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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1
    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4)
    에밀리오
  2. 2012/03/06
    슬럿워크 관련 연대서명 부탁드립니다!(3)
    에밀리오

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잠자려다가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어 글을 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운동정파 어디를 막론하고 원칙을 이야기 하는 것을 상당히 싫어합니다.  그 이유는 그 원칙이라는 것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이중잣대일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정파적 입장에 유리하면 원칙이고, 아니면 말고 식이었단 말입니다.

 

그리고 최근 통합진보당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성추행 전략자에 대한 공천심사 통과이고, 또 하나는 청년비례 부정선거 의혹이고, 마지막이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 독려 문자입니다.

 

윤원석 통합진보당 후보의 민중의 소리 대표시절 성추행 전력과 관련하여 우위영 대변인은 "공천과정에서 몰랐다"라고 말했습니다.

 

우선 그게 공당의 입장으로 하실 말씀인지도 의문이고, 스스로 공천심사능력에 낙제점을 준 것이기도 하고, 문제 생겼으면  "몰랐다"고 말하지 말고, 이제라도 알았으면 사과하고 수정하십시오.

 

둘째는 청년비례 문제입니다. 많은 분들이 경기동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니 그 문제는 중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선배 분들, 특히 통합진보당에 계시거나 지지하시는 많은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알기로 6월 항쟁 전후로 부정투표를 막기 위해 당시 대학생이던 선배들께서 전국 방방곡곡으로 흩어져서 민주주의의 전진을 위해 고군분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게는 거리에서 파이질하고, 꽃병 던진 이야기보다 그 이야기가 더 가슴 벅차게 들렸었습니다.

 

그래서 원칙에 입각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넷 투표에서 소스코드를 뜯은 것은, 투표가 끝난 투표함의 봉인지를 임의로 뜯어낸 것입니다. 뭘 했고 안 했고의 문제가 아니라, 봉인지를 뜯어내고 - 이를 정파 혹은 그 어떤 논리로라도 용인하는 순간 그렇게 열망하셨던 민주주의가 끝장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론조작이 행해졌지요.

 

이 건과 관련된 이정희 대표는 "이번 사태로 여론조사 결과에 변동이 있었다고 확언할 순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관악을 야권단일화 경선과 관련해 선거캠프의 두 당직자가 문자를 보낸 것이 사실로 확인됐"으며, "관련자 문책이 당연히 뒤따라야"한다고 공식적으로 워딩을 하셨지요.

  

제 기억이 맞으면 최구식 의원에서 시작되어 박희태 의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디도스 파문 때나, 통칭 영일대군이라 불리는 이상득 의원의 비자금 수수사건 사건 모두 보좌진들이 책임을 졌는데, 그 때 이정희 대표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왜 보좌진에게 꼬리자르기를 하느냐?"고 논평까지 하셨습니다.

 

이 글을 이정희 대표님께서 읽으시게 되리라고 별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대표님께 이 이야기는 꼭 드리고 싶어서 몇 자 더 추가합니다.

 

여론조작 건으로 현재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하고 있는 지인과 연락을 했더랍니다. 지인의 표현을 빌리면, "본 회의 때 마다 신상발언시간을 넘어 매번 강의를 하시느라 집에도 못 가게 해서" 대표님을 별로 호의적으로 보는 편은 아니었다고 하더랍니다. 정견도 대표님과 많이 달라서 더 그러했다고 하더랍니다.

 

하지만 디도스 파문, 비자금 파문 등등 사건 때 마다 논평을 하셔서 보좌진들의 문제로 꼬리 자르기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시는 것을 보고, 그래도 보좌진들 생각해주는걸 속으로 많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인은 오늘 저에게 육두문자를 섞어서 젖은 목소리로 자신이 받은 충격을 전했습니다.

 

"**, 진보정당이라더니 영감들은 다 똑같네, 더러워서 영감해야지"하고 줄담배를 피웠다고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문정현 신부님께서 멸치총리께 했던 말씀을 이정희 대표께 여쭙고 싶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렇게 강조하시던 원칙이 어떻게 그렇게 임의로 변합니까?

 

적을 쳐야하는 순간에는 삭풍과도 같이 원칙을 고수하다가, 왜 자신들이 수세에 몰리자 원칙을 버리시려고 하십니까? 적과 싸워가며 적과 닮아간다더니, '진보'를 자임하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겁니까? 운동전체와 진보진영에게도 엄청난 해악이라는 걸 모르십니까? 팀킬도 이 정도면 제대로 올킬하신 셈입니다.

 

이 상황에서 김희철 의원이 재경선을 받아 들이지도 않을테고, 대표께서는 명분도 없습니다.

 

선거에서 이겨서 당선의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적 여건 때문에, 선거에서 이기고 나서 서민과 민중을 위하면 된다고 주장하신다면 대체 '진보'의 기치는 왜 내거신 겁니까?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제가 비록 정파나 견해는 다를지 몰라도 이정희 대표님과, 또 통합진보당의 당원 혹은 지지자 분들께 운동후배이기도 하고, 또 4년에 한 번 종이짱돌을 쥐어 드는 입장에서 우뢰와 같은 갈채 속에 민주주의가 (그것도 '진보당'을 자임하는 정당에 의해서) 끝장나는 꼴을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제가 이정희 대표께서 기성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꼬리를 자르려고 하시는, 18대 국회 보좌진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부디 이제라도 부끄럽지 않은 선배님으로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덧) 예, 방금 밝혔듯이 현재 저의 정치적 견해는 통합진보당과 뜻을 달리합니다. 그리고 저는 진보신당과 녹색당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사족일지라도 밝히자면 같은 일이 진보신당이나 녹색당에서 벌어졌다면 벌써 당장 택시타고 달려가서 중앙당 당사에 불부터 질렀을 거라는 점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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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럿워크 관련 연대서명 부탁드립니다!

