로 위에서 새잎이 난다는 점이 참 특이하다. 가죽나무는 왜 가죽나무일까? 가죽처럼 노린내가 난다고 가죽나무인가? 한번 찾아봐야겠다.

짚신나물은 많이 자라있었다. 내가 옛날에 택견애들에게 짚신나물을 알려주니까 진웅이라는 애가 “뭐 이름이 그렇지 짚신이 열리는 나물인가?”하고 말해서 모두가 웃었다.

갈참나무,상수리나무,졸참나무는 잎새가 나왔다. 작년에는 참나무들이 거의 다 비슷해 보여서 구분하지 못했는데 이제 잎새가 나오는 것만 봐도 구분이 된다.  갈참나무는 잎새보다 암꽃,수꽃이 먼저나와 수염처럼 늘어져있다. 그런데 졸참나무와 상수리나무는 잎새가 먼저 나오고 바로 암꽃,수꽃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참나무 종류가 꽃이 먼저 나오거나 잎새가 다 자라기 전에 꽃을 피우는 이유는 그들이 풍매화 이기 때문이다. 참나무 잎새가 무성하게 다 자라면 꽃가루들이 수정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떡갈나무는 아직 잎새가 나오지 않고 겨울눈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붉은 겨울눈이 마치 꽃처럼 예뻤다.

길가에서 할미꽃을 보았는데 난 할미꽃을 길가에서 본 것은 처음이다.

감나무의 잎이 많이 자랐다. 난 단감은 좋고 홍시는 좋아하지 않는데 다른 가족들은 둘 다 좋아한다.

엉겅퀴가 벌써 손바닥만큼 자라있었다. 정상에서 내려가다가 보면 엉겅퀴군락을 불 수 있는데 가끔씩 거기서 산토끼가 출몰한다. 이제 엉겅퀴가 많이 자랐으니 산토끼를 볼 수  있겠지

산초나무를 보았는데 가시가 잔뜩 박혀있고 줄기가 굵은 모습이 꼭 도깨비 방망이 같았다.

솜나물을 보았는데 보송보송 부드러운 털이 박혀있는 잎새와 진분홍색꽃봉오리가 정말 예뻤다.

올해 처음으로 털두꺼비하늘소와 오리나무에서 오리나무잎벌레를 보았다. 곡우가 되어 온갖 넒은 잎 나무들이 새잎을 내니까 곤충들도 때맞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오리나무잎벌레에게 시달리게 될 오리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불쌍하다. 그리고 곤충들을 잡아 먹으려고 진박새,박새같은 새들이 나무사이로 낮게 날고 있는것이 보인다.

노루발풀은 많이 자라있었다. 매화노루발풀은 꽃봉오리가 나와있었는데 매화노루발풀은 노루발풀과 달리 꽃대하나당 꽃이 1~2개 밖에 피지 않는다. 매화노루발풀꽃의 매화를 닮은 꽃은 정말 예쁘다.

조개나물의 보는 것이 이번 생태관찰의 중요한 목적중 하나 였는데 결국 보지 못했다. 엄마가 말씀 하셨는데 진로슈퍼뒷산에는 조개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는데 한번 찾아가 봐야지

솜방망이를 보았는데 대체로 솜이라는 이름이 붙은 풀들은 털 때문에 잎새와 줄기가 부들부들하다는게 특징이다.

산억새싹이 나왔다.

내려가다가 보면 있는 무덤에서 구슬봉이를 봤는데 세어보니 모두 9송이 였다. 파란색이 도는 보라색 꽃잎안에 흰 무늬가 있어 꼭 보석처럼 빛난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1송이 밖에 못 봤는데 이번에 와보니 9송이가 잔디 사이로 피어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호랑나비(봄형)를 보았다. 아빠가 마취를 시키고 난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가서 스케치 하려다가 무늬가 너무 미묘해서 다음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산을 내려가면서 곡우에 숲이 어떻게 변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밑바닥의 초본층은 억새,그늘사초,노루발풀,매화노루발풀등 여러 풀들이 바닥을 푸르게 물들이고 있었고  작은 키나무층은 이미 청명때 잎새가 나와서 곡우가 되니 잎새가 벌써 많이 커졌다. 이제 참나무 잎새까지나니까 숲이 제모습을 찾은 듯 보인다.

