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어제 오후 한국에 도착했다. 학회에 여행에 정신없는 2주였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미술관에 박혀 있었던지라 이탈리아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알 수 없는 여행이기도 했고 우찌보면 그저 혼자 하루종일 말 몇마디 안하고 고립되서 지냈던 기간이기도 했다.

세상을 향해, 내 바깥을 향해 여기저기 뻗어 있던 촉수를 구부려서 의도적으로 둔하게 만들고 그 촉수가 나 자신을 향하지도 않게 조심 조심하며 지냈다. 그냥 별 생각도 없고 느낌도 없이 그저 눈앞에 보이는 것만 인지하며 지낸 2주였다. 다시... 구부렸던 촉수들을 좍좍 펴야 할 때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여행을 좀 정리해 봤다. 차근차근... 사진들과 함께 기록으로 남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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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계산업보건학회는 100주년을 기념하여 밀라노에서 열렸다. 산업의학의 ‘아버지’ (난 이 표현이 참 싫다.)라는 라마찌니의 고향이 이탈리아이기 때문이다. 밀라노는 북부 이탈리아에 있는 유명한 공업도시다. 뭐... 워낙에 세계에서 산업의학이 유명한 도시는 전부 대규모의 공장지대를 끼고 있다.

하여간 이번 학회의 제목은 ‘동쪽과 서쪽이 만나다’ 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 듯 하고 준비된 중요한 강의들은 ‘세계화와 고령화’라는 큰 주제안에서 배치된 듯 하였다. 첫날인 월요일부터 발표가 있었던 수요일까지는 숙소와 학회장을 오가는 모범적인 생활과 미처 해 가지 못한 발표준비를 하는 성실한 학회 참석의 시간이었다. 몇 가지 기억나는 것들...

#1. UN의 밀레니엄 목표

- 극도의 빈곤과 굶주림 해결 (--> 극도만이 문제는 아닐텐데, 전체적 하향평준화는?)

- 전세계적 기초교육의 확보

- 성평등성과 여성의 권위 확보

- 아동사망률의 감소

- 모성건강의 증진

- 에이즈, 말라리아 등의 질병 극복

- 환경보전 확보

- 발달에 대한 세계적 연결망 구축 (발달수준이 다른 나라들의 연계망을 형성해 발달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일텐데, 웬지 이미 발달한 나라들의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대한 착취의 문제는 쏙 빠지고 덜 발달한 나라는 도와주고 선진국은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읽힘)

#2. 세계화의 영향

- 전세계 약 29억명의 노동자중 절반이상이 하루에 2달러 이하의 수입임

- 이중 80%는 발전중인 나라에 속함

- 작업관련성 질환과 손상에 의한 비용이 전세계 GNP의 4%에 해당

- 없거나 매우 적은 ‘알 권리’ (이건 어디나 문제다. 아무리 발전이 되었더라도... 결국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기위한 노동자들의 노력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 손상받은 노동자에 대한 부적절한 보상 (불충분한이 아닌 부적절이라는 단어를?)

#3. 노동자의 건강은 보호되어야만 하는데, 이런게 필요하단다.

- 국가적/국가간 노력이 필요

- 건강보호에 대한 노동자들의 권위 향상

- 노동조합 설립의 보장 (노조의 설립보장 뿐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활동 시간도 빼주고... 노동자성에 대한 인식을 유도하는 방법의 문제는 여전히 남지만...)

- 세계화된 경제와 무역형성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

#4. 세계보건기구의 사회적 건강결정요인

- 빠른 아동의 성장

- 세계화

- 보건시스템

- 지역 setting

- 여성과 성 형평성

- 사회적 배제

- 고용 조건

- 공중보건조건의 우선성

- 평가와 증거

(--> 여러 가지 개념들이 혼합되어 있음. 중요한 것은 고용 조건 뿐만이 아니라 자본의 무한확장본능이 아닐까?)

#5. 여성의 불건강,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신체의 크기와 힘의 차이

- 연부조직 생리의 차이

- 비직업적 조건의 차이 (가사노동, 휴식시간, 운동 등)

- 통증에 대한 민감도와 보고 태도

- 여성이 좋지 않은 노동조건에서 근무?

- 유해인자의 노출에 대한 분류상의 문제?

- 가사노동을 더하고, 비정규직이 많고?

(--> 이건 잘 모르겠지만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거 아닐까?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노동의 확실한 구분과 훨씬 많은 비공식부문의 노동이 이닐런지.)

#6. 양질의 노동이란?

- 높은 자율성, 좋은 사회심리적 환경, 충분한 자원, 공식적인 노동시간, 일과 사적영역의 균형, 긴장완화를 위한 충분한 시간

- 개인적인 작업공간, 다양한 성구성, 관리적인 일, 안정된 조직, 구조조정이 없는 곳

- 모든 연령의 화이트칼라, 다양한 교육수준, 잡일의 공유/공동책임, 적은 흡연자, 좋은 물리적 조건

- 좋은 건강과 삶의 질, 특히 남성에 있어서의 높은 수입(--> 이건 뭔 소린지 잘 모르겠다. 발표자한테 다음에 물어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음)