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오지마ㅠㅠ

2007/02/12 17:53 Tags »

나름님의 [출가외인] 에 관련된 글.

 

 

보통 일요일날 낮 12시나 한시쯤까지 처 자고 있으면 교회갔다온 이들이 날 깨워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지난주도 밥먹자는 소리에 부스스 깨어 거실로 나가보니 교회갔다 친정온 언니랑 형부, 동생 등등이 상다리가 부러져라 차려진 교자상 앞에 앉아있다

매주 있는 일이지만서도 화가 버러~억 났다

 

전날인 토요일, 어줍잖게 밀린일좀 해보겠다고 사무실에 나가서 머리만 쥐어뜯다가 저녁 열시쯤 집에 돌아와보니

퇴근한 엄마아부지가 옷도 안갈아입고 밥에다 김치만 놓고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계셨다

엄마는 "저녁 먹었어?"란 말에 얼버무리는 날 보더니(사실 배가 디게 고팠다)

"밥이 없는데 어쩌냐, 반찬도 없는데" 그러면서 허둥지둥 밥을 앉힌다고 부산을 떨고

난 또 그게 싫어서 "내버려둬, 내가 알아서 먹을께" 그랬는데도 엄마는 아무것도 없는 냉장고문을 열었다 닫았다 어쩔줄 몰라했다

배안고프다고 박박 우기고 엄마가 잠든 후에 몰래 라면을 끓여먹었다

 

일요일 점심상에는 전날 밤까지만 해도 없던 십여가지 밑반찬과 나물무친거 서너가지와 형부가 좋아하는(그래서 매주 일요일마다 먹는) 해물탕과 오징어데침과 언니가 좋아하는(그래서 매주 일요일마다 먹는) 샐러드와 갖가지 반찬들이 놓여져 있고

식탁 위에는 언니에게 싸들려보내기 위한 것임이 분명한 반찬이 가득든 락앤락 용기가 여러개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이었다

요술이냐;;;;;;;;;;;;;;;;;;;;;;;;;;;

 

그나마 단 하루 쉴수있는 일요일에 새벽부터 일어나 언니랑 형부 먹일 음식을 했을 엄마를 생각하니 짜증이 솟구치고 결국 밥상머리에서 심통을 부리고 말았다(꼭 지도 맛있게 먹으면서 그런다)

 

먼저 밥상에 앉지도 않고 계속 주방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엄마를 향해 "뭘 이렇게 많이 차렸어!" 소리를 한번 지르고

언니한테 "교회 마치고 밖에서 밥좀 먹고 오지 그래?"하고 질렀다(안오면 더좋구)

형부는 눈알을 때록때록 굴리며 눈치를 본다

언니랄년은 코웃음을 치며 "니가 뭔데?" 그러고 밥을 먹는다

배 뚜드리며 소파에서 만화책을 보면 계속 과일을 갖다 바치는 엄마....

 

그래 니말이 맞다

'내가 뭐길래' 짜증을 내나

"니나 잘해" 한마디면 말문이 막히는 주제에...

늘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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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2 17:53 2007/02/12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