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허무한 외출

 

5월의 나들이 상황을 보고

내가 아이들에게 인어공주를 보여준 것에 다분히 놀랐다는

스머프가 자기 차례는 언제 오냐고 하더니

갑자기 보자고 한다.

 

아이들 줄줄 달고 낑낑대는 내 모습이 싫고 힘들어서

평일 좀처럼 외출하지 않는 나에게

이번만 시간이 된다는 머프의 요청을

사실 딱히 거절할 명분도 없고 해서

머프의 방법대로 전철역에서 만나 같이 어린이집으로

향했고 자주가는 중국집에 도착했다.

 

래곤이 래원이는 신나했지만

주말이 가까와 오는 중국집은 많이 시끄러웠고

벌써 취기오른 아저씨들은 고성을 약간 지르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돌아 다니고

좀처럼 이야기 잡힐 것 같지 않은 분위기

그래도 더운 날을 달래 보고자 맥주한잔을 시켜놓고

아이들도 머프도 나도 허기진 배를 허겁지겁채운다

 

래곤이는 온 사방에 자짱면 소스를 칠해대고

래원이는 손으로 면을 죽죽 빨아 먹는다.

 

스머프의 어린 딸은 엄마의 부재로 울고

아이들은 엉망으로 돌아 다니고

 

아줌마여도 친구로써 꼭 보자며 감행한

두 아줌마의 외출은

깊은 속이야기도 꺼내지 못한 채

아이들의 행보에 따라 맘만 더 무겁게 헤어졌다.

 

이번 허무함을 잊을 때쯤 또 우리는 외출을 감행할 것 같다.

그 때는 무엇이 달라질까?

내가 머프가 아이들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