이번에는 학교로 가로질러 가지 않고 그 옆에 있는 길로 갔는데 가다가 금낭화를 보았다. 금낭화는 꽃만 예쁜게 아니라 꽃말도 예쁘다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이니까 연인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

학교옆에 있는 논에서 썩덩노린재(뭐 이름이 그렇지? 썩던노린재도 아니고 ㅋㅋ)를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뽀리뱅이를 보았는데 꽃이 피어있었다. 줄기를 만져보니 털 때문에 부들부들했다.

박태기나무를 보았는데 진한 포도색 같은 꽃이 정말 예뻤다. 난 처음에 박태기나무를 박테리아나무라고 이해했는데 지금은 그때 내가 왜 그랬는데 궁금하다.

라일락도 꽃이 피어있었는데 라일락은 꽃도 예쁘지만 잎새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선도 매끈하고 잎새도 털하나 없이 깨끗한 것이 깔끔한 성격을 가진 사람을 보는 것 같다.라일락에는 여려가지 꽃말이 있는데 '사랑의 맹세"라는 꽃말도 있지만  "난 질투의 화신이야","우린이제 끝이야" 라는 정떨어지는 꽃말도 있다.

가운데 슈퍼앞에서 뱀허물쌍살벌을 보았는데 다른 쌍살벌은 둥글게 집을 짓는데 뱀허물쌍살벌은 뱀의 허물같이 생긴 집을 짓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집에 올라가다가 하반신이 잘린 도마뱀을 보았는데 아마 차에 깔려서 죽은 것 같다. 도마뱀이 너무 불쌍해ㅠㅠ

집앞 주차장에서 황매화를 보았는데 꽃이 피어있었다. 황매화꽃에도 얽히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어느 부잣집에서 태어난 소녀가 있었다. 그소녀는 가난한 총각과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그 소녀의 아버지는 그 총각과 만나는 것을 금지 시켰다. 그때 외딴섬에 사는 도깨비가 그 소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그 부잣집을 망하게 하고 부잣집 아들로 변해서 아버지를 꼬드겨 소녀를 자기 섬으로 데려 갔다. 그러고는 소녀가 도망갈까봐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쳐놓고 가둬놨다. 소녀를 사랑하던 총각이 배를 타고 도깨비의 섬으로 떠났다. 총각은 그 소녀와 헤어지기 전에 거울을 쪼개서 나눠가졌는데 소녀는 만나자마자  도깨비는 햇빛에 약하기 때문에 거울로 햇빛을 반사시키면 없어 질거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총각이 서로 나눠가진 거울을 맞춰 햇빛을 반사해 도깨비에게 비췄더니 도깨비는 검은 연기로 변해 사라졌다. 도깨비가 사라지자 가시나무에서 꽃이 피어났다. 색깔은 노란색인데 꽃은 매화를 닮았다고 해서 황매화라고 이름붙였다.                                                  4월 21일
오늘은 곡우다음날 이다. 곡우가 되면 참나무들도 잎새를 내는데 참나무는 우리나라 생태계를 대표하는 나무이다. 그래서 참나무들이 잎새를 내는 이시기에 숲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는 것이 오늘 생태관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앵두나무의 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꽃들 사이로 벌들이 날아다니고 있고 어떤 벌들은 앉아서 꿀을 빨고 있다. 이 앵두나무는 우리집 뒤쪽에 있던 것을 옮겨 심은 것인데 몇 년째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데 까지는 별 문제가 없는데 꼭 익을 시기가 되면 대다수가 떨어져 버리고 몇 개만 빨간 앵두가 된다.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것은 햇빛과 뿌리로 흡수되는 영양분이다. 햇빛을 받는 것은 뒤쪽에 있는 앵두나무보다 더 조건이 좋은 걸 보면 아마 뿌리를 아직 제대로 못 내려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문제가 있거나 질소와 인등 유기물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좀더 지켜봐서 올해도 잘 열리지 않으면 퇴비를 듬뿍 줘야겠다.

