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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10
    [추 모 문] 열사는 당신들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에밀리오

[추 모 문] 열사는 당신들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에밀리오님의 [허세욱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말합니다] 에 관련된 글.

 

열사는 당신들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허세욱 열사를 추모하며

 

 

한 기자의 기억 속에 유달리 각인된 사람이 있습니다. 주로 학자들과 관련 기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에 초로의 노동자가 참석하여 열심히 경청하고 필기하고, 토론에 임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깊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기자가 기억하던 노동자는 바로, 이제는 우리가 추념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허세욱 열사입니다.

 

지난 2007년 4월 1일, 한미FTA 협상이 타결 직전에 이르렀다는 소식에 열사는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 호텔 정문 부근에서 스스로 몸을 불사르며 마지막 저항에 나섰습니다. 의식이 혼미한 채 병원으로 실려가는 그 순간에도 한미FTA 중단과 이를 강행하는 민중을 배반한 노무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열사는 결국 2007년 4월 15일 오전 11시 23분 화상 후유증 및 패혈증으로 병원에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돌아가시는 그 순간에도 비정규직 노동으로 힘겨워하는 동지들을 생각하며 모금운동을 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열사께서 가시는 마지막 순간, 한미FTA를 반드시 막아달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2011년 11월 22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졸속적인 날치기와 야권의 무책임한 방관 속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미FTA가 통과되었습니다. 패배주의와 흐지부지한 후속 투쟁을 이어가던 지난 3월 15일, 결국 한미FTA가 발효되고 말았습니다.

 

허세욱 열사의 정당이기도 했던 노동자 민중의 정당, 민주노동당은 MB 정부 심판이라는 미명 아래 “전태일 열사와 노무현 대통령이 손을 잡았다”며 구 참여정부계인 국민참여당과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한미FTA 철회의 이유로 끊임없이 허세욱 열사를 호명했습니다.

 

허세욱 열사를 기리고 추념하는 시민들이자 유권자들로써 우리는 통합진보당에 묻고 싶습니다. 허세욱 열사가 눈을 감았던 2007년 4월 15일 당시 이 나라의 대통령의 이름은 무엇이었습니까? 대추리를 짓밟고 비정규직 보호법 통과시킨 정권, 집회시위에 관한 자유를 제한하고, 차벽과 산성을 쌓아서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했던 정권이 과연 누구였는지 묻고 싶습니다.

 

국민의 뜻을 전유하여 MB정권을 심판하기만 하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면 더 나은 세상이 온다는 당신들게 답변합니다. 허세욱 열사의 분신은 당신들이 자랑해 마지않는 민주정권 동안 벌어진 일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진보당’을 자처하며, 야권연대를 부르짖지만 정작 원외에 자리잡은 진보정당들의 말살을 동조·획책하며 신자유주의 정당과 야합하고, 또 스스로도 신자유주의의 피가 섞인 통합진보당의 탄생은 원칙을 저버린 정당과 원칙도 없는 정당의 결합일 뿐입니다.

 

전태일 열사도, 허세욱 열사도 결코 당신들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아니, 열사의 손을 뿌리친 것은 당신들입니다. 진정 열사의 뜻을 받든다면 통렬한 자기반성과 실천으로 환골탈태해 주십시오. 이는 뒷전으로 둔 채 ‘진보당’을 자처하는 것은 전태일, 허세욱 열사는 물론 이 땅 위에 잠든 수많은 열사들의 뜻을 욕보이고, 그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입니다.

 

한미FTA가 발효된 오늘날,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은 너무나도 공허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허세욱 열사를 기립니다. 부디 편안하시기를, 그리고 우리가 열사께서 평안하실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통합진보당 또한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4월 15일 허세욱 열사를 추념하며,

허세욱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 올림

 

04월 15일 오전 10시모란공원 정문에서 열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피켓팅이 예정되어있습니다.

- 동참하실 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문자 메시지 등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참여가 어려우신 분들은, 이 글을 널리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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