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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8

 

  이제 모레면 개강이다. 대학교에 묶여있는 사람으로써, 그리고 초등학교때부터 십수년째 학생으로써 개강과 방학을 반복하는 이런 일들이 이젠 익숙해질만도 할때가 된것 같은데 잘못 입은 옷처럼 꺼림칙하다. 그렇다고해서 뚜렷하게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기엔 배짱이 없다. 너무나 공허하고 심심하고 답답하다. 인생을 낭비하는 능력과 잉여력이 한창 절정을 향해 줄달음질 한다. 

나란 사람은 아무것도 없이 그때그때 주는 자극에만 반응하는것같은데 사실 나한테도 무언가가 차있긴한것 같다. 그런데 뚜렷하지도 보이지도, 무엇인지도 알수가 없다. 사실 활동을 하면서 이런 기분이 나아질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보면..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고 묶인채로 흘러가는 기분은 정말 답답하고 슬프다.

 

감정적이고 뜬구름 잡는 잡소리는 이쯤 집어치우고나면 앞으로 어떡해할지에 대한 고민이 든다.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생각이 없는 나라지만 왜 그럴까하는 생각은 해야할텐데. 왜 도망가고 싶을까. 도망가면 더 나은곳이 있단말인가. 음.. 뭐랄까, 그냥 공부 그적그적하다가 내 좋아하는 그림이나 그리고 애니나 보면서 일본어 공부도 하고.. 풉.  나름대로의 낙과 멋이 있을수도 있을것 같긴하다. 근데 그건 수많은 사람들의 절규와 고통을 외면하고 눈과 귀를 닫는것과 같아 편치않다. 내 스스로 불합리한 일들에 순응하는것이다. 게다가 언젠가는 내가 그들중 하나가 될수도 있다는 당연한 사실도 있다. 아니면 이미 지금 그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세상 사람들중에 스스로 인간으로써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만은, 그러한 삶에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공부하고 소심하나마 '그건.. 아닌것 같은..데요..?' 라고 소심하나마 쥐꼬리만한 목소리를 내는것은 지나친 오지랖일까 인간으로써 당연한 일일까? 그렇다면 올바른 사람이라면 모두 활동가가 되어 싸워야되는건가? 즐겁게 공부하고 싸워야 한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것 같은데, 나는 별로 경험을 못해서 아쉽다. 읽을 책은 산더미고 보아야 할것은 평생 돌아봐도 못볼 시기에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대단한 일을 한것 마냥 주절거렸다. 몇달 뒹굴었다고 무슨 소리를 하는건진 모르겠다.  역시 글러먹었다.  좁쌀만한 억압에도 견딜수 없고, 밤톨만한 책임감도 지기 싫다는 것이 내 속마음이다. 솔직해지자! 이게 내 마음이다, 아무것도 하지않으면 나아가지도 않지만 뒤로 가지도 않는다.(물론 가만히 있으면 퇴보하는게 당연하다. 근데 더 이상 뒤로 갈곳이 없을정도로 퇴보하면 그런것도 의미가 없을듯) 친구든 돈이든 신념이든 애초에 없으면 잃을것도 없다. 세상에서 가장 병신같다. 나도 안다. 그런데 가장 익숙한 방식이다. 언젠가부터 내가 사람들이 내미는 손을 쳐내는것도,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것도 다 그런 사고방식때문이 아니었던가?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나나 주위사람들이 모두 나아지려면 내가 잠깐이든 언제든 떠나서 다르게 인생을 사는길을 찾는게 모두에게 도움이 될것같다. 그게 뭐든간에.

 

나에게 활동을 가르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들은 훌륭한것까지는 모르겠지만 한 인간으로써 뭔가 자신만의 주체성이 있는사람들이다. 그게 부럽다. 나란 사람의 삶이 그 이전부터 뭔가 잘못됐다. 그래도..

 

 

 

 

 

-방학동안에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에 올라가있었다. 그저께 내려왔더니 다른사람들이 잠수였다고 한다. 뭐 특별히 할 말이 없으니 잠수가 맞는것 같다.. 별로 오래있지는 않았지만 즐거웠다기 보다는 불편했다. 그리고 다른 문제에 있어서 내가 내 마음과 상황을 지금까지 안이하게 생각하고 전달하였고, 실제로 잘못한 점도 굉장히 많았지만 .. 이제와서 알려주기도 싫고 그냥 인정하고 다음부터는 입을 닫는게 낫겠다. 말이 생각없이 너무 많았다. 나중에 이 글 보는 내가 교훈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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