우리 집 주변의 나무들이 본격적으로 잎새를 내고 있다. 목련은 잎이 엄지손가락만큼 자랐고 뽕나무는 이제 막 움을 틔우고있는데 가지마다 몽글몽글한 움들이 가지마다 싱그럽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파란 오디열매가 달려있었다.
산딸나무는 말려있던 잎새를 펴고 있었는데 가지끝 잎새사이에는 딸기를 닮은 열매와 꽃잎들이 들어 있었다. 은행나무도 부채같이 생긴 초록색 잎새를 냈다. 모두 이렇게 바쁜데 아직도 늦잠을 자고 있는 나무가 있다. 바로 벽오동나무,배롱나무,대추나무이다. 마치 남들 다 일어나는 아침에 늦잠을 자는 천진난만한 어린애 같은 느낌이 든다.

탱자나무도 꽃이 피려고 하고 있다. 내가 자연에 관한 관심이 많아지고 곤충을 좋아하게 된 것이 우리집 앞에 있는 탱자나무 덕분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탱자나무 앞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내가 늦잠을 잘 때는 “한뫼야 탱자나무에 호랑나비 왔다.”라고 하면 벌떡 일어났다고 한다. 올해에 만약 호랑나비가 와서 알을 낳으면 새들에게 잡아먹히지 말고 무사히 자라줬으면 좋겠다.

우리집 마당에는 빨간꽃, 노란꽃, 파란꽃의 잔치가 벌어졌다.
빨간꽃은 광대나물, 꽃이 피기 직전인 명자이고
노란꽃은 민들레, 괭이밥, 붉은 괭이밥, 애기똥풀 등이다.
파란꽃은 큰개불알풀 뿐이다.
지금은 노란꽃이 두드러졌는데 각자 소박한 또는 앙증맞은 모습들이 정말 아름답다.

함박꽃은 꽃봉오리가 나왔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았는데도 개미와 벌들이 많이 모여든다. 함박꽃의 특징이 꽃봉오리에도 진액이 많기 때문이다. 이제 꽃잎이 벌어지면 온갖곤충이 날아들고 그 것을 잡아먹으려고 꽃게거미까지 모여들 것이다. 작년에는 함박꽃에서 말벌도 보았는데 올해에도 볼수 있을까?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산다는 주목도 새가지와 잎이 나왔다. 주목은 지난 겨울에도 잎새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엷은 초록색 가지와 잎이 꼭 초록색 꽃같다. 주목의 열매는 아주 빨간데 씨에는 독이있지만 과육에는 독이 없어 새들이 씨만 쏙 빼놓고 과육만 먹는다. 절대로 먹으면 않된다. 주목은 목재가 좋아서 조각재로도 이용하고 고급목검은 주목으로 만든다. 시골에서는 주목이 재양을 막아준다고 해서 집안에 모셔놓는다.

안방서쪽 창문을 열면 장독대가 보이고 그 뒤에 개울을 넘으면 은방울꽃대가 보이는데 언덕받이에 12송이 은행나무밑에 4송이 합쳐서 16송이나 되었다. 거기서 2미터 쯤 떨어진 곳에 둥굴레가 다 자라서 잎을 펼치고 있었다. 둥굴레는 피부미용에 좋다고 했는데 엄마에게 예기 해줘야겠다.
은방울꽃과 둥굴레는 같은 난초과인데 처음나올 때 비닐에 쌓여 있는 모습이 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제 몇년 보니까 둥굴레는 비닐에 쌓여있는 모습이 좀더 크고 비닐에서 처음 나오는 잎새가 색깔이 좀더 진하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구분이 된다.
은방울꽃에는 얽힌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레오나르도라는 용사와 피오나라는 공주가 있었다. 그둘은 서로 사랑했는데 집안이 반대해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1년에 한번씩 몰래 만나는 수밖에 없었다. 레오나르도가 피오나를 만나러 가는데 火龍(화룡)이 레오나르도의 앞을 가로막았다. 4일간 접전을 벌인 결과 화룡은 쓰러져서 죽고 레오나르도는 피오나한테 가고 있는데 레오나르도의 피가 떨어질 때마다 그 자리에서 꽃이 피어나 길래 그 꽃을 따서 피오나에게 갖다줬는데 피오나가 꽃이 은방울 같이 생겼다고해서 은방울꽃으로 이름붙이자 후대사람들도 은방울꽃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이다.

