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03/22 19:20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어제... 의사들이 의료법 개악을 반대하며 대거 집단 휴진에 나섰다. 몇일째 의협에서 보내는 '과천집결'의 지침이 문자로 도달한다. 거의 스팸 수준이다. ㅠㅠ

 

비가 추적추적 오는 과천에서 의사들이 가운이 아니라 비옷을 입었다고 한다.

개인의원이 집단 휴진을 하는 와중에 종합병원은 환자들이 미어터졌다고 한다.

이번 의료법이 개정되면 개인의원은 망하고 종합병원은 득이 될거라구 한다.

 

그래서 병원협회는 이번 개악에 찬성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이번 의료법 개악의 핵심은 사람의 생명을 돈으로 여긴다는 것, 사람의 건강을 이윤과 맞바꿔치기 한다는 것인데... 의사들은 사회주의 어쩌구를 들먹인다.

 

의사들이 이야기하는 사회주의는 '신자유주의 정부'에 대한 비판이어야 맞다. 사회주의가 아니라 종합병원처럼 거대한 자본의 경쟁력(!)을 최대로 올려주고 환자의 생명을 빌미로 돈을 벌 자유를 주는 '신자유주의'를 비판해야 한다.

 

의사들이 진정 이러한 의료법 개악에 반대하고자 한다면 병원문을 닫지 말아야 한다. 괴물처럼 사람들의 건강을 먹어 이윤을 토해내는 병원에서 태업을 해야 한다. 의사들이 그렇게 진정으로 원한다던 '교과서적 진료'를 해야한다.

 

자본하고 똑같이 환자들의 건강을 볼모로 할 것이 아니라 환자 한명당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료해서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리베이트 받은 약이 아니라 저렴한 약으로 처방을 해주고, 굳이 종합병원의 진료가 필요없는 환자는 1차 의료기관으로 보내주고, 돈없는 환자들을 모두 병원으로 불러서 무료로 진료해주고, 비싼 검사 하지 말고, 쓸데 없는 종합검진 하지 말고, 전공의들은 인력충원과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노동조건을 요구하고 밀린 연차와 초과근로수당을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사람들을 조금 불편하게 하거나 자본만을 괴롭게 할 뿐인데 의사들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도 할 수 있다.

 

의사들이 어처구니 없게도 병원자본의 이윤이 아니라 환자들의 건강을 볼모로 싸우는 사이 한 이주노동자는 목에 걸린 걸 빼내줄 의사를 만나지 못해 사망했다.

 

참 무기력하고 가슴 저리던 2000년 의사파업의 악몽이 떠오른다.

 

'사회주의'가 무식한 의사들 때문에 엄한데서 '신자유주의'와 동급으로 취급되며 고생하고 있는 사이에 죄 없는 사람들의 목숨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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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2 19:20 2007/03/2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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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렛대 2007/03/23 1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대선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는데, 언니글보니 웬지모를 안도감이 드네요. 참, 저 수연이에요.ㅋㅋ

  2. 해미 2007/03/25 1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렛대/ 블로그에 이런 저런 이야기 좀 써라. 들어가니 썰렁하더만... ㅋㅋ

  3. 에셔 2007/03/26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념 물타기의 일종일 듯한데 말이쥐, 과연 개업의가 진료실 문닫는게 '파업'인가? 정확히 말하면 '일일 (부분) 직장폐쇄'가 정확한 표현 아닌감? 봉직의들이 일터를 나선다면 파업이 맞겠지만 말여. 그리고 '엄한데서'의 정확한 우리말은 '애먼데서'라는구만. ㅋㅋ

  4. 해미 2007/03/28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셔/ 파업이 아니라 위장폐쇄지요. ㅎㅎ '애먼데서'라... 상상플러스에서 본것같기는 한데 더 낯설다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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