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11/15 14:50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1.

 

이 빌어먹을 저주받은 오지랍!

 

직원들의 이야기 들어주고 그 해결을 위해 병원장님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후 깨달았다. 결국 내 일이 늘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을... ㅠㅠ

 

그리고 괜한 오지랍으로 이뻐라 하지도 않는 인간 챙겨주다가 마음만 상했다. 깨지든 말든 확 모르는 척 해버리는 건데, 괜히 나서서 정리해 주려다가 되려 그 자의 불평을 들어 주느라 귀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젠장, 내가 자꾸 이러니까 이 인간도 전문의 따고 2년이 꽉 채운 스탭을 무슨 쓰레기통인 줄 알고 불평을 해대는 거란 말이닷!

 

#2.

 

아일랜드의 전통 음악의 리듬은 미국의 포크 음악, 한국의 뽕짝하고도 참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 가늘고 높은 소리가 나는 아일랜드 휘슬은 한번 배워보고 싶기도 한데... 아무래도 그거 불다가는 숨차 죽겠지?

 

두번째달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그 즐거움이 오롯이 묻어나는 표정들이 참 좋았더랬다.

 

주말의 복잡한 홍대에서 시간을 같이 보내준 친구에게도 고마움을... ^^

 

#3.

 

노동조합 조직율이 우리와는 비교도 안되고, 사회적협약의 구조가 안착화 되어 있고, 제조업의 평균 노동시간이 33시간이고, 임금은 월급제로 주는 핀란드니까 5조 3교대도 가능한 것이리라. 그들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우리의 교대 형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노동시간은 산별에서 협의하면 되고, 임금은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순수하게 교대제의 개선만을 고민하면 된다는 핀란드 학자의 의견이 전문가스럽다... 는 느낌과 '참 속 편하겠다'라는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풍부한 식견과 지식, 분명한 계급성과 함께 현장에 밀착해서 실제로 현장을 조직하고 전술을 만들어가는 그런 학자는 불가능한걸까? 두 마리의 토끼를 쫓다가 둘다 어정쩡하게 뒷다리만 잡는 꼬라지가 아닌지 걱정된다.

 

#4.

 

결국, 단식에 돌입했다. 웃으며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한켠이 참 아프다. 따뜻한 겨울 잠바라도 하나 올려줘야 하는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조만간, 그 CCTV 탑에 약병을 들고 오를일이 생길거 같아 걱정이다.

 

#5.

 

이제 막 만들어진 지회의 활기와 결의, 오랜 공장 점거 투쟁을 하고 있는 동지들의 아련한 배려, 큰 일을 치루고난 후 다시 긴장이 걸린 동지들...

 

참으로 다양한 투쟁이 다양한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언제나 아프고 힘든건 노동자들이다.

 

하루 그저 30분의 식사 시간만 있는 12시간의 맞교대 노동을 감내하던 동지들은 파견업체까지를 포함하는 노조를 조직하고, 직장 폐쇄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투쟁을 시작한다.

 

그 동지들이 12시간씩 일하던 공장에는 알루미늄이 넘쳐나고 이름 모를 화학물질이 난무하고 디클로로메탄 같은 물질도 있고, 심지어 석면으로 의심되는 물질도 있다.

 

그 회사의 주식은 전부 엄청나게 큰 대기업이 가지고 있던데, 그 기업은 자기네 직원들 10여명을 죽인것으로도 모자라 이곳 노동자들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6.

 

소방차를 동원하여 올라간 CCTV 탑. '올라와도 서 있을 곳도 없다'며 말리던 동지의 말이 정말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좁은 공간을 그대로 표현한 말이었다는 사실이 아프다.

 

자기도 어떻게 올라왔는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못 올라올거 같다는 동지의 말이나,

이런데서 어떻게 25일씩을 버텼는지 모르겠다는 소방대원의 말이나,

 

눈물이 고이게 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 공간에서 온 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비가와도 그 자리를 25일 씩이나 지킬 수 밖에 없고 심지어 단식까지 할 수 밖에 없는 그 동지의 마음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바람에 따라 흔들거리는 그 좁은 곳, 몸 하나 편안하게 펼 수 없는 그 곳에서 25일을 혼자 버티고 있는 그 동지의 마음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정말,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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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5 14:50 2007/11/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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