슬럿워크를 지지합니다!

 

신체 자기결정권을 지지합니다!

 

통합진보당의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 비례대표 공천을 규탄합니다!

 

 이 성명서를 읽으시고 동의하시는 분께서는 이메일 slutwalkkorea@gmail.com, 트위터 @slutwalkkorea 를 통하여 연대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행사 당일 인쇄/배부하는 성명서 끝에 포함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당일 참석하시지 않으시더라도 서명 가능합니다!

 

[성명서] 동등한 성적/정치적 주체로서 여성의 권리를 요구한다
 
   잡년행동이 3.8 여성의 날에 참가하며 ‘누드 시위’ ‘옷 벗을 자유를 요구하는 여성들’ ‘여성들 나체로 길거리 활보’ 주류 언론에서 '잡년행진'을 검색하면 나오는 헤드라인들입니다. 슬럿워크(Slut Walk)란 여성의 야한 옷차림과 늦은 귀가 등을 강간의 원인으로 지적함으로써 성범죄를 정당화하고 피해자에게 낙인을 찍는 것(victim blaming/2차 가해)에 반대하는 반성폭력운동으로 2011년 초 캐나다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한국에서도 고려대 의대 집단성폭력사건, 현대차 성희롱 피해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 사건,성폭력 사건 재판과정에서의 판사의 모욕으로 인한 노래방 도우미 자살사건, 아동 성범죄에 대한 미약한 처벌 등 다양한 성차별적 사건 사고가 만연한 가운데, 잡년행진은 이러한 현안을 알리고 비판하기 위하여 트위터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힘으로 2011년 7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잡년행진 준비 모임은 이후 <잡년행동>으로 이름을 바꾸고 ‘현대차 부당해고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여가부 점거농성(잡년난장)’, 재능교육 농성장, 고려대 의대 집단 성추행 사건 해결을 위한 모임, 한진중공업 부당해고 철회(희망버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운동’,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 ‘포스트 후쿠시마, 탈핵과 반원전’ 등 우리 사회를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운동에 연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슬럿워크가 기억되는 방식은 '벗은 여자들의 시위'였으며, 우리가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들은 소거되고 선정적인 '섹시함'혹은 '천박함'의 이미지만 회자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성의 정치적 기여가 희석되고 가치절하되는 것은 비단 2011년 잡년행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진보 진영, 사회 운동 진영에서 거듭 반복되어 온 성차별적인 위계화, 배제의 결과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나꼼수 코피사건'에서도 이는 유사하게 반복 되었는데, 나꼼수 측은 여성 지지자에게 노출 시위를 독려함으로써 여성을 동등한 정치적 행위 주체가 아닌 '응원'하고, '후방에서 지지'하는 부차적 존재로 인식하는 조야한 사고를 드러냈습니다.
 
  또한 이에 거부감을 느끼고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대해 '지금 더 중요한 것은 가카에 대항하고 정권을 잡는 것', '보수 진영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배신행위'라며 전형적인 진영 논리로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덜 중요한 것, 희생 가능한 것, 분열을 가져오는 것으로 치부하였습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조직내 성폭행 사건을 은폐하고 피해 여성을 모욕함으로써 지속적인 2차 가해를 저질러 온 정진후 전 전교조위원장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로 결정 된 것 역시, '진보'를 표방하는 조직이 동시에 지극히 성차별적이고 젠더 감수성 없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이며, 진보 세력의 집권이 성 평등 실현을 의미하지 않음을 명백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비키니 시위와 슬럿워크는 ‘노출’을 시위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여성은 정숙해야 한다는 차별적인 성적 엄숙주의는 잡년행동 역시 단호히 거부합니다. 그러나 잡년행동은   (1)여성의 몸이 인격을 제거당한 채 성적/말초적으로만 소비되고, (2)'충분히 아름답지' 못한 여성은 ‘2등 여성’으로 위계화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또한, (3)정치적인 영역에서 여성의 기여가 동등한 참여가 아닌 ‘보조’와 ‘응원’으로 절하되는 성별 위계, (4)섹슈얼리티의 문제는 '노동 해방'/'정권 획득'등의 '대의'에 비해 부차적이고 덜 중요하다는 인식 역시 비판합니다. 여성은(사실, 모든 이는) 벗었거나, 입었거나, 섹시하거나, 섹시하지 않거나, 나아가 계급과 인종 등의 구분을 떠나 모두 동등한 성적 주체이며 정치적 주체입니다.
 
  어떤 복장을 하더라도,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강간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섹슈얼리티의 문제는 정치적 문제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합니다. 1908년 3월 8일, 여성들이 '빵과 장미'를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한 지 100여 년이 흘렀고, 한국 여성의 날은 28회를 맞았으며, 처음 슬럿워크가 세상에 나온 지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성적 소수자의 삶과 권리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제 잡년행동은 다시 거리에서 외칩니다.
 
  "내 몸은 내거다, 손대지 말라!"
  "우리는 진보의 치어리더가 아니다"
   "페미니즘 때문에 망할 당이면 망해도 싸다!"
   "통합진보당은 정진후의 비례공천 철회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
 
2012년 3월 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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