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교통사고의 악몽!

뻐꾸기님의 [접촉사고와 의사소통] 에 관련된 글.

 

 

누나도 사고가 났었군요. 속 좀 썩었겠네. 그래도 다친데는 없어서 다행이예요.  

 

사실은 저도 10여일전 쯤에 포터 트럭과 정면충돌하는 사고가 났어요. 어린이집에 가는 강이와 동네꼬마, 그리고 한씨를 태우고 가는 중에 내리막길 커브에서 올라오던 트럭과 부딪힌거죠. 올라오던 차는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등교시키고 동네로 올라오던 윗집 누나 차였고....

수풀이 우거진 내리막길 커브라서 시야확보가 어려웠던데다 내려가던 차의 가속도, 올라오던 차의 탄력,  더군다나 올라오던 차가 코너를 넓게 돌지 못하고 안쪽 길로 바짝 붙다보니 미리 발견할 여유가 없었던거죠. 

 

손써볼 겨를도 없이 부딪혔어요. 충돌하는 순간의 아찔한 기억은 아직도 악몽이죠. 차를 발견하고 "스토~~~옵!!!"하고 소리지르며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어요. 충돌하는 순간에도 상대방 차종이 뭔지, 누구차인지, 누가 운전하는지, 충돌 순간 상대방의 몸짓과 자세와 표정까지 눈에 들어오더군요. 차가 자석 붙는 것처럼 찰싹 달라붙으면서 "꽝"하는 소리를 냈어요. 눈을 찔끔 감고 운전대를 잡았어요.   

 

충돌순간이 악몽같았어요. 그런데 더 큰 악몽은 다음이예요. 뒷자석 중간에 타고서 양쪽에 애들을 끼고 앉았던 한씨가 사고 직후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 거죠. "애기들! 애기들, 애기~!"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마음속으로 '아이고, 하느님, 제발' 소리가 절로 나와요.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니 한씨는 앞좌석 보조의자가 찌그러질 정도로 강하게 부딪혀 엎어져 있도, 애들은 운전자와 조수석 의자에 부딪혀 울면서 나뒹굴고 있는거예요. 안전벨트를 풀고 애들을 보니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았어요. 나도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았어요. 한씨도 애들을 달래고 몸을 추스리고 일어났지요. 상대방 운전자는 핸들에 얼굴을 묻고 움직이지 않았으나 뒤늦게 일어나더라구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검진 결과 애들은 아무 이상 없었고, 어른들도 충격에 따른 작은 후유증과 타박상, 힘줄이 늘어난 정도로 진단 벋았지만 정신적 충격만큼은 굉장했던 것 같아요. 그날따라 아이를 카시트에 앉히지 않았고, 나를 제외한 한씨, 상대방 운전자 마저 안전벨트를 안하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아직도 지나가는 차를 보면 "빠방, 꽝"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떠요. 그 어린나이에도 차를 타를 타자마자 안전벨트를 매자고 할 정도니 그 당시의 정신적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이 가시죠?  

 

우리 차는 폐차 직전까지 갔다가 중고부품으로 맞춰보자는 제안에 따라 구사일생으로 살아날 듯 하고, 윗집 누나 차는 폐차처리 됐어요. 쌍방과실로 처리돼 손해도 이만저만한게 아니지만 모두가 무사하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뛰어노는 강이를 보며 하루에도 몇번씩 가슴을 쓸어내린답니다. 

 

두 가정의, 아니 동네꼬마까지 세 가정의 행복이 순식간에 날아갈수도 있었던 사고였지요. 정말이지 교통사고 조심하세요. 안전운전하세요. 술먹고는 더더욱 운전하지 마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