산에 올라가는 길에서 가죽나무를 보았는데 작년에 붙어있다 떨어진 잎새 바로 위에서 새잎이 난다는 점이 참 특이하다. 가죽나무는 왜 가죽나무일까? 가죽처럼 노린내가 난다고 가죽나무인가? 한번 찾아봐야겠다.

짚신나물은 많이 자라있었다. 내가 옛날에 택견애들에게 짚신나물을 알려주니까 진웅이라는 애가 “뭐 이름이 그렇지 짚신이 열리는 나물인가?”하고 말해서 모두가 웃었다.

갈참나무,상수리나무,졸참나무는 잎새가 나왔다. 작년에는 참나무들이 거의 다 비슷해 보여서 구분하지 못했는데 이제 잎새가 나오는 것만 봐도 구분이 된다.  갈참나무는 잎새보다 암꽃,수꽃이 먼저나와 수염처럼 늘어져있다. 그런데 졸참나무와 상수리나무는 잎새가 먼저 나오고 바로 암꽃,수꽃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참나무 종류가 꽃이 먼저 나오거나 잎새가 다 자라기 전에 꽃을 피우는 이유는 그들이 풍매화 이기 때문이다. 참나무 잎새가 무성하게 다 자라면 꽃가루들이 수정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떡갈나무는 아직 잎새가 나오지 않고 겨울눈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붉은 겨울눈이 마치 꽃처럼 예뻤다.

길가에서 할미꽃을 보았는데 난 할미꽃을 길가에서 본 것은 처음이다.

감나무의 잎이 많이 자랐다. 난 단감은 좋고 홍시는 좋아하지 않는데 다른 가족들은 둘 다 좋아한다.

엉겅퀴가 벌써 손바닥만큼 자라있었다. 정상에서 내려가다가 보면 엉겅퀴군락을 불 수 있는데 가끔씩 거기서 산토끼가 출몰한다. 이제 엉겅퀴가 많이 자랐으니 산토끼를 볼 수  있겠지

산초나무를 보았는데 가시가 잔뜩 박혀있고 줄기가 굵은 모습이 꼭 도깨비 방망이 같았다.

솜나물을 보았는데 보송보송 부드러운 털이 박혀있는 잎새와 진분홍색꽃봉오리가 정말 예뻤다.

올해 처음으로 털두꺼비하늘소와 오리나무에서 오리나무잎벌레를 보았다. 곡우가 되어 온갖 넒은 잎 나무들이 새잎을 내니까 곤충들도 때맞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오리나무잎벌레에게 시달리게 될 오리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불쌍하다. 그리고 곤충들을 잡아 먹으려고 진박새,박새같은 새들이 나무사이로 낮게 날고 있는것이 보인다.

노루발풀은 많이 자라있었다. 매화노루발풀은 꽃봉오리가 나와있었는데 매화노루발풀은 노루발풀과 달리 꽃대하나당 꽃이 1~2개 밖에 피지 않는다. 매화노루발풀꽃의 매화를 닮은 꽃은 정말 예쁘다.

조개나물의 보는 것이 이번 생태관찰의 중요한 목적중 하나 였는데 결국 보지 못했다. 엄마가 말씀 하셨는데 진로슈퍼뒷산에는 조개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는데 한번 찾아가 봐야지

솜방망이를 보았는데 대체로 솜이라는 이름이 붙은 풀들은 털 때문에 잎새와 줄기가 부들부들하다는게 특징이다.

