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6/12/11 00:55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드디어 2차 심사용 논문을 완성했다. 지난 1차 심사야 워낙에 형식만 갖춰서 낸 논문이었던지라 2차 심사용 논문을 작성하는 일은 보통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안 읽고 쌓아 놓았던 참고 문헌 읽고 추가 분석하고 글 이쁘게 다듬어 쓰고...

 

하여간 참고 문헌 보기로 시간을 보내다가 지난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4일 동안 정말 하루 2-3시간 자면서 밥먹는 시간빼고 책상에 꼬박 앉아서 논문을 쓰고 자료를 정리했다. 4일동안 마신 커피가 도대체 가늠도 되지 않은다.

 

하여간 끝났다. 이번 화욜날 2차 심사가 끝나고 나면 통과가 안 되던지, 약간의 수정만 하면 되는 상황으로 정리가 되던지 할 것이다. (물론 통과될 경우 논문의 외국 학술지 출판 땜시 또 한참 헤매겠지만 지금까지에 비하면 훨 수월하지 않을까?)

 

뭐 때문에 학위를 따겠다고 1달여의 시간을 아둥바둥 했는지는 미지수이지만 학위까지 정리가 되구나면... 뭔가 인생에서 나를 옭아맬 만한 것들이 더는 안 생길것 같다. 그저 이제는 끊어내고 싶을 때 끊어내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 된것이다.

 

논문을 쓰면서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연구들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현장에 대한 효과와 그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는 많았다(물론 다른 연구주제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것이지만...). 주로 구조조정과 실업, 장시간 노동에 대한 연구들이었다. 유연화나 작업장 통제와 같은 것은 이제 개념정도가 이쪽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수준이라고나 할까?

 

좌우당간 이 많은 논문들은 도대체 뭐에 쓸모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결국 지난 나의 한달간의 작업도 하나의 마우스패드(보통 학위 논문들은 마우스패드로 쓰면 아주 좋다)나 냄비 받침을 만든게 아니길 바라면 지나친 욕심일까?

 

논문을 심사위원들에게 보낸 지금 이시간... 내일 여성 노동자의 건강관련 프로젝트를 위해 방문 예정인 사업장에 가져갈 설문지를 만드는 일이 남았지만... 기분은 허탈/시원하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은...

 

고생한 나를 위해 와인을 한잔 하고 싶고,

'잊지는 말아달라'는 가슴 아린 문자를 오늘 받은 현장의 동지들을 만나는 일이다.

 

그리고 몇일간의 장시간 노동을 견뎌낸 나의 체력과 장시간 노동의 부작용으로 생긴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피부 트러블과 벗겨진 입술에 경배를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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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00:55 2006/12/1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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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비 2006/12/11 0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미의 열정 넘치는 삶에 경배를!!

  2. 마법사얀 2006/12/11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져요!!! 짝짝짝

  3. 곰탱이 2006/12/11 1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신 당신께 경배를!!! *^^*...

  4. 해미 2006/12/12 14: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비, 마법사얀, 곰탱이/ 모두들 감사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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