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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7/07
    발품을 팔아야지
    피린
  2. 2006/07/07
    내 사내보다
    피린

발품을 팔아야지

한심한 스머프...님의 [죽음의 공포..] 에 관련된 글.

주변의 죽음을 맞이한 건 시아버지가 처음이다.

 

집안이 워낙 장수하는 집안이라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외할아버지가

모두 다행이도 건강하시기 때문이다.

 

시아버님은 정말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인자한 분이셨다.

매력적이고 인품있는 가정적이고 멋쟁이인...

나도 친정아버지와 완존히 다른 그분의 매력에 혼자 흐뭇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날 부터 아버님이 많이 마르셨고,

둘째를 낳을 때쯤 영석이는 자기 집으로 돌아 갔는데

아버님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은 거 같다고만 이야기하는 통에

게다가 만삭이라 몸이 무겁고, 만사가 귀챦았던 시기라

솔찍히 큰 신경쓰지 않았던 나의 무심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죄송하단 생각이든다.

 

그리고 뭐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보시기도 전에 아버님은 운명하셨다.

 

집을 몇번씩 들어 먹고 무던히도 속썩이면서도 인생을 즐기셨던

어머님이 통곡하셨고,

 

정신병원에 들락날락하며 자기자식도 아버님이 다 키우게 만들었던

형님이 통국했다.

 

영석은 울지 않았다...

 

장례식장에 정말 멸날 몇일 새벽부터 들이 닥친 신도들의 복음성가에

유족들은 힘들어 했는데, 우리 아버님도 저렇게 부지런히 남의

명복을 빌러 다니셨겠다 하며 다시 슬펐다.

 

아버님이 남겨놓은 부채로 상속포기작업을 하면서

영석은 혼자가 상속을 포기하고 형님과 어머님이 부채 및 재산을 상속하는 것으로

작업을 했는데..

어머님과 형님은 내가 왜 그 빚을 상속받냐고 펄펄 뛰시고

나도 영석이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펄펄 뛰는 두분께

"같이 살면서 진 빚인데 그럼 책임지는 모습이라도 보이라"는 침착하고 싸늘한 한마디

아버님이 남긴 것이 빚이든, 재산이든 한번에 다 버리고 싶지는 않았나 보다

 

그렇게 난 개인적인 준비도 없이 아버님깨 해드린 것도 없이

아버님이 돌아 가셨다.

 

연배의 어른을 보면 그 매력적이었던 모습이 그리워 지곤한다.

 

말기암의 고통을 가족에게 내색 없이 어찌견디셨을까?

그분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였을까?

나에게 하고 싶으셨던 말씀이 있으셨을까?

다시 보고 싶어졌다...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발품을 팔아서 평소에 안부를 물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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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내보다

 엄마가 아프고 막상 서울서 병원을 결정해야 되니

 어디로 할지 난감 그자체다.

 

평소 친분 있다 싶었던 의사 선배들은

그 경륜이 있어서인지 대수롭지 않다, 아무병원이나 가라하고

원하는 정보를 주는데 성의가 없다.

뭐 또 병원이야기냐 하는 정도의...

 

하여간 친구중에 신경정신과 하는 친구한테는 이미 신세도 지고 있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락도 하기 싫고 하여

영석이 친구중에 교수님 소리 듣는 친구한테 조언 좀 들어볼까하고

영석이한테 한바퀴 돌려 말을 건낸다.

 

이영석 한마디 "어떻하냐 나는 아는 의사 없는데"

 

시아버지 돌아 가실 때도 아무런 의학적 신세 지지 않고 고스란히

아버님의 사망을 받아 들인 아이니...물론 시아버지의 사망이

영석이의 탓이라는 소린 아니다..

 

난 그래도 혼자 급한 맘에 영석이 친구의 싸이(이 친구 열심히 한다)에

사실 안면있는 학교선배이기도 하니까 자위하며

질문을 남긴다. 그래도 너무 한다리 건너 두다리라고 다시 지운다...

 

그 망설임의 짧은 틈새에 이선배가 내 글을 보았는지

엄마 끌고 종합병원 지친 순회를 하고 돌아오니

내 싸이에 "실수로 글을 지웠습니다로 시작하는..."라는

친절한 글이 남겨져 있다.

순간 울컥하는 무엇이...

 

내 사내보다 남이 이렇게 친절할 수도 있구나...

 

다시 읽어 보니 온통 남편 욕인거 같은데

영석이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그냥 내가 느끼는 ....그럼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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