산억새싹이 나왔다.

내려가다가 보면 있는 무덤에서 구슬봉이를 봤는데 세어보니 모두 9송이 였다. 파란색이 도는 보라색 꽃잎안에 흰 무늬가 있어 꼭 보석처럼 빛난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1송이 밖에 못 봤는데 이번에 와보니 9송이가 잔디 사이로 피어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호랑나비(봄형)를 보았다. 아빠가 마취를 시키고 난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가서 스케치 하려다가 무늬가 너무 미묘해서 다음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산을 내려가면서 곡우에 숲이 어떻게 변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밑바닥의 초본층은 억새,그늘사초,노루발풀,매화노루발풀등 여러 풀들이 바닥을 푸르게 물들이고 있었고  작은 키나무층은 이미 청명때 잎새가 나와서 곡우가 되니 잎새가 벌써 많이 커졌다. 이제 참나무 잎새까지나니까 숲이 제모습을 찾은 듯 보인다.

이번에는 학교로 가로질러 가지 않고 그 옆에 있는 길로 갔는데 가다가 금낭화를 보았다. 금낭화는 꽃만 예쁜게 아니라 꽃말도 예쁘다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이니까 연인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

학교옆에 있는 논에서 썩덩노린재(뭐 이름이 그렇지? 썩던노린재도 아니고 ㅋㅋ)를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뽀리뱅이를 보았는데 꽃이 피어있었다. 줄기를 만져보니 털 때문에 부들부들했다.

박태기나무를 보았는데 진한 포도색 같은 꽃이 정말 예뻤다. 난 처음에 박태기나무를 박테리아나무라고 이해했는데 지금은 그때 내가 왜 그랬는데 궁금하다.

라일락도 꽃이 피어있었는데 라일락은 꽃도 예쁘지만 잎새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선도 매끈하고 잎새도 털하나 없이 깨끗한 것이 깔끔한 성격을 가진 사람을 보는 것 같다.라일락에는 여려가지 꽃말이 있는데 '사랑의 맹세"라는 꽃말도 있지만  "난 질투의 화신이야","우린이제 끝이야" 라는 정떨어지는 꽃말도 있다.

가운데 슈퍼앞에서 뱀허물쌍살벌을 보았는데 다른 쌍살벌은 둥글게 집을 짓는데 뱀허물쌍살벌은 뱀의 허물같이 생긴 집을 짓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집에 올라가다가 하반신이 잘린 도마뱀을 보았는데 아마 차에 깔려서 죽은 것 같다. 도마뱀이 너무 불쌍해ㅠㅠ

집앞 주차장에서 황매화를 보았는데 꽃이 피어있었다. 황매화꽃에도 얽히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어느 부잣집에서 태어난 소녀가 있었다. 그소녀는 가난한 총각과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그 소녀의 아버지는 그 총각과 만나는 것을 금지 시켰다. 그때 외딴섬에 사는 도깨비가 그 소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그 부잣집을 망하게 하고 부잣집 아들로 변해서 아버지를 꼬드겨 소녀를 자기 섬으로 데려 갔다. 그러고는 소녀가 도망갈까봐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쳐놓고 가둬놨다. 소녀를 사랑하던 총각이 배를 타고 도깨비의 섬으로 떠났다. 총각은 그 소녀와 헤어지기 전에 거울을 쪼개서 나눠가졌는데 소녀는 만나자마자  도깨비는 햇빛에 약하기 때문에 거울로 햇빛을 반사시키면 없어 질거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총각이 서로 나눠가진 거울을 맞춰 햇빛을 반사해 도깨비에게 비췄더니 도깨비는 검은 연기로 변해 사라졌다. 도깨비가 사라지자 가시나무에서 꽃이 피어났다. 색깔은 노란색인데 꽃은 매화를 닮았다고 해서 황매화라고 이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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