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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0/28
    우리-노대회를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3)
    mush
  2. 2004/10/16
    썼다 지웠다...(2)
    mush

우리-노대회를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

...

 

메이데이가 엊그제 같건만 벌써 노대회란다.

하긴, 메이데이든 노대회든 근 몇 년동안 똑같은 풍경에 질리기도 하다.

가끔씩! 잡히곤 하는 대규모 집회의 걷기대회에 긴장감이라곤 하나도 없다.

 

 

우리?

 

요즘 일하는 곳에서 무척이나 많은 생각들이 오고간다.

꽤 오래(?) 운동해 왔다고 생각했건만 올해는 유독 그 시간들이 무색할만치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뒤덮고 있다.

노동자계급을 부르짖었건만 정작 계급속에 내가 있었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하게 한다.

혁명을 부르짖었건만 스스로 발딛고 있는 그 자리에서부터 혁명을 실천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한숨부터 내쉬었던 내 자신을 뒤돌아본다.

마음만 멀찍이 앞서 있어 정작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것에 손을 놓고 있던 내 자신을 뒤돌아본다.

그렇게 '우리'를 소망했건만 정작 나 혼자 '고뇌'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로부터 밀려오는 외로움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썰을 푸는 것에 자족하는 나를 본다.

정작 외로움을 해소해야 할 대상을 뒤로 하고 말이다.

어렵다며, 힘들다며, 너무 멀다며, 그런저런 핑계를 둘러대고 말이다.

 

 

우리!

 

이빨만 까는데에 능숙해 있었다.

대화하며 호흡하며 부대끼며 그렇게 주위를 나와 함께 하는 동지로 만들어가는데 미숙했다.

아니, 무능했다. 신경쓰려 하지 않았다.

들썩거리는 불만들, 그 날카로운 신경들, 그것들이 나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노동자들은 노예이지만 노예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천박한 굴레에 언제까지나 엮여있을 그런 존재가 아니다.

그래,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무엇을 가지고 어디에서부터 계급으로 우뚝 서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에 너무 무신경했다.

그저 전체정세와 동향에만, 그래서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만 골몰하는데 익숙했다.

이제 사람들 속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 안에서 그들과 함께 그 방향을 어떻게 만들것인지를 고민할 줄 알게 되었다.

시작은 소소하지만 방향은 그리 가야 한다.

뒤엎기 위해서. 노예의 족쇄를 깨부수기 위해서.

 

 

...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함께 하고 있는 동지들을 바라보며 할 수 있는 말이 되어서는 안된다.

더욱더 계급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그것을 계급대중 안에서 확인해야 한다. 확인받아야 한다.

지치는 현실 앞에서 함께 하는 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편을 만들어야 한다.

바로 지금, 내가 발딛고 있는 이 공간에서.

이곳에서 말이다.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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썼다 지웠다...

 

 

. 오늘도 썼다 지워버릴건가? 그럴지도...

 

간간히 둘러보는 이 곳..

여러 블로거님들의 이러저러한 고민, 사는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그리고 재미나게 보고 있다.

나 또한 함께 소통하고픈 마음에 자판을 두드리기를 몇 번 시도했지만 금새 지워버리곤 했었는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보니, 이 곳에 들르는 것 자체가 소원해 지더라.

관심이 없어지더라. 그것이 익숙해지더라.

 

 

 

. 망설임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가지고 화두를 던져야 할지 모르겠다.

은근슬쩍 몇 마디 던져보지만 동료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나는 금새 힘이 빠져 버린다.

그러면서 문제를 외부로 돌려 버린다.

 

아직은 신생사업장이잖아.

회사 관리체계가 너무 정교해.

작업자들이 회사가 설파하는 이데올로기에 너무 감염되어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돈만 벌면 되잖아?

 

쭉쭉 빠져나가는 기운을 주체할 수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엇이 문제일까, 되뇌이고 또 되뇌여도 답은 보이지 않고 물음표만 내 머리속을 휘젓고 다닌다.

이래도 되는걸까? 이래저래 답을 내려보지만 마음 한 구석 찝찝한 것은 씻겨날 줄 모른다.

 

 

. 아직 연필도 쥐지 않았는걸...

 

그림을 그려보자.

무수히도 지껄였던 그 말이 얼마나 공허한지 모르겠다.

언제나 그림만 그렸던 것 같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아! 이 그림이 좋겠구나.

그런데 뜻대로, 그리고자 한 대로 그림이 현실에 옮겨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단 한번도.

 

너무 안이하게 살아왔나 싶다.

너무 무책임하게 살아왔나 싶다.

이빨만 까는데 능숙하지 않았나 싶다.

호흡하자 했지만 정작 내 몸을 뒤로 숨기지 않았나 싶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숨쉬는 것, 내가 너를 믿고 네가 나를 믿고, 그래서 언제든 함께 어깨 걸 수 있게 만드는 그 길에 나는 지금 단 한 걸음이라도 내딛고 있나...  

그런 생각들이 나를 뒤흔들고 있다.

 

 

 

. ...

 

껍데기를 무수히도 벗겨 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나에게는 벗겨내야할 찌꺼기들이 너무나도 많다.

새로운 외투가 필요하다고 투덜거렸지만, 오물로 뒤덮인 것들을 먼저 씻겨내야 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함께 할 것이라 했지만,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는 그 곳에 나를 던지자고 했건만, 나는 여전히 머리로만 생각하고 있었던게다.

새로운 나, 지금부터일지 모르겠다.

언제나 그런 생각을 가졌다 생각하지만.

 

썼다 지워버리면 누군들 썼다 지운줄 알겠는고.

생각이 그러하면 일단 쓰자고.

기운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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