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4/12/12 17:23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어젠 내가 활동하는 단체의 송년회였다. 우연찮게 송년회 사회자를 맡게 된 나... 나의 역사상 이러한 여흥과 오락을 위한 자리에서의 '사회'라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다. 집회사회나 기자회견 사회자 등등...이 나에게 어울리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우짜다 이런 사회를 맡게 되었는지, 당혹 ㅡ.,ㅡ;: 암튼, 불량토끼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기조는 '회원들끼리 서로 잘 알아가기' 고작 60명 될동말동한 회원들, 그 중 매주 얼굴을 보는 예닐곱명을 제외하고는 뭐하고 사는지...참으로 알 수가 없다. 심지어 그 예닐곱 명두 뭐가 고민인지 어떻게 일상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얘기되지 않는다. 그게 우리 조직의 현실이다. 뭐하고 사는지...최근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지낸다. 운동에, 정세에, 투쟁에 관심이 쏠려 있는 반면 '사람'에 대한 관심은 표현하기 쉽지 않다. 물론...나도 그렇다. 암튼 그렇게 하여 만든 몇가지 게임과 프로그램에 울 연구소 동지들은 열렬한 호응과 성원으로 답해주었다. 최근 회원들의 일상을 중심으로 벌어진 일들을 나열하다 보니, 참 모르는게 많았다. 휴~~ 누구게 동지와 붉은돌, 글구 해미가 삼각편대를 구성하며 망가졌다. 간만에 학생시절 노래패 활동을 떠올릴 만큼 민가를 불러 제꼈고,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먹었고, 정말 간만에... 많이 웃었다. 즐거웠다. 연구소의 동지들은 '해미'라는 사람을 '남자로 태어났으면 더 큰일을 했을 사람'이라고 찍었다. 이는 나의 '장군'스러운 기질에 기인한 바도 있었지만,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여러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는 것이었다. 또 연구소 동지들은 나를 '예술가로 살았으면 성공했을 사람'으로 꼽았다. 이건 아마도 내가 어제 상품으로 제공한 내가 그린 그림한점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글구 영화를, 음악을, 그림을, 글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과 뭘 해도 열심히 할 사람이라는 인식이 '성공'이라는 단어까지 연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웃고, 즐기고, 망가지면서 2004년을 보내버리고 싶었다. 힘들고 혼란스러웠던 최근의 상황을 무드에서 벗어나 객관으로 바라보고, 내 감성에 충실한 전망을 내고 싶다. 고민했던 여러 '관계'들의 후폭풍에서 벗어나고 싶다. 잘 가라.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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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2 17:23 2004/12/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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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ofintern 2004/12/12 1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올해 송년회 한 사람 첨 봤네요. 연말 연초 기획들 빨리 해야 되겠다는 생각듭니다. 엊그제 태릉 산다는 김장교랑 통화했는데 빠른 시일내에 한 번 보자구요. 그 때 장군님도 같이 뵙도록 하죠.

  2. 해미 2004/12/12 18: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rofintern/좋습니다요. 날 잡아 연락주세요. 두 친구의 감격적인 해후를 목격할 기회를 얼렁 주세요. ㅋㅋ

  3. newtimes 2004/12/13 1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담날 결혼식엔 아무도 얼굴을 못 비춘거였군

  4. 해미 2004/12/13 1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newtimes/ 결국 아무도 못 갔군여. 이론 미안할 때가...신부는 이뿌던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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